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시선=윤리적 양심으로 동치하는 것을 전제한 뒤에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미성년자가 야겜 하는 게 솔직히 대수인가요... 우리 중에 야한 거 안 본 사람이 어딨다고. 피장파장의 오류가 아니고, 정말로 미성년자가 야한 매체를 본 것을 도덕적/사회적 기준으로 꾸짖는 게 정당한지에 대한 의심을 먼저 검토해봐야 합니다. 어쩌면 '미성년자가 야한 거 보는 거 나쁜 거임!'이라는 하나의 보편논리가 헤게모니에 의해서 조작되고 지배되어온 불합리한 규범적 강요일 수 있어요. 만일 이 논의를 끝까지 자신의 논점대로 밀고 나가고 싶으시다면 우선 '야한 것을 보는 것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확실하고 설득력 있는 체계적 기준을 제시해주세요. 그런 조건이 달성되지 않는다면 이 논의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침묵과 진배없는 물음'이 될 뿐입니다.

덧붙여 저의 이 견해는 그 작가가 성인향 저작물의 창작자가 아니라는 정보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즉, 저에 한해서는 그 작가는 어떤 명백한 윤리적 검열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지요."

  딱히 논쟁 야기나 저를 향한 관심의 환기를 위해서 올리는 글은 아니고, '성인물 감상과 윤리적 문제의 관계'에 대해 저의 의견을 1차 글을 작성하셨던 익명 분께 '확고하게' 피력하고 싶어서 게시판의 공간을 빌어서 쓰는 글입니다. 덤으로 제3자 분들도 그러한 암묵적으로 약속된 제도권 규범에 대해 한번쯤은 틀에서 벗어난 눈으로 인식해보셨으면 하구요. 물론 아까 댓글란을 보니 다들 제도권 규범에 대체로 회의하는 감정적 맥락이긴 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