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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은인님의 명령 아래!
글쓴이: 랜시온
작성일: 12-07-31 23:58 조회: 4,067 추천: 0 비추천: 0

지금 온수, 온수 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항상 5678 서울 도시철도를......”

꺄악!”

지하철 안내방송과 동시에, 한 여학생이 짧은 비명을 지르며 선로로 떨어진다. 발을 헛디딘 건가... 시간은 충분하니 올라오면 될 것이다.

아악! , 발에 쥐가! 누가 좀 도와주세요!!”

그런가. 발이 쥐가 나서 못 올라오지도 못하고 옆으로 피하지도 못하고 있는 건가. 뭐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The train for Onsu is now ......"

없다. 그저 방송은 계속되고, 열차는 접근해오고 있다. 여학생의 표정은 점점 공포로 물들어가고, 나는......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계획을 앞당긴다.

이것은, 기회다.

평소 걷는 것 외에는 사용하지 않던 다리로 선로를 향해 뛰어내린다. 그리고 그 여학생을 안아들고, 선로와 선로 사이의 틈으로 여학생을 옮긴다.

, 꺄악!”

이럴 땐 순수하게 감사해줬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럴 생각을 할 시간은 없다. 말을 남겨야 한다. 열차는 무사히 구해진 여학생과 나를 확인했는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접근중이다. 난 생각하고, 빠르게 말을 뱉어낸다.

똑똑히 기억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 !”

, 저는 사고사 한 거예요. 댁을 구하다가 발을 헛디뎌서 지하철에 치여 죽는 겁니다.”

“......?”

여자의 표정이 순식간에 경악으로 물든다. 정확히 알아들었는지 못 알았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군.

각오는 이미 했다. 예전에 했다. 그저 발을 뒤로 밀고, 눈을 감고, 곧 밀려올 충격에 몸을 맡길 뿐.

아무에게도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지만, 이 사람에겐 어쩔 수 없군.

순식간에 그런 생각이 지나가고. 순간 정지한 것처럼 느껴지던 세상이 다시 재생되기 시작한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붕 뜨는 감각과 함께 내 머리가 부서지는 충격을 입고, 의식이 사라져갔다.

그 곳에는 경적소리와, 여자아이의 비명소리만 남았다.

-

“......그럴 리가 없는데.”

눈을 떠 보니, 아니나 다를까, 여긴 천국이었다. 나를 위한 침대가 있고, 나를 위한 하얀 옷이 있고, 나를 위한 붕대가 내 머리에 감겨있고, 내 몸을 위한 약품이 주삿바늘을 통해 흘러들어오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여긴 병원이었다.

못 죽었다니?!”

너 이 자식아! 미쳤어?”

“......?”

눈앞의, 조금은 익숙한 여자아이가 내게 뛸 듯이 화내며 말했다. 아니, 외쳤다.

미쳤냐고!!”

“...아니, 난 냉정한데... 아니지. 난 당황하고 있는데.”

에라이 이 정신 나간 놈아!”

둔부에 강한 아픔이 느껴진다, 이것이 두통이 극에 이르렀을 때에 아픔인가 하였더니, 하얗고 여린 손이 내 대갈통을 타격한 것이었다. 이 요망한 년.

대체 뭐야? 구해줬더니 환자를 막 패네. 어이고 머리야, 경찰 불러. 경찰.”

나도 널 구했으니까 쌤쌤이거든? 아니, 오히려 나한테 감사해야지.”

“......네가 날 구해?”

그래! 이 정시나 갈 놈아!”

정시고 수시고 무리다.”

환자한테 만담을 하자니, 이게 진정 제정신인가. 그보다도, 난 분명히 지하철에 치였을 것이다. 그런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녀석은 나를 구했다. 무엇으로부터라고 한다면, 당연히 폭주하는 지하철로부터겠지. 그렇다면...

이 요망한 것아! 내 성대한 계획을 방해하다니, 찢고 죽인다!”

, 뭔 소리야! 생명의 은인에게 그런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

“......죽을 생각이었는데.”

? 너 미쳤어?”

단단히 미쳤지. 하지만, 참내. 그렇게 고민해서 시도한 게 이 꼴이라니.

아니, 도대체 왜 죽으려고 했는데? 날 구해주려는 게 아니었어?”

얘기하면 들어줄 거냐?”

?”

설마 이렇게 대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의아한 표정으로 이 쪽을 본다.

얘기하면, 듣겠냐고.”

이제야 이쪽이 진지하단 걸 알았는지, 살짝 떨리는 눈으로 이 쪽을 보며 끄덕인다.

하아......”

한 순간, 내 섣부른 판단으로, 네 어설픈 상냥함으로, 모든 게 잘못되어버렸다.

이젠 정말, 뭘 할 수도 없잖아.

-

자살.

입에 담기조차 뭐한 단어. 특히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들 앞에서는 금기시되는 말이다. 이유를 묻는 사람은 가서 부모님한테 자살하고 싶다고 한마디 해봐라. 자살을 결심하기 전에 사랑의 매로 가버렷!

실례. 아시다시피, 자살이라는 행위는 존중받지 못한다. 선택이라고 불리지 못한다. 하지만 당연하지 않은가? 모든 것은 승자의 논리로 돌아간다. 감히 내가 말하자면, 자살이라는 선택을 한 자들은 삶에서 도망친 죄인, 패배자로 낙인을 찍힌다. 물론 일부를 제외하면 표면상의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가 타국보다 자살률이 높은 건 일단 넘어가고, 현대사회 그 자체의 자살률이 나날이 늘고 있다. 이유는 제각각이라 하겠다. 사람이 살고 죽는 이야기를 대체로 이러저러한 사유로 자살을 선택합니다.’라고 단정 짓는 건 사자에 대한 모욕이라 생각하고 있기에, 대체로 가지는 이러저러한 이유, 그리고 상황이 겹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감히 그 선택을 설명해본다.

다시 한 번 실례, 자살을 선택이라고 부르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양해를 구한다. 나는 패자의 편이다. 패자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피해의식에 찌든 것 같다고? 맞다. 나는 피해망상증이 심하다. 내가 직접 이런 소리, 아니 생각을 하는 것도 어느 종류의 자해 같지만, 그렇다고 부정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남이 나를 피해망상증 환자라고 부르는 건 참을 수 없어.

쓸데없이 내 생각만 길어지고 있기에 먼저 단정 짓고 시작한다. 모두 심호흡해라. 그래, 라마즈 호흡법 같은 기세로 말이다. ? 그거하곤 다르다고? 속은 네가 멍청한 거지. 순산해라, 인간.

나는 자살할 생각이었다.

이미 삶에 대한 아무 아쉬움도 없었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심지어는 지금부터 일어날 반전도 없을 터였다. 내가 자살에 대해 상담했던 사람들에겐 지금부터 열심히 살 거야. 자살이란 건 왠지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 미안하니까.”라는 식으로 말해뒀으니, 내가 자살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하리라. 그렇게 둘러댄 날에 진심으로 기뻐해준 사람들을 생각하니 또 슬퍼지지만...

이런 생각은 그만두고, 난 자살을 하겠다고 결정했다. 지금까지 부모님이 내게 투자한 돈을 앞으로 살면서 갚을 자신도, 근거도, 가능성도 없다. 지금까지 망쳐온 인간관계를 생각하면, 앞으로 사회에 나간다 해도 망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러니저러니 이유를 둘러대고 있지만 사실 내게 남은 결론은 하나다. 무리다. 더 이상 사는 게 무리다. 정말로 이유를 말하자면 이것저것 말할 것이야 많지만, 그것조차 이젠 무리다.

그래서 나는, 자살한다. 할 것이다.

하지만 표면상으로는 하지 않는다.

나는 누구에게도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자살에 대해 여러 사람들에게 상담해온 결과, 내가 자살을 함으로써 주변사람들에게 오는 정신적 피해는 클 것이다. 어디서 솟는 자신감으로 이런 소리를 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난 그 사람들을 믿는다. 부모님을, 몇 안 남았던 친구를, 조금 못미덥지만 누나도, 또 돈 때문에 상담에 응하고 있는 거지만 상담치료사도 믿는다. 그 사람들이 내게 진실로 대해줬다고 믿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으면 부서져버릴 것 같다.

그렇기에 내가 자살하는 것으로 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자살을 그만 둘 수는 없다. 아니, 그만두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기회를 잡는다. 그 기회를 이용해서 표면상으로 사고사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하면 슬픈 것도 잠시, 그저 기억하는 것으로 끝내 줄 것이다. 나쁜 기억으로는 남지 않을 것이다. 그저 평범하게 잘 살다가 억울하게 갔다는 생각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그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것뿐이다. 곧 내가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만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됐어야 했다.

-

그런데 네가 방해를 했다는 거지. 이거 어떻게 해줄 거야.”

“...아니 미안 그럴 생각은...”

하고 잠시 미안해하는 표정을 짓다가, 굉장히 슬픈 표정을 하더니, 뭔가 고민하는 표정을 하다가는...

은 무슨. 이거 완전 적반하장이네?! 장난해?!”

, 왜 이래!”

금방 돌변해서 달려든다. 아니, 그건 내가 할 말이다. 뭐냐 이 성난 고릴라는. 뭐 싼 놈이 성낸다더니, 이 녀석 도대체 왜 이래?

나보고 눈앞에서 그런 어이없는 유언을 남기고, 사고사로 위장해서 자살하려는 놈 소원이나 들어주라고?”

“..., 아니.”

그렇다. 처음 만난 사람이고 뭐고, 눈앞에서 사람을 보면 그 광경이 눈에 남겠지. 그러면 그것 나름대로 피해다.

죽으려면 해파리가 단체로 출몰하는 해변 같은 곳에서 수영하고 노는 척 하면서 해파리들한테 달려들어 죽던가! 이게 무슨 민폐야!”

, 미안해.”

잘못 했어 안했어?”

잘못했어요.”

좋아.”

녀석은 뭔가 만족스런 표정으로 내 머리 쪽으로 손을 가져가다가, 혼자 화들짝 놀라서는 무릎에 손을 올려놓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근데 이 녀석, 누구더라.

나는 아마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 아니다. 이 녀석은.

근데 누구?”

역시 초면인 것 같다. 모르겠다. 비슷하게 생긴 애들이 한둘이어야지. , 그래도 사람 구분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못해. 만화에서 못 봤어? 주요인물 외에는 전부 달걀귀신이거나, 아예 대놓고 사람 같지도 않게 그린다든가, 배경으로 보인다든가. 그래, 주요인물 외에는 배경인 게 당연하잖아.

누구냐니......”

, 역시. 그렇구나. 내가 기억 못하지만 내가 알던 사람이라는 전개인가. 이 녀석은 안 그래도 꽤나 앞머리가 긴데 그렇게 숙이고 있으면 표정을 전혀 알 수가 없다. 아마 화난건가.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라면 그럴 텐데.

녀석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내게 말했다.

“...진짜 모르는 거야?”

“...진짜 모르겠는데. 일단 교복을 보니 같은 학교인 것 같기는 한데...”

그딴 건 지나가던 개한테 물어봐도 알아.”

정말 개한테 물어봐도 알아?”

모르지.”

뭔데.”

시끄러! 이상한 걸로 말꼬리 잡지 마!”

그럼 말꼬리 잡을 것을 말하지 말지...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싸움을 거는 것 밖에 안 되겠지.

그래서, 이름이 뭐야?”

“.......”

이름을 물어보니 좀 더 싫은 기색을 보인다. 정말, 내가 모든 사람의 이름을 다 외울 순 없지 않느냐. 진짜 중요한 사람이었으면 내가 잊어먹을 리가...... 있지만. 여하튼 조금 미안해졌다. 나 사실 엄청 나쁜 녀석 아닌가. 그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자살하는 데 이용했고. 거기다 그게 사실 아는 사람이었는데, 나는 그 사람을 기억 못한다니. 이런 귀축왕 같으니.

“.......”

앞에 앉아있던 녀석은 기분이 풀렸는지, 갑자기 표정을 바꾸고 내게 말했다. 참 표정도 다양하시다.

, .”

?”

너 갑자기 말이 짧다.

, 내 부하해라.”

왜 갑자기?!”

그럼 꼬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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