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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그 여자, 마법, 악마
글쓴이: 혈빙
작성일: 11-07-15 15:21 조회: 2,136 추천: 0 비추천: 0
“어이, 이게 뭔지나 알고 있냐?”





하늘을 찌르듯 높이 솟아있는 첨탑의 꼭대기. 검은 중절모를 쓰고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땅에 떨어진 시계를 주우며 말했다. 물론,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꿀꺽- 침을 삼키는 행동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남자는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금빛 회중시계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귀신이라도 씐 물건처럼 회중시계의 뚜껑이 열렸다.





“이것은 아주 무서운 세계의 물건이야. 네 눈에 보이는 이것은 단순한 시계겠지만. 알고 있지? 시간을 알려주는 그 시계 말이야.”





남자의 물음에 내 고개가 반사적으로 끄덕거려진다.





“하지만 그런 보통 시계와는 달리 이 시계는 위험한 물건이야. 이해가 안가는 눈치인데 자, 눈 크게 뜨고 보라고.”





남자는 회중시계의 하나밖에 없는 시계 침을 돌린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돌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도저히 눈으로는 도저히 쫓을 수 없이 빨랐다. 나는 눈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걸 느끼면서도, 주변이 돌풍으로 몰아치는 걸 느끼면서도 집중력을 흩트릴 수가 없었다.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조차 깨달을 수 없을 때 시계 침이 돌아가는 속도가 차츰 느려지더니 12시 정각에 멈추었다.





“정확히 구천백이십오 바퀴다. 이 시계의 시침이 한 바퀴 돌아갈 때마다 하루라는 소중한 시간이 흐르게 되지. 그러니까 구천백이십오 바퀴는 말이다. 계산 좀 해줄래? 몇 년을 거스른 걸까?”





나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에……. 이, 이십 년은 넘겠네요. 그러니까…… 이, 이십삼 년?”

“이십오 년이다.”

‘윽, 바보 같아, 수포자(수학포기자) 같아 보일 거야! 나누기를 실수하다니. 아차! 그런데 계산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





나는 머리를 쥐어뜯으려다 말고 주변을 둘러다 보았다. 사방이 먼지투성이에 금이 간 벽뿐이었다. 내가 정말 시간이동을 한 거라고? 그래, 그래. 언젠가부터 이상한 일만 일어나더니! 그게 다 그 이상한 여자 탓이라고. 고맙네요, 아주!





“위험하다는 걸 충분히 알았겠지? 그렇다면 회수해가도 할 말이 없을 거야. 물론 이 물건이 어떤 경과로 너의 소유물로 전락해버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주인이 달라고 하는데 어쩔 거야, 네 녀석이.”

“그, 그래도 보상을 해주셔야죠. 제가 찾아주었다고 해도 틀린 말 아니잖아요. 시계를 찾아준 보답을 해주시죠?”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서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꾸물거리는 것도 모자라 이상한 물건을 요구하고 있다니. 그러나 나 자신을 제어할 수 없었다. 온몸의 털이 빳빳하게 만드는 이 호기심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지긋지긋한 현실에 신물이 난 걸까.





“보답해달라고?”





남자의 표정이 괴상한 미소로 꿈틀거리는 걸 보아하니,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 보기에 안 좋잖아요. 왠지 힘없는 소년을 상대로 강제로 뺏어가는 것처럼 보이고, 또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여전히 남자의 입가는 꿈틀거림으로 요동을 쳤다. 뭐지? 뭐지, 저 표정은? 화가 난 거야, 안면마비가 일어난 거야? 갑자기 남자는 손으로 눈을 가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미친 것처럼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 아이고, 아이고 배야. 역시 세상엔 별종이 많아. 너도 정상은 아니구나. 보통 사람이라면 받아들이기도 어려울 사건에서 그런 이해타산적인 생각을 하다니. 혹시 평소에 공상과학소설이나 판타지 세계에 빠져 사냐?”





영화라면 즐겨 보지만……. 아니, 다행스럽게도 저 남자는 화가 난 게 아니었다. 죽음의 그늘에서 벗어난 나는 조금 더 대담해지기로 했다.





“그렇지는 않은데요. 아무튼, 말했듯이 저는 보상을 원합니다.”

“하하. 좋아. 그 대신 나도 그냥 줄 수는 없겠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오면 심사숙고해보지.”

“예?”





남자는 손가락을 들어 시계 침을 반대 방향으로 세게 튕겼다. 다시금 빠르게 돌아가는 시계 침. 주변 환경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벽에 있던 굵은 금이 사라진다. 시간 변화가 워낙 빨라서인지 밤낮의 변화는 인지하지 못했다. 오직 새카만 어둠.

남자가 두둥실 공중으로 떠오르며 내게 말한다.





“그 골치 아픈 여자를 찾아와. 척 스테이지, 23-2번지로 말이야. 아, 시간제한은 없어. 평생을 공들여도 못 데려올 테니까. 하하하!”





그런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고 남자는 번쩍하고 빛나며 사라져버린다. 다시 현재로 돌아온 기분은 형언할 수 없는 찝찝함이었다. 손목시계에서 나타내는 시간은 오전 4시 30분. 탑 위로 올라왔을 때가 오후 8시였다.





‘골치 아픈 여자라. 내게 골치 아픈 여자라면…… 한 명이다. 아침 7시 반, 학교 정문 앞에서 눈이 마주친 그 여자아이!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뒤따라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어.’





나는 시계를 쳐다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여기서 학교 앞까지 세 시간 거리이다. 전력으로 질주해야 그 여자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 또 한 번 꾸물거리다가는 진짜 놓치고 말 거야!





그 당시만 해도 난 깨닫지 못했다. 내가 왜 그 물건을 얻기 위해서 여자를 찾으러 가는 건지, 왜 요상한 세상과 가까이하려는 건지!





‘그 여자를 찾는다!’





* * *





남자는 중절모를 던져놓고 붉은 카펫을 밟았다. 카펫은 거대한 성의 입구까지 쭉 이어져 있었는데, 한숨이 절로 나오는 거리였다. 그러다가 어떤 사실을 깨닫고 또 한숨을 뱉었다. 옆에 써진 안내판 때문이었다.

남자는 낭랑한 목소리로 안내판을 읽었다.





“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꼭 카펫을 밟아야만 합니다. 카펫 위에선 뛰어선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비행도 안 됩니다. 또 모자를 쓰는 것도 안 됩니다. 하. 여전히 까다롭구먼! 응? 마지막으로…… 말을 해서도 안 됩니다? 이게 뭐야! 이놈의 조항이 또 추가됐잖아!”





싸늘한 바람이 불었다. 남자는 반사적으로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말똥말똥한 눈으로 귀여운 표정을 지었다. 평을 내리자면 마지막 발악 정도나 되겠다.

카펫 아래가 덜컹거리고 마침내 땅속에서 여자가 튀어나왔다. 보라색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빛나고 새하얀 피부에 흙이 듬성듬성 묻어 있는 모습이었다.





“하하…하. 언제 봐도 신기한 등장이십니다. 뷰티풀!”





그의 인사에 여자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금기를 깨다니. 두 번이나 처벌받은 녀석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서, 설마 제가 일부러 그랬겠습니까, 암흑 성주님. 하도 와본 지가 오래되어서 금기가 하나 더 생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그 벌의 무서움을 아는데 어길 리가 없잖아요.”





남자가 슬픈 표정을 지으며 억울함을 호소하자, 성주가 약간이지만, 아주 약간이지만 머뭇거렸다.





“정말로.”





성주는 뜸을 들이다가 그래, 몰랐다면 할 수 없는 거겠지 하고 작게 말한다. 남자는 속으로 됐다, 됐어. 조금만 더 하면 이 악마의 마음을 돌릴 수가 있어! 하고 환호를 지르려다가 아차 했다.

저 여자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지. 아니, ‘저 여자’라고 한 것도 미안.





“죄, 죄송.”

“으으. 그래도 어긴 건 어긴 거야! 이 자식아.”



퍼억! 성주는 땅속에서 튀어나와 남자의 턱을 어퍼컷으로 날려버렸다. 피가 공중에 흩날리며 땅으로 추락하는 남자는 아아, 나로호 발사 같은 주먹이다 하고 짧게 감탄한 후에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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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분량이다.

수정하면 안되지만 그래도 수정했습니다. 어차피 탈락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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