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별 생각없이 친구랑 놀고 있었습니다.

고기집에 들어가서 싼 걸로 먹고 있었는데

어떤 커플이 옆에 있더군요

남자 분이 여자분의 이름을 부르던데 여자 쪽이 일본 분이 더군요

남자친구가 쌈을 싸주는데 오이시 하면서 맛있게 먹더군요

친구는 옆에는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저 여자 왜 저렇게 오버하냐면서 낄낄대다가 화장실로 갔습니다

저는 커플 분에게 어떻게 사귀게 되었냐고 넌지시 물었습니다

두 사람은 대학생인데 일본 분이 유학을 왔는데 친해졌다고 했습니다

여자분의 반응이 너무 극살스럽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남자분이 말하셨습니다

"물론 남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 네가 내 동생같아서 하는 말인데 형 이야기 한 번 들어볼래? 전에 형이 나랑 똑같은 한국 사람이랑 연애를 했는데 그 때는 데이트 비용도 내가 거의 다 내고 선물은 무조건 비싼 거를 달라는 데다가 뭘 해주는 걸 당연하게 여기더라, 그런데 네가 지금 극살스럽다고 한 누나 있지? 물론 나도 처음에는 오버스럽다고 생각했어, 근데 내가 잘해주면 정말 고맙다고 하고 먹여주면 맜있다고 하고,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더라."

라고 하셨습니다.

사랑을 하면 콩깍지가 씌인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남자나 여자를 떠나서 내가 무언가를 해주면 고마워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나 호감 가지 않을까요?

끝으로 저는 살면서 연애는 한 번도 안했지만 저런 말만 들으면 무서워 집니다

내 여자친구도 저렇게 돈만 내놓으라는 식이면 어쩌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