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가 집 주인이라고 하면 독자는 손님이고 소설의 도입부는 집의 현관 쯤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집의 현관이 깔끔하거나 인상깊어야 손님이 집 안을 편안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또는 현관이 기상천외한 기발함을 지니고 있으면 집 내부에 더욱 호기심이 가죠. 도입부란 그런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도입부가 중요하다는 것은 질문자께서도 익히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도입부는 저 혼자서 설 수 없는 부분입니다. 도입부의 재미와 깔끔함도 중요하지만 그와 더불어 도입부의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들도 중요합니다.
자꾸 도입부를 쓰고 지우고 하는 질문에 왜 이런 답변을 하느냐 하고 의문이 들 텐데요. 제가 할 수 있는 미약한 조언은 이렇습니다. 도입부 그 자체의 완성도에만 몰두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도입부는 혼자 설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 후에 어떤 내용이 나오냐에 따라서 더욱 빛날 수도 있고, 빛이 꺼질 수도 있습니다. 혹은 뒤의 부분이 추가됨에 따라 도입부에서 부족했던 것이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조금 다른 면에서 접근하자면, 글을 쓸 때에는 시놉시스를 짜고 쓰는 것이 보통입니다. 자세하게 짜고 시작하는 사람, 대충 윤곽만 그리고 시작하는 사람 등등 모두 자신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입부를 쓸 때에는 적어도 중심 캐릭터와 중심 사건, 중심 키워드를 머리에 박아넣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은 도입부가 명확한 목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