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이자 둘이었던 생명은 온전히 둘이 되었다. 출산을 돕던 여인은 조심스럽게 여린생명을 포대기로 감쌌다.
"사내로군요"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아이을 안은 여인과 똑같은 제복을 입은 여인이 있었다. 처음 봤을때의 빳빳한 소매는 자신에 의해 마구 구겨졌있었다. 그것에 대해 사과하기도 전에 여인은 나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찬방이라서 그런지 물수건에서 유독 많은 김이 올라오며 시야를 뿌옇게 한다. 너무 뿌옇게 변한다.
"그렇게 우시면 마지막을 제대로 보실수 없습니다"
여인은 손을 들 힘도 없는 산모를 대신해서 눈물을 닦아주었다.
"다 됐나"
문 밖에서 중저음이 들려온다. 아주 자연스러운 하대. 잊을래야 잊을수 없는 목소리에 세 여인 모두 반응했다.
"다 되었습니다. 들어오셔도 됩니다"
철문은 어딘가 망가졌는지 돌바닥을 긁는 소리를 냈다. 귓가를 파고드는 소리에도 남자는 눈하나 깜박이지 않았다. 그런 그라도 문소리에 놀란 울음소리에는 얼굴을 찌푸렸다.
"태아는 괜찮으가?"
"예. 태아는 건강합니다"
아기를 달래는 여인을 대신하여 산모의 몸 닦기를 중단한 여인이 대답했다. 여인에게서 산모로 남자의 시선이 옮겨졌다.
"저는 괜찮습니다"
헐떡거리는 호흡소리와 전신에 맺힌 땀방울로 보건대 전혀 괜찮지 않았다. 그런 시선을 눈치 챘는지 여인이 대답했다.
"죄인은 출산을 하여 체력이 많이 떨어졌으나, 당장 목숨이 위급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정도는 알고 있겠지"
산모는 현실을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산모는 남자에게 집중해야 함에도 자꾸 시선이 아기를 향하였다.
"태아을 안아보겠는가?"
"부탁드립니다"
남자가 턱짓을 하자 아기를 안고있던 여인이 산모에게 가까이 갔다. 지금 산모는 아기를 온전히 안을 힘이 없다. 출산이라고 체력을 기르게 해줄만큼 감옥이 만만하지는 않다. 무사히 출산한 건 온전히 그녀의 의지로 가능했다.
"아......"
그렇기에 태아를 만지는 그녀가 더욱 위대해보였다. 태생적 한계로 그는 갖추지 못한 의지.
"......이름은 정했나?"
"그이의 유언이었습니다. 남자아이면 라킨, 여자아이면 레인"
"라킨이라"
생각에 잠기던 남성을 여인이 불렀다.
"서장님,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오차는 없습니다"
"그런가. 뒤처리를 하고 오도록"
"네, 알겠습니다"
서장이 나가고 문이 닫혔다. 그 저편으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이에게 남기고 싶은 유언은 있나?"
"우리 라킨. 불쌍한 우리 라킨은 아무죄도 없습니다. 자유롭게 키우고 싶습니다"
"본래 그대의 죄는 일족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부디 여기서라도 자유롭게"
"감옥에서 자유를 찾다니 그런범죄를 저지른 것만큼이나 어리석군. 어찌 교도관의 아이도 아닌 죄인의 아이가 자유롭게 자라기를 원하느냐"
호통을 치는 서장의 태도에 산모는 미소지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울먹거려서 뭐라고 말하는지 옆에 있는 여인들도 알아듣기 힘들었다. 이미 문 저편에 없는 누군가를 향해 산모는 중얼거리고 또 중얼거렸다.
두시간 뒤 서장과 산모는 다시 마주했다. 국가반역자를 처형하는 자리에서
"교도관의 아이보다야..."
한 죄인의 목이 떨어지는걸 보면서 누군가 중얼거린다.
그렇게 그 날. 서장의 아이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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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힘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