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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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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나사가 풀린 학생회장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련백
작성일: 12-07-30 19:11 조회: 2,193 추천: 0 비추천: 0

001/


“첫눈에 반했습니다. 좋아합니다. 사귀어 주세요.”


반했다. 좋아한다. 듣는 것만으로도 풋풋한 청춘이 느껴지지 않는가.

봄은 사람의 기분을 들뜨게 하고, 신학기의 기대는 이성을 무디게 만든다. 조그마한 호의가 있다면 기꺼이 고개를 끄덕여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그녀가 나를 처음 봤다는 것이고, 나 역시 그녀를 처음 봤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그녀는 학생회장이고 나는 신입생이라는 것이다. 더더욱 심각한 문제를 꼽아보자면 지금은 그녀의 연설 도중이라는 것이다.


‘…저질렀다.’


환영회 도중이니 강당 안에는 전교생이 콩나물 시루마냥 꽉꽉 들어차 있다. 그 모두의 시선은 내게 향해 있다, 하지만 야유는 아니다. 비난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동정과 안타까움에 가까울까.


나는 선 채로 주위를 둘러봤다. 사방에서 느껴지는 애처로운 시선이 괜히 따뜻하다.

뭐야, 이 분위기? 좀 더 야유해야 하는 거 아냐? 내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 난 잠깐 정신이 나갔었다고! 이해한다는 눈으로 날 보지 마!


예상외의 사태에 당황한 나는 황급히 단상을 바라보았다. 설마 당사자인 회장까지……


“……화를 내지 않네.”


회장은 놀라지도, 얼굴을 붉히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옆집 강아지가 짖었냐는 무덤덤하게 강당 안을 둘러볼 뿐이었다.


웅성거림이 커진다. 강당 안이 소란스러워진다. 그런 분위기를 두고 볼 수 없었는지 회장은 마이크를 톡톡 두드렸다. 무슨 반응을 보일지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역시 회장은 회장이었다. 그녀는 학생회장다운 품위 있는 방식으로 내 고백을 거절했다.


“뿔이 없는 남자는 싫습니다.”


고등학교 생활 첫 날,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자자, 뿔이 없어서 차인 전대미문의 사나이 납시오!”

“어허, 어딜 감히 손을 대나! 이 분이 바로 인류 연애 사에 큰 족적을 남기신 분이야!”


제기랄, 제기랄 것들……

모두의 열렬한 비호와 함께 나는 교실에 도착했다. 강당을 빠져나오면서 당한 무수한 치욕들에 대해선 굳이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엉망으로 구겨져 있는 머리카락과 와이셔츠로도 충분히 설명이 되거든. 잘 보니 피 같은 것도 묻어있고.


“헤이, 뿔 없는 녀석!”


교실에 들어서자 먼저 와 있던 녀석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간간히 휘파람 소리도 들려온다. 잘 보니 2, 3학년 선배들도 섞여 있다. 날 보러 온 모양이다.


어쩌면 나는 이 학교 설립 이래, 가장 화려한 신고식을 치룬 셈이 아닐까.

전혀 안 기뻐. 그딴 영광.


그렇게 학기 첫날, 이 학교의 모두가 내 이야기를 하며 행복하게 지나갔답니다.


The End.


나는 이걸로 끝이길 원했어.


“딱 그런 타입이잖아. 평범한 인간에겐 관심 없습니다, 는. 그 회장이니 오죽하겠어?”

“무서운 건, 고백을 거절한 이유가 에둘러 말한 게 아니라는 거지. 정말로 이 녀석은 뿔이 없어서 차인 거라고!”


덩치 큰 녀석이 내 등을 팡팡 두드린다. 동시에 왁자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벌써 두 달이 지났건만 이 패턴은 바뀔 기미가 안 보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경쟁하듯 이야기를 꺼낸다. 웃고, 떠들고, 놀려댄다. 전교생이 모여 있던 자리이니 만큼, 놀려먹는 방식도 갖가지다.


폭소를 터트리며 지나다닐 때마다 툭툭 어깨를 건드리는 것은 예사요.


“쟤 저번에 뿔이 없어서 차인 신입생이잖아?”


라며 매점에서 순서를 양보해주질 않나.


“야, 빨리 뿔 만들어서 회장한테 리벤지 해야지?”


라는 헛소리를 하며 내 머리에 삼각 김밥을 올려놓질 않나. 심지어는 선생들마저


“뿔이 없다고 차였으면 수업 시간에 졸고 있어도 되는 거냐? 뒤로 나가!”


이런 식으로. 조는 애들을 깨우는데 사용하질 않나.


“좋아하는 게 잘못이냐! 엉? 물론 장소가 잘못이지만! 알아! 안다고!”


책상에 엎어지며 마구 발버둥을 치자, 빵을 우물거리던 앞자리 녀석이 뒤를 돌아봤다.

이름 이 여루. 짧고 산뜻한 머리가 인상적인 호남이다. 이상 설명 끝.


“전부 그러는 것도 아니잖아.”

“그것도 그런데……그쪽이 더 기분 나쁘단 걸 알고 하는 소리냐?”


내 고백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질린 것도 아니다. 힐끗힐끗 쳐다보며 의미모를 미소를 짓거나,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오는 것이다. 주로 선배들이고, 또 남자들이다.

시커먼 덩치들이 다 이해한다는 진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거, 정말 거북하다.


“그야 네가 처음이 아니니까 그러지.”

“뭐가?”

“회장한테 고백한 거 말야. 회장이 성격은 저래도 얼굴은 무시무시하게 예쁘잖아. 신입생으로 들어왔을 때 단박에 반한 선배들이 좀 있었나봐. 그것도 꽤 많이.”

“오호라.”


요컨대 동병상련이란 거군.


“그때도 회장은 이것저것 이유를 붙여서 거절했다고 들었어. 뭐, 뿔이 없다는 것만큼 기발한 경우는 아니었지만.”


죽인다. 언젠간 너도 죽인다.


“크흠, 큼! 아무튼 별달리 신경 쓸 건 없을 거야. 회장한테 고백하는 녀석들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테니까. 지금이야 네가 집중포화를 받고 있지만 그런 녀석들이 하나 둘 나타나면 네가 받는 관심도 줄어들 걸? 그때까지만 참아.”

“…그건 싫다.”


조그맣게 중얼거린 것을 들었는지 여루가 눈살을 찌푸렸다.


“정신 나간 거냐.”

“어, 어떻게 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잖아. 게다가 충분히 반할 만 하지 않아?”

“그래. 알아. 성적 우수하고 재색 겸비. 근데 말이야, 세상에는 가까이해서 별로 도움이 안 될 사람이란 게 있거든. 나쁜 의미가 아니더라도. 회장이 바로 그런 부류야.”


여루의 형은 작년 이 학교의 졸업생이었다고 한다. 자연히 여루는 중학교 때부터 회장의 수많은 기행을 지겹도록 들어야 했다. 그 결과, 신입생 중에서는 회장의 진면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내가 된 것이다.

애초에 친해진 것도, 회장한테 다가가지 말라는 충고를 해주기 위해 접근한 것이 계기였으니.


“네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든, 어떤 심정으로 고백했든 포기하는 게 좋아.”

“그래도 의외로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르고……”

“이건 형의 말이지만, 회장은 재능이 넘쳐흘러서 주위 사람을 휩쓸리게 만드는 사람이래. 보통 그런 사람의 애정은 상식이 없어. 그만두는 게 좋아.”


나도 귀머거리는 아니다. 그 고백이 있은 직후,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건 회장의 기행이다.

폭죽으로 만든 도미노를 야자 중에 터트리는 것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을 정도의 일들.


“참 장관이었다고 하던데. 분명 형이 사진 갖고 있을 거야.”


여루는 그렇게 말하며 남은 빵을 왁왁 먹어치웠다.


우습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아직 회장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던 모양이다. 뿔을 운운한 것도 부끄러워서 그렇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그 믿음이 산산이 부서져. 회장의 평가를 뒤집게 된 사건은 의외로 빨리 일어났다.


“오늘은 1차 고사 점수 발표일이다. 중앙계단 아래 게시판에 학년별로 게시해 놨으니 확인하고 반성해라. 특히 이번에 성적 떨어진 놈들. 모의고사 얼마 안 남았으니까 공부해.”


느닷없이 폭탄이 떨어진 어느 종례 시간. 술렁이는 분위기에 씩 웃어 보인 담임은 소소한 공지를 두어 개 더 해주곤 종례를 마쳤다.

어리벙벙하게 넋을 놓고 있던 내가 정신을 차려보니, 발이 빠른 놈들은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이상하다. 성적표 확인을 꺼리는 건 만국 공통일 텐데.


“……젠장.”


어쩔 수 없지. 갔다 오자. 어차피 보충교실도 1층인데.

한숨을 내쉬며 가방을 챙긴 나는 중앙계단을 통해 내려왔다. 이미 게시판 앞에는 학생들이 우글우글 몰려 있었다.

이래서야 보충 시작하기 전에 확인할 수야 있을지.


하지만 이상하다. 2학년은 물론이고 1,3학년들까지 2학년 란에 몰려 있다.

간신히 찾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니 사방에서 요란스레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800점 만점인데 저 점수라니……의도한다고 해서 가능한 게 아니잖아.”

“아니, 가능할지도 몰라. 그 회장이니까 잭팟이라도 터트릴 생각이었겠지.”

“마이너스 22.3점이니까 한 과목당 3.1정도. 설마 서술형 점수까지 의도적이라는 거야?”

“말도 안 돼. 차라리 전부 맞추는 게 쉬워 보이는데.”


무슨 소리지? 잭팟? 서술형? 회장이 또 무슨 짓을 한 건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들으며, 간신히 게시판이 보이는 거리에 설 수 있었다. 역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2학년. 그것도 회장의 성적이다.

회장의 이름은 위에서 두 번째 칸에 쓰여 있었다. 전교 2등. 그리고 그 옆에 적힌 총점 777.7점.


“이건 의도적이라고 밖에는……”


뒤에 소수점만 아니더라도 우연이겠거니, 웃어넘길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이면 도리어 반응하기 힘들다.

물론 굉장한 성적이다. 그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회장이라면 만점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데도 이런 점수라는 건, 성적보다 중요한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터무니없는 사람인 거지.”


홀린 듯, 가만히 게시판을 바라보던 나는 털레털레 교실을 찾아 들어갔다.

나는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나서야, 내 성적을 확인하는 것을 잊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황급히 교실을 박차는 급우들을 보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그러니까 너희는 따라하면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해? 회장은 특별 케이스야.”


이 학교를 소개할 때, 모두가 첫 번째로 꼽는 자랑거리가 회장이다. 회장은 졸업해도 재학 중에 남긴 수많은 일화는 전설이 될 거라나.

두 번째는 바로 회장이 무슨 일을 저지른 날엔,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어김없이 회장 얘기뿐이다. 선생님까지 나서서 회장의 특별함을 역설할 정도면 말 다했지.


“너희들이 흉내 내봐야 소용없어. 괜히 징계나 먹고 생활평가 마이너스 받는다.”

“너무해요! 대단한 건 알겠지만 감싸는 게 심하잖아요.”

“회장이 너희랑 같니? 그런 장난을 치고도 전교 2등이란 건 정말 대단한 거야. 분하면 너도 총점 700점 이상 따렴.”


대놓고 특별취급이다. 멋모르는 애들은 분통을 터트리지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선생님 재량으로 채점하는 서술형이 포함된 시험점수를 노려서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만큼 회장은 특별하다. 일반고인 우리 학교에선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인재다.


자, 그래서 오늘 일정은 이걸로 끝. 정말로 유익하고 알찬 시간이었다.

나는 가방을 챙겨들고 교실을 나왔다.


교사 밖으로 나오자 하늘이 거뭇거뭇하게 물들어 있다. 여름이 가까웠다고 해도 아직 4월 중순이다. 이 시간은 아직 어둡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발걸음을 옮긴다. 아무 생각 없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운동장을 가로지른다. 그런 내게, 교정 한 구석의 창고가 눈에 들어온 것은 전적으로 우연이었다.

나는 무심코 중얼거렸다.


“회장이다.”


그곳에 회장이 있었다. 거리가 조금 있었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자재창고 앞에서 팔을 마구 휘두르며 고함을 지르는 사람은 회장 정도니까. 학생들이 슬슬 피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증거다.


하지만 자재창고라곤 해도 단순한 폐기물 보관소다. 못쓰게 된 비품을 넣어두는 경우도 있고, 학생들이 와서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 덕분에 이젠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판도라의 상자 비슷한 게 되어 버렸다.


그런 관계로, 나는 회장이 저기서 뭘 하는지 도저히 짐작이 안 가는데.


“거기서 뭐 하세요?”


회장이 뒤를 돌아봤다. 날 발견한 회장은 마구 도리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두 팔을 벌려 창고 입구를 막는 것이 영락없는 경계태세다.

게다가 얼굴과 옷이 온통 먼지투성이인 것이 심히 수상하다.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걸까.


“뭐 버릴 게 있다면 도와……우왓!”


어색하게 웃으며 다가가던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회장이 팔을 크게 휘둘러 날 쫓아냈기 때문이다.


“카샤앗-!”


저 포즈는 본 적이 있다. 분명 밥그릇을 앞에 둔 고양이가 저런 식으로 위협했었다.

그럼 저 창고 안에 먹이라도 숨겨져 있는 건가? 오래된 라면 부스러기나 빵조각 같은 거라도 발견했을지도 모르지.


“이런 데 있던 거 먹으면 배탈 나요. 제대로 식당에 가서 저녁 드세요.”


생각해보면 정말로 실례되는 말이다. 회장이 들짐승도 아니고.

그런 말을 안색도 바꾸지 않고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회장이기 때문일까. 그동안 믿기 힘든 온갖 체험담을 들어온 터라, 저 회장에게 익숙해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고, 무슨 일을 저질러도 이상하지 않다는 그 기묘함에.


“가. 그렇지 않으면 화학식 KCN의 시안화칼륨을 정맥에 직접 주사해 버릴 거야.”

“지나치게 전문적인 협박인데요. 무시무시하다는 건 알겠지만.”


K가 칼슘……아니, 칼륨이고, C가 탄소, N이 질소……였던가?

에에이, 알게 뭐야. Don't try this at home이라는 것만 알면 충분하다.


“빨리 가. 침낭은 안 줄 거야. 내 거야.”

“찾는 게 침낭인가요? 뭣하면 도와드릴 수도 있는데.”


그래도 회장은 경계를 지우지 않고 날 노려본다.


“내 거야.”

“안 뺏어요.”

“뺏으면 울어버릴 거야.”

“안 뺏는다니까요.”

“강탈, 갈취, 탈취, 수탈, 약탈, 노략, 노획은 할 거지?”

“……안 한다니까요.”

“사탕으로 살살 구슬려서 뺏을 거지?”

“아 글쎄, 안 한다니깐! 댁이 어린애도 아니고 뭔 사탕이야!”

“그럼 좋아.”


이 사람, 침낭 속에 돈이라도 숨겨놓은 건가?


시작하기도 전에 맥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창고의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안쪽에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빽빽하게 쌓여 있다. 오래된 라인기에 부서진 책걸상. 만국기에 축구공, 심지어 까맣게 때 탄 오리 인형까지 보인다.


“그래서 침낭은 어디 있는데요?”

“저거. 저거.”


회장이 가리킨 곳은 켜켜이 쌓인 먼지와, 빼곡히 쌓인 잡동사니 위였다. 한 눈에 봐도 낡고 헤진 침낭이 덩그러니 깊숙한 곳에 놓여 있었다.

꺼내는 건 둘째 치더라도, 디딜 곳도 마땅치 않고. 무엇보다 무너지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못해도 5년은 쌓인 쓰레기들이 덮쳐온다면 제정신을 유지할 자신이 없다.


“저걸 못 꺼내서 그렇게 고함을 지르고 있었던 건가요?”

“두 시간 정도 연습하면 사자후가 나가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연습한다고 무공을 터득할 리가 있겠습니까.


“설마 두 시간이나 소리 지를 생각이었던 거예요?”

“10분도 안 되서 성량에 한계가 왔어. 단련할 필요를 느껴.”

“그 전에 민폐에요.”


한숨을 내쉰 나는 한쪽 다리가 없는 책상을 통통 두드렸다. 디딤대로 괜찮을지 확인한 것이다.

회장은 등 돌린 채 주섬주섬 손을 놀리고 있었다. 먼지 때문에 마스크라도 쓸 셈인가?

아니, 저건 마스크라기엔 좀 더 크고, 다리부터 집어넣는데다가, 얼굴보다 더 많이 가릴 수 있는 면적의……


“화생방 보호의?!”


회장은 정화통 상태를 확인하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 보였다.


“시스템 올 그린.”

“……”


저거 어디서 구한 거야.


“안심해. 이제 우리를 위협할 바이러스는 없어.”

“우리라는 단어를 굉장히 잘못 이해하고 계시네요.”

“독일어의 wir와 프랑스어인 nous, 베트남의 Ch?ng t?i는 전부 나라는 명사를 근원으로 두고 있는 좋은 예로……”


회장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나는 한쪽 발을 책상 위에 얹었다.

다리 하나가 없어서 걱정되지만, 곧장 다른 곳으로 올라가면 문제없다. 그렇게 두어 번 정도 옮겨간다면 침낭에도 손이 닿을 테고.


좋아. 하나, 둘……


“왓……!”


하지만 책상은 내가 미처 딛고 일어서기도 전에 쓰러져 버렸다. 나는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뒤로 나동그라졌다. 천만다행으로 물건들이 내 위로 쏟아진다는 일은 없었다. 미리 책상을 뒤로 빼둔 것이 정답이었다.


나는 흘끗 회장을 보았다. 내색은 않고 있어도 대단히 꼴사나운 모습으로 비춰졌을 것이 분명하다.


“꼴사나워.”


그래도 대놓고 말하는 건 좀 어떨까 싶네요.

머쓱하니 일어난 나는 바지에 묻은 모래를 털어냈다.


“안 되겠어요. 이거. 요행으로 올라서도 또 쓰러질 걸요.”

“그럼 못 꺼내는 거야?”

“읏……”


여자가 동그랗게 뜬 눈에 실망을 가득 담고 올려다보면 남자인 이상, 뭐라도 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내가 반한 사람이라면 불지옥에서 악마를 사로잡는 것 따위가 대수랴.


“발판을 만들어서 올라가면 손이 닿을 거예요!”

“도와줄게.”


내 얘기를 들은 회장은 말 그대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팔소매와 장갑이 연결된 이음매를 풀고 소매를 걷은 것이다.


“알기 쉬워서 좋네요.”


장갑을 그대로 놔둔 채라는 것이 또 언밸런스. 그래도 투박한 회색 보호의 사이로 드러난 가느다란 팔뚝이 참 매력적이다.

그래도 계속 입고 있을 수는 없을 거다. 굉장히 더워 보이거든.


“그럼 그 화생방 보호의부터 벗어주세요.”

“싫어.”

“돕고 싶다면서요.”

“부-”


방독면 안에서 불퉁하게 입을 삐죽인 회장이 부스럭부스럭 보호의를 벗기 시작했다. 역시나 통풍이 안 되는지, 회장의 교복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말할 수 없어. 속옷이 비쳐 보인다는 것은 절대로. 이런 진부한 전개 따위에 혹할까보냐.


게다가 좀 쉬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게……뭘 했어야 말이지.


“푸하, 나 뭘 하면 돼?”


“일단 저기 고무 오리나 만국기 같은 작은 것들 좀 치워 주세요. 저는 커다란 걸 옮길 테니까요.”


특히 실이 잔뜩 뒤엉킨 만국기에 책상 다리 따위가 걸리면 정말 난감해 질 테니. 축구공도 그렇고.


회장이 조그마한 잡동사니를 옮기는 동안, 나는 소형 냉장고나 책상을 문 앞으로 옮겼다. 부담되는 무게이긴 하지만 못 들 정도는 아니다.


다섯 개째를 옮긴 나는 와이셔츠를 벗었다. 땀으로 젖기도 했고, 긴팔이라 움직이기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자연스레 티셔츠 한 장 차림.

괜히 쑥스러워 두리번거리자 회장이 보인다. 회장은 그새 질렸는지 고무 오리를 축구공 위에 세우는 것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제 와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회장이 저럴 거라는 건 이미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낡은 축구공 위에 스페인 국기로 둘러싼 고무오리가 앉아 있으니 제법 장관이기도 하고.


“…다시 시작할까.”


어깨를 톡톡 두드린 나는 꼬박 3개를 더 쌓은 다음에야 발판 비슷한 것을 만들 수 있었다. 급조한지라 얼기설기 쌓아놓은 모양새가 굉장히 어설프다.


“다 된 거야?”


진지하게 ‘스페인 국기를 두른 고무오리를 올려놓은 축구공’의 겉면적을 계산하던 회장이 고개를 치켜들고 물었다. 당연히 농담이 아니다. 운동장 모래에 끼적인 A4용지 반 장 분량의 계산이 그 증거다.


“그거 계산이 가능하긴 한 겁니까? 겉넓인데도?”

“심심풀이니까 손가락으로 해도 문제없어. 그보다 용케 이게 겉넓이라는 걸 알았네.”

“에, 뭐. 회장이 맨 위에 ‘이 도형의 겉넓이를 구하시오.’ 라고 써놨으니까요. 그거 도형으로 분류가 되긴 됩니까?”

“시험문제 같아서 멋지지?”

“그런 시험문제가 나온다면 전 당장 검정고시를 준비할래요.”


이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괴짜와도 다르다. 천재라고 하기에도 묘하다. 아주 예측불허인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의외의 구석에서 핀트가 맞지 않는다.


“그럼 꺼내줘. 내 침나앙……”


발을 동동 구르는 회장을 보고 있자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진다. 생각하는 게 도리어 한심스러워질 정도로.

미리 준비해 둔 의자를 발판 앞에 세트한 다음, 조심조심 의자에 올라섰다. 삐걱거리는 것이 영 불안하지만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그대로 조심해서……’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아슬하게 맞춰놓은 발판 위로 걸음을 내딛는다.

비틀거리는 책상에서 냉장고 위로 건너간다. 반 토막 난 당구대를 넘어 뭔지 모를 낡은 박스를 밟고 선다.


“젖 먹던 힘까지!”


그것 참 맥 빠지는 응원이네요, 회장.

덕분에 발을 헛디뎌 무릎이 까진 것을 제외하면 뜻밖에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손을 뻗어 침낭을 낚아챈 나는 곧장 발판 아래로 뛰어내렸다. 찌르르한 느낌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대단해. 말만 앞서는 바보인 줄 알았는데 다시 봤어.”


얼마나 평가가 낮았던 거야.

나는 쑥스러운 마음에 공연히 투덜거리며 단단히 움켜쥔 전리품인 침낭을 쳐다봤다.


“으와…”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숨이 터져 나온다. 전리품이라 부르기에도 뭣하다.

안감은 닳아 솜이 비어져 나오고 있었고, 시커멓게 때가 타 너덜거리는 겉감에 가선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저, 회장. 이제야 물어보는 거지만 이거 어디에 쓸 생각이에요?”

“바보. 너 다시 바보. 침낭은 덮고 자는 거 외에 다른 용도가 없어.”

“이걸? 이걸 덮고 잔다고요?”


뜨악한 내 물음에 회장은 이보다 보편타당하고 명쾌한 진실은 없다는 듯 대답했다.


“덮고, 잘 거야. 야자시간에.”

“하지만 이거 살에 닿으면 썩어들어 갈 것 같은 냄새를 풍기고 있는데요.”

“시끄러워. 내 말에 보편적 진리가 있어. 잠자코 따라와.”

"어, 어딜 가는데요?"

"호랑이는 호랑이 굴에. 회장은 학생회실에."


당당하게 학생회실에서 자려는 건가!


퀴퀴한 침낭을 둘러맨 나는 두말 않고 회장을 따라갔다. 회장이 따라오라고 한 이상 끝까지 어울려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침낭은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걱정 마. 화생방 보호의가 있으니까.”

“걱정 말라는 말은 그럴 때 쓰는 말이 아니에요. 그렇게 잠들었다간 다신 못 일어나요.”


구사일생으로 눈을 뜬다고 해도 탈수증상으로 금방 실신할 게 뻔하다.

회장과 함께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끝없이 충심으로 간언했건만, 전혀 들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어처구니없는 폭군이다.


나는 반쯤 포기한 상태로 물었다.


“학교 비품을 허락도 없이 멋대로 써도 되나요? 아무리 학생회장이라지만.”

“지난번 경비가 가져다 놓은 개인물품이니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그것보다 야자시간에 당당하게 자려고 하는 게 안 세이프인데요. 덮고 자려는 침낭 위생 상태는 더 안 세이프고.


내가 꿍얼거리는 사이, 회장은 구교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학교 부지엔 건물이 세 개가 있는데, 우리가 수업을 듣는 본관, 식당과 이동수업 교실이 위치한 정보관, 나머지 하나가 동아리실이 모인 구교사다.


나는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은 터라 구교사에 들어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낡았네요.”

“재작년에 외벽만 보수했어.”


계단을 오르던 회장이 벽을 통통 두드렸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콘크리트 벽이 인기척 없는 고요함과 맞물리니 을씨년스럽다. 마치 이 넓은 구교사에 우리만 있는 것처럼.

숨을 죽이고 걷던 나는 크게 울리는 발소리에 무심코 두어 걸음 앞서 있던 회장의 팔소매를 붙잡았다.

무슨 일이냐는 듯, 회장은 날 쳐다보았지만 마땅히 꺼낼 말이 없었다.

고루하지만 성적 이야기라도 꺼내볼까, 하던 찰나, 때마침 묻고 싶던 일이 떠올랐다.


“그, 그 점수는 계획한 건가요?”

“……?”

“1차 고사 점수 말이에요. 다들 난리가 났던데. 777.7점이라니 상식적으로 가능한 점수가 아니라고……”

그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 회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언젠가 라스베가스에 갈 거야. 슬롯머신 하러. 지금은 예행연습 중.”

“차라리 그쪽이 더 쉬워 보이는 건 어째서일까요.”


도저히 농담을 하는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 나는 쓰게 웃었다.


“여기가 학생회실. 들어와.”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3층이다. 회장은 학생회실의 문을 열며 안쪽을 향해 손짓했다. 들어가도 되냐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학생회장이 직접 초대한 거고. 괜찮겠지.


형광등을 켠 나는 상상과는 다른 학생회실의 모습에 감탄해 버렸다.


“정말 평범하네요.”

“왜 기뻐하고 있어?”

“아뇨. 왠지 학생회실에는 호랑이 가죽 깔개나 순록 박제 같은 게 있을 것 같은 이미지여서……”


그렇지 않더라도 뭔가 상식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회장이라면 좀 더 디스토피아를 구현해 놓을 줄 알았지.


하지만 보라. 이 멀쩡한 광경을. 책상은 의자와 함께 있고, 정수기 물통엔 물이 담겨 잇다. 난초는 화분에 심겨 있고, 수조 안 금붕어는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


내 살아생전 이런 평범한 모습을 보고 감탄할 줄이야.

일체의 비상식을 배제한 이 모습에서, 나는 다른 학생회 멤버들이 상식인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폭주하는 회장은 감성을 저지할 정도로.

하지만 회장은 뭐가 그렇게 분한지 눈썹을 치켜세우곤 나를 노려봤다.


“못 구했다고 놀리는 거야?”

“네? 뭘요?”

“호랑이 가죽깔개.”

“아, 아뇨, 놀리기는요. 그보다 구하려고 시도는 해 봤나 보네요.”

“해외에서 단 하나 있던 매물이 경매로 넘어가는 바람에 놓쳐 버렸어.”

“의외네요. 회장은 갖고 싶은 건 반드시 손에 넣는 줄 알았는데.”


정말로 분했는지 회장은 뿌루퉁하게 입을 내밀었다.


“그래서 사이트를 해킹한 다음, 서버를 경매했어. 최종 낙찰가 우수리 떼고 8억 4천만 달러.”

“갑자기 터무니없는 얘기가 튀어나왔다!”

“당장 추적이 들어왔지만 이미 무작위로 선정한 이 학교 학생들의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예금해 둔 뒤였어.”


기겁한 나는 회장의 어깨를 붙들고 마구 흔들었다.


“범죄에요! FBI나 인터폴에서 수사가 들어올 거라구요!”

“너 신입생. 문제없어.”

“네. 그건 솔직히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내가 문제없다고 해서 모른 척 할 수는 없어요! 당장 자수해요! 네? 가, 같이 가줄 테니까!”

“어지러워.”


네 손을 떼어낸 회장은 구겨진 옷자락을 툭툭 털었다. 나는 당장이라도 FBI가 들이닥칠 것만 같아 불안에 떨며 회장을 다그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느긋하게 매무새를 고쳐 맨 회장이 간단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거짓말이야. 바보. 또 바보.”

“……”


여루가 말한 ‘재능에 휩쓸린다’ 는 게 이런 의미라면, 회장은 천재가 맞다.

사람을 열 받게 만드는 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남자라면, 모르는 사람이라면 당장 멱살을 틀어쥐고 사생결단을 벌여도 모자랄 정도로.


“너 이름이 뭐야?”


회장이 불현듯 물었다. 나는 화를 내는 것도 잊은 채 풀이 죽어버렸다.

예상은 했다. 회장이 날 기억하지 못하리란 것 정도는. 그래도 직접 들으니 서글퍼진다. 회장이 정말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걸 알아버린 것 같아서.


“기억을 못 하는 건가요, 안 하는 건가요.”


왠지 심술이 나 투정을 부려버렸다. 그런데 회장은 웬일로 고개를 저었다.


“누군지 알아. 재미있었는데 기억 못할 리가 없어. 근데 난 이름을 못 들었어.”


목이 메어 왔다. 이유야 어쨌건 기억해준 것이다. 지독하게 마이페이스에, 나로썬 상상도 되지 않는 감각을 가진 회장이.


“윤 대려에요. 대산 대岱 자에, 고울 려麗를 써서 대려에요.”

“…대려. 억세고 유연해. 상냥해도 부러지는 일은 없어. 좋은 이름이야. 부모님께 감사해.”

“하하.”


괜히 웃음이 나왔다. 실없이 흘린 웃음에 섞여 본심도 흘려보냈다. 서운한 감정 따윈 사라진지 오래였다.


“……회장, 좋아해요.”


그 말에 회장은 나를 빤히 바라봤다. 눈도 안 돌리고 바라보자니 정말로 부끄럽다. 성격이야 어쨌든 간에, 누구 말마따나 얼굴은 무시무시하게 예뻤으니까.

불현듯, 회장이 손을 뻗었다.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나는 피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회장은 나를 때리려는 것이 아니었다. 손을 뻗어 내 뺨을 만졌을 뿐이다.


“대려, 비늘 없어.”

“어……있으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회장은 까치발을 들더니 내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머리에 뿔이 달리지도 않았고.”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어깨로 손이 내려온다.


“후에라도 돋아날 날개를 지탱할 근육도 없고.”


그러더니 아래로 내려와 허리 아래의 미골을 쿡 누른다.


“꼬리도 없어. 응. 평범해. 싫어.”

“회장은 도대체 뭐와 사랑을 하고 싶은 건가요. 파충류?”

“뿔이 달린 대악당.”


수많은 취향을 알고 있고 대부분 수용할 자신도 있지만, 이렇게 뿔에 페티시를 느끼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도대체 나는 이 사람에게 왜 반한 거야?

하지만 그건 회장도 마찬가지인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려야말로 뿔도 없는 내 어디가 좋다는 거야?”

“회장은 얄짤없이 지구에선 연애가 불가능하겠군요.”


아아, 이토록 정열적인 뿔 페티쉬라니.


“그래도 환영회 때의 일은 좀 재미있었어. 뿔이 없는 사람을 기억한 건 처음이야.”

“지금까지 사람 이름을 외워본 적이 없군요. 그래도 부모님 이름 정도는 외우고 다니세요.”


문득 회장과 사귀는 건 의외로 간단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재미있는 것밖에 관심이 없는 회장이니. 즐겁게 만들어주면 될지도 모른다. 지루함에 몸부림치는 회장이니, 재롱이라도 떨어 웃겨주면 될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생각은 아니란 걸 알고 있다. 애정은 이쪽의 일방통행. 회장은 나에 대해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을 테다.

사탕으로 어린애를 꾀는 일과 다름없다. 나를 기억해달라며 떼를 부리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회장, 나랑 사귀어 주세요. 환영회 때의 일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즐겁게 만들어 줄 테니까요.”


그래도 회장을 빼앗기는 일만큼은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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