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장르는 국내 라이트노벨에서 안 될까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몇 안되는 장르에 선을 그어놓고 구별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중요한건 어떤 장르나 소재를 쓰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포장해 보여주느냐 하는 것입니다.

(작가가 생각하기에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없는 장르나 소재라면, 캐릭터나 스토리에서 다른 작품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재미와 흡인력을 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허들이 높아지기에 막 시작한 작가분들에게는 권해드리지 않는 것 뿐입니다.

(트위터에 쓴거 복붙)

최근 장르나 소재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은근 많은 것 같아 도움이 되시라고 올려봅니다. 단평을 받아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특정 장르라고 안 된다, 라던가 보지 않는 작품은 없습니다. 다만 특정 장르를 단순히 '좋아한다'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일직선으로 고집하는건 그렇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한 장르만 도전해서 대성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려면 엄청난 노력과 오랜 시간이 수반됩니다.

창작자는 때에 맞춰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하고,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향상심을 지녀야 합니다. 당장은 우연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와 독자의 요구가 맞을 수 있지만, 1년 후에도,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과연 그렇게 계속 될 수 있을까요?

일본 신본격 미스테리 문학의 선두주자였던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가 최근에 쓴 작품 'Another'를 보면 작가의 향상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자리에 안주하고, 스타일에 만족하고 있는 작가라면 결국 과거로 도태되고 언젠가 잊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기성 작가보다 더 도전적이어야 할 작가분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안주하고, '나는 이런 글 밖에 못 쓰니 안 될꺼야' 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스타일도, 장르도, 소재도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가장 자기가 쓰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장르와 소재에 마음껏 도전해보세요. 결과물이 신통치 않더라도, 분명 느끼고 얻어지는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 모두의 건필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