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벨을 읽다보면 흔히 나옵니다. 이름으로 주인공에게 복선을 까는거죠. 최근에 본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스트라이크 더 블러드의 아카츠키 코죠 군이군요. 이 자식, 이름을 번역하면 〈새벽의 아이〉라고 하는데 새벽은 본디 새로운 아침 즉 개벽을 알리는 시점입니다. 이런 식으로 주인공의 운명이나 미래 혹은 출생의 비밀을 은근히 암시하는 식인데 말이죠.
근데 이게 한자로 복선을 깔다보니 한글로 하면 무지막지하게 어색한 어감이 되어서 이름으로 써먹기가 그럽니다. 하지만 왠지 일본식으로 복선을 깔아놓으면 괜찮아진단 말이죠?
예를들어 쿠로가네 겐마. 번역하면 흑철 검마입니다만.......... 이걸 그대로 한글 이름으로 써먹을 수도 없고........... 이름 치고는 이상하잖아요? 이상하죠? 이상할 겁니다!
처음부터 한글로 복선을 깐다치면---- 예를 들어 이검룡(李劍龍). 한자 못하는 분을 위해 번역하면 검의 용인데. 뜻만 보면 그럴듯합니다만 여기서 문제가 하나. 너무 대놓고 드러나서 복선으로 기능해주지 못합니다! 뭔가 숨겨놓고 앗! 하는 맛이 있어야 복선 아니겠습니까!?
저 개인적으로 이름으로 복선깔기 무지막지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그렇다고 일본식으로 이름 지어버리면 한국 라노벨로서 살짝 흠집이 나는 기분이라.....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한국식 라노벨 주인공 이름이 일본식이라해도 별 문제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다른 분들의 생각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 쓰나, 일본에서 쓰나 주인공 이름이 러시아 식이건, 미국 몰몬 교도 식이건, 프랑스 식이건, 남미 인디언 식이건 상관은 없습니다만, 그쪽 배경이 그런 이름으로 돌아다니기에 다분히 개연성이 있어야만 하겠죠.....
저로서는, 음...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는 바로는 말입니다마는, 솔직히 한자를 사용하는 한국식 이름으로도 충분히 복선은 깔 수 있다고 보는지라. 심정으로는, 예로 드신 '이검룡'같은 경우가 이상한 게 너무 노골적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합니다만. 같은 뜻을 가지고도 잘 쓰이지 않는 한자들은 얼마든지 많아요. 예를 들자면... '검劍'자는 너무 뻔하니까 한국인 이름에 넣기 편한 '도刀' 자로 바꾸는 건 어떨까 싶네요. '용龍'자도, 같은 뜻을 가진 '진辰'자가 있으니 대충 '이도진(李刀辰)'이란 이름으로 만들 수 있겠군요. 그리고 '도진'이란 이름은 흔히 쓰이니 위화감이 들지 않고 말이죠. 주인공을 소개할 때에 스리슬쩍 한자를 끼워 넣는 거야 그리 이상해보이지 않으니 복선으로서 활용하기에도 괜찮은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드는 생각은, 한자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굉장히 방대하고 종류가 많습니다... 정도랄까요. 다분히 주제넘는 발언은 아닐까 걱정하며,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