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체로 그에 대해 충분하다 못해서 과할 정도의 조사가 선결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에 대해 아는 다른 사람의 조언이 필요할 것이라고도요. 몰라서 좋을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알아서 나쁠 일도 없다고 생각하고 말이죠. 정 힘들다면, 같은 소재를 차용한 작품들을 통해 그에 대한 디테일을 익혀보는 것도 좋습니다. 핵전쟁 후의 세계를 위해 핵을 맞을 필요는 없는 듯이, 그에 대해 철저한 고증이라고 평가되는 작품을 통해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 않는다고 해서 소설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누군가 소설은 말해주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이치로, 세세하지 못한 디테일이 현장감을 살리지 못한다는 건 사실이라고 봅니다.. 딱, 그에 대한 부분만 과감히 생략해버릴 수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마는 그러고서도 소재로서 밴드-아이돌을 사용한 이유는 분명해야 하지 않을까요... 남의 생각을 인용하는 것이라 신뢰를 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기꺼이 '소설쓰기의 모든 것 : 묘사와 배경'에서 나온 논지를 빌리자면, '앵무새 죽이기'의 배경이 미국의 인종차별이 아니었다면, 같은 소설이라 보기 힘들 것입니다. 좋은 작품이 배경을 초월하는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배경은 엄연히 소설에 있어서 꽤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 요소니까요.(뒤늦게 말씀드려 말에 어폐가 있다고 반박 당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소설에 있어서 '배경'이란 '소재'와 다분히 겹치는 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제 넘은 말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말에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어휘가 들었더라면, 반성과 사죄의 빌미가 되도록, 지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