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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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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뜨겁고 눈부시게
글쓴이: 버들
작성일: 11-07-15 23:57 조회: 4,314 추천: 0 비추천: 0
뜨겁고 눈부시게




#1 대부분의 인간은 인생에서 소꿉친구가 적어도 한 명 이상 존재함을 증명
소꿉친구 같은 게 현실에 존재할 리 없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거짓말이다. 우리 대부분은 어릴적 친하게 지낸 이성친구가 하나정도는 있었으며, 너는 엄마역 나는 아빠역을 맡아 재미있게 소꿉친구를 즐겼을 공산이 크다. 소꿉친구란 어릴 때 소꿉놀이를 하며 같이 놀던 동무를 이르는 말인데, 다만 초등학교를 지나오며 쑥쓰럽거나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어색한 사이가 될 뿐이다. 소꿉친구의 정의를 따르자면 소꿉친구란 현재 자신과 친한가 친하지 않은가와는 관계 없이 오직 과거의 사이로만 결정된다. 따라서 우리는 대부분 소꿉친구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물론 나도 소꿉친구가 있었음을 증명
우리 옆집에는 4명으로 구성된 가족이 있다. 아버지, 어머니, 큰 딸과 작은 딸로 이루어진 이 가족은 어릴적에는 우리 집과도 자주 교류했으나, 부모님들의 일이 바빠지고 나서는 그것도 힘든 일이 되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잘 놀면 될텐데, 그 집 큰 딸도 나와의 교류를 끊길 원했다. 여자는 아무래도 조숙하기 마련이다. 결국 작은 딸과 나만 이따금 모여 놀곤 했는데, 늦게나마 나도 슬슬 머리가 커져 그 집과의 교류는 완전히 끊어지고 말았다. 앞서 언급한 정리의 증명과정에서처럼, 초등학교 때 소꿉친구들과의 관계가 끊어진 것이었다.

#3 지금은 후회함을 증명
...이걸 증명할 필요가 있겠냐! 다들 잘 알잖아! 그냥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는 애들은 필요 없어. 어릴적부터 같이 지냈더라도 수컷인 놈들도 필요 없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인간 여자 소꿉친구다. 소설속에서 나오는 천사같은 히로인은 기대도 하지 않겠어. 오히려 너무 편해서 여자로 느껴지지 않아도 불평하지 않겠어. 나는 그저 그때 그 친구들과 다시 친해질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 거야. 아침에 깨워주거나 학교에 같이가는 환상은 말 그대로 환상. 아침에 엘레베이터 탈 때 그냥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정도라도 좋아. 시험기간에 같이 공부하는 건 필요없고 망쳤을때 힘내라는 소리만 들어도 충분해. 그때처럼 돌아가는 게 아니라도 괜찮으니까, 연애 대상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전무해도 상관 없으니까, 그러니까!
옛날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
지금 엘레베이터 안에는 이소하(18, 큰딸)와 이서인(17, 작은딸)와 나(18, 홍광욱) 이 셋 뿐이다. 재수없게 아침부터 마주쳐서는 쑥스러워서 인사도 못하고 우물쭈물대며 어색한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가끔 있는 일도 아니다. 공기가 목을 조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기분 나쁜 침묵에, 나는 일주일에도 네다섯번씩 생고문을 당해야했다. 이 여자들은 그 존재자체가 스트레스요 시련이다. 그렇게 답답하면 먼저 다가가면 되지 않냐고? 그게 그렇게 쉽게 가능할 것 같으면 너님들은 왜 소꿉친구랑 친하게 안지내는데? 설마 그 여자 그 남자들이 아주 싫은 건 아닐거 아냐?
─1층입니다.
이 청아한 목소리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나는 뛰쳐나가듯 엘레베이터 문 앞에 섰고, 문이 채 열리기도 전에 바깥 세상을 향해 몸을 던졌다. 공교롭게도 걷는 속도까지 비슷하니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걸어가는 것도 고문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괜히 급한척 핸드폰을 열고 시간을 보며 달리다시피 걸었다.

#4 홍광욱의 우정 회복 가능성 추측
더럽고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들 거의 매일 아침 보는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엘레베이터 말고는 점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학교야 마침 같은 학교긴 한데, 교실에서 나오는 걸 보니 이소하는 문과요 나는 이과라. 이서인은 말할 것도 없이 1학년이니 복도에서도 마주칠 일이 없다. 나는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학원 같은 곳에 다닌 적이 없으니 집 학교 PC방 외엔 갈만한 장소도 없고, 심지어 걔들이 어디서 뭘하는지도 모르니 무리하게 접점을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까지 큰 에너지를 써가면서 친해질 생각이 없었다. 그게 참 미묘하다. 아침마다 그렇게 괴로운데도 별로 노력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짧게는 곧 1층일거야, 길게는 곧 졸업이야하며 나 스스르로를 위안할 뿐.
그럼 반대로 생각해서, 그 아이들은 나와 친해지고 싶어할까? 희망적 관측은 무리다. 톡까놓고 어색하기 싫으면 나랑 친해질 게 아니라 자매끼리 떠들고 놀면 그만이지 않은가. 게다가 그런 반응을 보이려면 기본적으로 그 아이들도 엘레베이터 안의 어색한 침묵을 싫어한다는 전제가 바탕이 되어야할텐데, 나는 그 조차도 모르고 있으니 이 점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이런 점들을 봤을때, 나와 그 아이들이 다시 친해지기는 아무래도 글러먹은 듯하다.
굴러먹은 듯했다.

#5 오늘 아침 엘레베이터의 난제
사실 오늘 아침도 등교하기 전까진 별 특별하다고 할만한 일이 없었다. 그냥 날이 좀 화창하다는 것과 왠일로 아침이 먹을만했다는 것 뿐. 나머지는 평상시와 똑같았다. 뭐 교복을 입고 가방을 매는 건 바람이 불고 해가 뜨듯 자연스러운 일이니 괜히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엘레베이터 문을 열었더니 우리 앞집 여자아이들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뭐야!"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저것 말고 달리 있었을까? 나는 뒤로 물러서다가 계단에 걸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게 아픈 일을 겪어도 아픔은 간데없고, 내 머릿속을 가득채운 의문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작은 딸, 그러니까 이서인이 말했다. 나는 무심코 또 '뭐야!'라고 하려다가 말았다.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
"알아요. 지금 무척 당황하셨죠?"
나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침부터 엘레베이터 안에 두 여자아이가 무릎을 꿇은것도 충격적이었지만, 나에게 말을 걸었다는 점도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죄송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잠시후에 드릴테니, 우선 인사부터 받아주세요."
그 말과 함께, 이소하와 이서인이 동시에 머리를 조아렸다.
─콩!
"아얏!"
그런데 하필 그때 엘레베이터 문이 닫혔다. 이소하와 이서인은 서로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다.
"죄, 죄송합니다!"
언니 쪽이 더 과격하게 머리를 조아리며 나에게 사과했다. 이럴 때 내가 보일 적절한 반응은 뭘까? 몰라서 집어치웠다. 그냥 가만 있었다.
"처처, 처음이라 긴장했어요! 그그그, 그러니까 연습할때는 이렇지 않았어요!"
문맥을 알아야 대화가 될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를 못하겠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걸 연습까지 했다고?
"오오오오, 오늘부터 광욱님을 모시게 될 이소하라고해요!"
"이서인이에요... 잘 아시겠지만..."
이서인은 조금 한심하다는 눈으로 언니를 보며 말했다. 조그만 실수? 그래, 뭐 실수라 치자... 하여튼 그 실수 때문에 너무 움츠러든 모습 때문이겠지.

#6 매점 집합
이소하는 어어어어어, 어쨌든 지금은 아무 생각 마시고 등교부터 하라길래 그렇게 해줬다.
아니, 말이 아무 생각 마시라지 아무 생각이 안 날 수가 있겠냐고. 나는 아침 자습시간부터 4교시까지 내내 그 일로 공부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었을까. 도대체 무슨 일이었기에 자매 둘이서 무릎 꿇고 나한테 존댓말을 쓰는 연습을 했을까. 그 아이들은 이제까지 어떻게 지내왔으며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 짧은 인생이라도 고민할 일은 이미 충분히 많건만, 오늘 아침을 기점으로 평균 고민량의 1024배는 가볍게 넘긴 듯했다.
[매점에서 기다릴게요]
1000배를 넘길 무렵에 이런 문자가 왔다. 나는 누군지도 모르는 번호였는데, 오늘 아침의 일이나 존댓말을 쓴 걸 봐서 아마 그 집 딸들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밥을 먹는듯 마는듯 대충 처리하고는 곧장 매점으로 달려갔다. 친구들이 따라붙으려했지만 오늘 하루 고독한 늑대로 살겠다고 둘러댄 후 빠져나왔다.
매점에 가니 아니나 다를까 그 집 딸들이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있었다. 자리에는 왠 아이스크림 하나와 컵라면이 놓여있었다. 나는 슬쩍 주변을 둘러보고는 은근슬쩍 합석했다.
"안녕하세요."
"아, 응... 안녕하...세요."
"아아아아아아, 안 돼요! 우우우우우우우, 우리들한테 존댓말을 쓰시면 곤란해요!"
존댓말로 대답한 것은 나도 모르게 나온 반응이었다. 아무리 어색해도 뻔히 같은 학년 내지는 후배인 걸 알면서 존댓말을 쓰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쪽에서 계속 존댓말로 나오니 그대로 툭 튀어나가고 만 것이었다. 그에 대한 이소하의 반응은 조금 과하다싶을 정도였다.
"우... 우리는, 광욱님을 모시는 입장이고... 광욱님은 우리에게 모심 당하는 입장이시니까..."
수동태 작렬! 나는 그러십니까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혀 납득이 가지는 않지만.
"죄송해요. 사실 이런 이야기보다는, 오늘 아침에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가 더 궁금하실거에요."
보다못한 이서인이 끼어들어 이야기를 이었다. 이쪽이 훨씬 낫네.
"조금 장황할 수도 있으니 각오를 해두시는 편이 좋을거에요. 그럼 어디부터 시작할까... 창세기?"
창세기라니, 농담하는 건가?
"좋아요. 창세기부터 시작할게요."
창세기가 농담이 아니었어?!
"태초에 빛의 신님과 열의 여신님이 계셨어요. 두분께선 이 세상을 빛과 열로 가득채우시고는 우리 은하를 창조하시고 지구를 만들어 인간들을 살게 하셨지요. 그리고 음... 이하 생략할게요."
"장황하다면서?!"
나는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짧잖아! 내용의 신뢰성은 둘째치고 분량이 글러먹었다고!
"끙... 창세기같은 걸 아무리 잘 설명해봤자 관심을 갖는 분들은 얼마 안 계시니까요... 왜요, 소설 같은 것도 설정만 튼튼하고 내용은 없는 게 많잖아요."
"그거야 분명 그렇지만..."
나는 주변에서 우리에게 모인 시선을 느끼며 자리에 앉았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저런 헛소리로 시작을 하는 걸까.
"어쨌든, 신이 있으면 그 신을 따르는 신도가 있기 마련이에요. 당연히 빛의 신님과 열의 여신님... 이하 빛신 열신으로 줄일게요. 하여튼 빛신과 열신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 곳곳에서, 아주 오래된 고대로부터 이어져내려오는 유서 깊은 종교 단체를 거느리고 계셔요."
"설마..."
"네, 우리도 그 신도에요."
듣다보니 슬슬 이야기의 윤곽이 보인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라서 개연성은 없지만, 그 말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하면 매우 타당한 결론이 하나 나오기는 한다.
"어차피 많은 신도는 필요하지 않아요. 아주 적은 사람들이 대대로 믿어오고, 구원받고, 다시 믿을 뿐이죠."
"종교 이야기라면 이제 별로 들을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난 신을 안 믿거든."
"네.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에요."
근데 그 타당한 결론이 좀... 미친 소리다.
"광욱님은 빛신님과 열신님의 아들이시니까요. 그 분들의 존재를 모르고선 어떤 신도 본능적으로 못 믿을 수 밖에요."
"그렇구나..."
이소하는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끄덕끄덕이고, 이서인은 깊게 한숨을 내쉰다.
"역시 안 믿으시네요..."
"네 언니가 남자였다면 믿을래?"
"광욱님이 그렇다고 하신다면, 믿어야겠죠."
그 말에 이소하가 고개를 설레설레설레설레 젓는다.
"저저... 저는 남자가 아니에요! 여잔데요..."
"아니, 사실은 남자였어."
"제가요?! 그, 그럼... 이제까지 받아온 훈련은 도대체..."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쓸모없어지는 훈련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 말을 진짜 진지하게 듣는 것 같았다.
이쯤되니까 나도 슬슬 헷갈리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있는 답은 '그냥 날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다'였다. 사실 그조차도 이제까지의 상황을 미루어봤을때는 헛소리나 마찬가지였지만, 뭐 신의 아들이니 신도니 하는 소리보다야 훨씬 현실적이니까.
우울해진다. 친해지면 좋겠다, 말만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하필 해도 이따위로 하게 되다니.
"농담이었어. 사실 넌 여자야."
"정말요?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내 말에 이소하는 활짝 웃으면서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난 너희들 말을 안 믿어."
"네, 알아요. 그러니까 오늘부터 광욱님이 신의 아들임라는 증거를 보여드려야겠죠."
"물 위를 걷는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겠지..."
"못 할 것도 없지만 그런 건 신의 아들이라는 증거가 안 되잖아요."
그런가. 못 할 것도 없다는 말이 걸리긴 하지만, 확실히 그것도 그렇다. 신통력을 보여주는 것 가지고 어떻게 신의 아들이라 할 수 있겠나. 조작했을지도 모르고, 진짜라고 해도 안 믿으면 그만인 것을.
"그럼, 어떻게 증명하는데?"

#7 이렇게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서인이 나의 왼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무언가 시작되려는 듯, 이소하는 내 오른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핥기 시작했다.
어 잠깐만?!
왜 핥는데?!
"읍, 으읍... 읍... 하아..."
나는 손을 빼고 싶었지만, 두 사람은 내 손을 무슨 소중한 것 대하듯 꼭 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살짝 깨물기도 하고, 입 안 깊숙이 넣어 빨기도 하면서... 마치 음미하듯 핥았다.
"자자자자, 잠깐만!"
나도 모르게 이소하처럼 말하고 말았다. 이소하는 내가 당황하는 걸 보자 선한 눈웃음을 지으며 더 열심히 핥아댔다.
"읍하, 어떠세요?"
여전히 이소하가 애 오른손을 핥는 와중에, 이서인은 자기 침이 잔뜩 묻은 왼손을 쥐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기는 뭘 어때?!"
"광욱님은 우리에게 구원을 내려주실 희망의 횃불이에요. 하루라도 빨리 신의 아들로서의 자각을 가지고, 우리 인류에게 빛과 따스함을 내려주셔야해요."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저기 저 아이스크림과 컵라면을 보세요."
그 말에, 잊고 있던 아이스크림과 컵라면으로 눈이 갔다. 이상한 일이었다. 아이스크림은 서서히 얼어가고, 컵라면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처음은 신기한 현상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빠르니까요. 아이스크림이 공기에서 흡수한 열을 빼앗고, 라면에서 나온 열을 되돌려준 거에요."
"아니 신기하긴한데! 그거랑 핥는거랑 무슨 상관이냐고!"
"핥아야하니까 그렇겠죠?"
"그러니까 왜 핥아야하냐니까!"
"싫으세요?"
"아니 싫은건 아닌데! 왜 핥냐고!"
"거봐요. 좋으시면서... 헤헤..."
내 말에는 제대로 대답하지도 않고, 이서인은 다시 내 손을 핥기 시작했다.
컵라면의 물이 곧 폭발할 듯 끓고 있었다. 오래 빨면 오래 빨수록, 내가 당황하면 당황할수록 더더욱 격렬해진다.
"그만, 그마아아아아안!"
매점에 있던 아이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하지만 어떡할까. 내가 아무리 외쳐도, 그만두지를 않는 것을.
결국 그날 난, '신의 아들의 명령이니 그만둬라'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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