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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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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어느시골의 조사관
글쓴이: 정전
작성일: 11-07-15 16:21 조회: 2,117 추천: 0 비추천: 0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크지만 깨끗한 그리고 정직하게 느껴지는.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맑은 소년에 가까운 목소리가 방안을 뒤흔들었다.
"인사이동에 관한거라면 윗분들의 결정이니까 나한테 불만을 토로하더라도
해줄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네"
이번에는 흐릿흐릿한, 목구멍 가득 안개라도 끼인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방안에는 거만하게 앉아있는 중년의 남성과 군기가 가득들어 어깨에 힘이 잔뜰 들어간
어려보이는 소년이 서있었다. 겉모습에서 느껴지는 나이만놓고 보자면 부자지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두 사람이었지만 그들의 사이에서 오고가는 대화는 결코 부자지간에 나눌법한
정다운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생김새도 세대도 전부 달라보이는 두 사람사이에서 유일하게
같은점을 찾자면 그들이 입고있는 푸르스름한 제복이 전부였다. 그것마저도 중년쪽의 제복에
금으로 된 장식이 있어서 완벽히 똑같지는 않았지만 그 형식과 모양새는 똑같았다.
그 제복에는 '조사관'이라는 직함이 쓰여져 있었고 위의 대화와 두 사람이 마주하고 있는 구도를
보면 누가 상관이고 누가 하관인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제 입으로 이런 말씀을 드리는건 조금 뭐하지만. 전 최연소 조사관이라는 이름과 싸우면서도
조사관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좌천이라뇨?"
"어허!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게 없다니까?"
잠시 두 사람의 시선이 맞부딪혔다. 먼저 침묵을 깬것은 어린 조사관 쪽이었다.
그는 발길을 돌려 상관에게 등을 보였고 그대로 방에서 나가 버렸다. 어린 조사관이
방을 나감과 동시에 들려온 문소리가 평상시의 배이상으로 크다는 사실은 그의 감정을 그대로
들어낸듯 했다. 문소리가 끝나고도 약간의 여진이 방안에 남은듯 침묵을 지키는 중년의 조사관.
어렵게 떼어낸 입술사이로 걱정이라는 감정에 비웃음을 살짝 섞은 말이 흘러나왔다.
"하아- 이 사람아 세상이 능력만 가지고 어떻게 할 수 있는 만만한 건줄아나?"

그로부터 3개월 뒤.
뮈엔느 왕국의 평화롭다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어느 자그마한 시골.
여기저기의 석재,목재로 된 낡은 건물들 사이에서 왕국 최고의 엘리트이자 경시청의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던 최연소 조사관 테스 에드만은 자신의 검정색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흩날리며 이마의 땀방울을
바닥으로 훑어내리고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채 어린 꼬마와 추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입으로 나오는
거친 숨이 차가운 공기와 만나면서 하얀 입김이 되었다.
"어이-!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이렇게 어이없는 소리를 지껄여 대면서 말이다. 도망자인 어린 꼬마는 테스의 어리석음을 비웃기하도 하듯
오래된 낡은 건물의 골목들을 누비며 구질구질한 누더기에 가득 담아놓은 식량들을 끌어안은채
달리고 있었다.
"헤헤, 얼빵한 조사관씨! 날 잡으려면 그 무거운 제복부터 벗으셔야 할 걸?"
"거기!···서~!··으익?!"
뭔가 형용하기 힘든 비명이 들려온다. 꼬마의 공범들이 설치해놓은 밧줄함정에
그대로 걸려 넘어져 흙바닥과 온몸을 부딪힌다. 흙먼지가 일어나 제복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았고 입안으로
들어온 자잘한 흙을 뱉어내며 앞을 바라보자 누더기를 뒤집어쓴 꼬마 세명이 자신을 보며 비웃고 있었다.
"젠장."
짧게 한마디 내뱉으며 일어선다. 제복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나자 그때서야 무릎이 저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돌부리에 부딪힌건지 제복바지의 무릎단이 찢어지고 그안에서 피가 배어나왔다.
"조사관 양반 괜찮수?"
근처에서 과일을 팔고 있던 노인이 다가온다. 자글자글한 주름이 인상적인 푸근한 인상을 가진
할머니였다. 테스는 자신의 한심한 모습이 노인의 눈을 통해 비추어지자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었다.
"죄송하지만. 실과 바늘을 빌릴 수 있을까요?"

화덕은 따뜻했다. 두터운 제복을 입고도 한기가 스며드는 날씨에 익숙해졌던
온몸이 너무나도 따뜻한 화덕의 불길에 자신을 맡기려 했다. 하지만 테스의 양손은
자신의 제복바지를 꿰메는데 온 정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과일가게 할머니인 라사는 그런 테스를 바라보며
안락의자에 몸을 눕히고 있었다. 테스의 무릎에는 어느새 새하얀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하지만 바지를 벗으면서 드러난 그의 하반신에는 무릎의 상처를 제외하고도 수없이 많은 상처가 새겨져 있었다.
"조사관 양반, 힘들면 이 노인네 소일거리나 만들어 주시구려"
라사는 너스레 떨며 말했다. 할머니들이 가진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정이 담긴 따스한 말이었지만
테스는 어생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괘,괜찮스니다. 이 정도 쯤이야······."
하지만 말을 하면서도 연신 헛손질을 멈출줄 모르는 그였다. 라사는
못봐주겠다는듯 바지를 뺏어들고 바늘을 잡았다. 그리고는 능숙한 솜씨로 바지를
꿰메기 시작한다.
"조사관 양반, 이런 꼴을 당한 사람한테 이런말 하기는 뭐하지만. 그 아이들 참 불쌍한 것들이라우"
테스는 바지를 빼앗긴채 꼼지락 거리던 손가락을 멈춘 뒤 노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곳은 원래 유명한 관광지 였다우. 그런데 어느날 커다란 공동묘지가 들어서고 관광수입이 사라지고
갑작스레 찾아온 흉년에 모두들 가난에 허덕이게 되었지, 그리고 하나 둘씩 아이를 길가에 버리고 다른 곳으로 도망가 버리는
부모들이 생기기 시작했다우. 저 아이들은 서로를 지탱해주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거야."
라사는 바지의 찢어진 부분을 매만져 보더니 "다 됐군."이라며 혼잣말을 하고는 테스에게 바지를 넘겨주었다.
"물론 도둑질은 나쁜일이지만 난 저아이들을 왠지 동정하게 되더라구. 하하, 노망이라도 난건지 원···."
테스는 라사의 말을 듣고는 잠시 머뭇거리다 바지를 입었다. 이럴 때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 테스는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입안에서 맴돌던 말을 꺼내었다.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아니, 아닐세 괜히 노인네 말 듣고 조사관 양반이 일을 그르쳐서야 되겠나 하하."
화덕의 불길도 찾아왔던 손님처럼 점점 사그라 들고 있었다. 테스는 제복을 갖추어 입은채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앞에섰다.
일단 밖으로 나가 아이들을 찾아볼 생각이었다. 아무리 고아라고는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훈계정도는 해주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였다. 그런 테스의 뒤쪽에서 노인의 못다한 말이 이어졌다.
"조사관 양반. 어린나이에 힘들게 사는것 같구먼.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너무 힘들다면 마을 뒷산의 신목에 가보게나"
"신목··이요?"
"그래, 예전부터 그곳에는 지혜의 요정이 살고있다우. 허허 못믿겠지만 이건 사실이야."
그리고 라사의 말이 끝남과 함께 조그만 사과 두덩이가 연달아 테스에게 날아왔다. 약간 흐트러진 폼이지만 사과를 전부 받은
테스는 라사를 향해 무언의 질문을 했다.
"요정이 아주 좋아하거든. 꼭 필요 할 거야."
"아하하···"
테스의 어색한 웃음과 함께 집의 문이 닫혔다.

어느새 하늘은 밝은 햇빛 대신 묘한 매력을 가진 달빛이 가득했다. 하루종일 마을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렸지만
꼬마들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혹시 비밀 아지트라도 있는건가?'라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쉬어본다.
테스의 양쪽 제복 주머니에는 사과가 들어있었다. 점심도 거른채 저녁까지 굶어버린 자신의 무모함에 경의를 표하며 테스는 사과를 꺼내들었다.
붉은 빛깔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신선한 사과였다. 선선한 저녁 공기속에서 사과를 먹는다는건 약간 언밸런스 할지도 모르지만. 사과를 꺼내든 테스는 문득
노인의 말이 떠올랐다. 요정. 집으로 향하던 그의 발걸음이 뒷산쪽으로 돌아섰다.
바로 옆에 공동묘지가 있어서 상당히 들어서기 꺼려지는 등산로였다. 나무도 얼마 없고. 그래서 정상의 신목이 밑에서도 아주 잘 보였다.
테스는 무작정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낮에 뛰어다니느라 흘렸던 땀에 젖어있는 제복은 등산으로 인해 흘러내리는 땀을 다시 한 번 흡수하고 있었다.
정상에 올랐을 때 신목의 가지에 달이 걸려있는 듯 아름다운 풍경이 시야에 들어섰다. 얼마 남지 않은 나뭇잎이 가끔씩 흔들거렸다.
"요정이라니. 아무것도 없잖아요~ 할머니"
본인이 말을 내뱉어 놓고서도 어이가 없는 듯 피식- 하고 헛웃음을 짓는 테스. 신목을 등지고 앉아 주머니에서 사과를 꺼내어 한입 베어물었다.
신선함이 가져다주는 상쾌함이 입안 가득 퍼지고 사과의 과즙이 혀끝을 자극 했다. 갈증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한입 베어무니 오히려 갈증이 늘어나 사과에 대한 욕구를 증폭시켰다.
테스가 사과를 두번째 베어물 때 쯤이었다.
"할멈의 사과냐?"
신목의 위쪽에서 거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친 느낌은 남자아이의 모습을 생각하게 했지만 왠지 그안에 있는 부드러운 음색이
여자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다. 테스는 고개를 드어 신목의 위를 올려다 보았다.
"?!"
다음순간. 약간의 고통이 테스의 안면을 직격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약간 미묘한 향기를 테스의 후각신경에 전달하였다.
얼굴 전체의 피부가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감촉을 느꼈고 눈을 뜨자 그곳에 보이는건 어둠이었다.
"뭐,뭐야?! 뭐지?! 요정이냐?!"
당황한 테스가 난동(?)을 부리자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왔다.
"남의 엉덩이에다 대고 말하는 나쁜 버릇을 가진 변태도 조사관이 될 수 있는거야?"
그 다음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사과 씹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누구야? 그,그보다 엉덩이?!"
상황을 파악한 테스가 허우적대다가 자신의 몸을 누르고 있는 무언가를 밀쳐내자 그제서야 테스의 시야가 회복되었다.
테스의 정면에서 엉덩방아를 찧은듯한 자세를 취한채 사과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요정이시다!"
라는 결론이 내려질 정도로 이쁜 여자아이였다. 팔다리는 길고 적당하게 살이 올라 있었다. 달빛에 비추어져서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
얼굴빛이 새하얀빛을 띄고 있었고 조그마한 몸에 조그마한 얼굴. 왠지 명인이 만든 인형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검정색으로 보이지만 여기저기 옅은 갈색이 섞여있는 머리카락이 포니테일 형식으로 묶여져 있었는데 일단 한갈래로 묶여져 있는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반을 접어 위로 치켜올려 묶었다.
그 모습에 커다란 눈과 새까만 눈동자가 더해지자 정말 인형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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