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두대 위에서
--노블엔진 팝 편집장 칼럼
마지막까지 사고로 우리를 가슴 졸이게 한 반시연 작가의 신작 <흐리거나 비 아니면 호우(흐리호우)>가 드디어 다음주초 출간됩니다.
반 작가님과는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라는 작품으로 저와 인연을 맺어서... 지금도 악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사실 그 악연을 다시 이은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접니다.
예, 바로 저군요.
이런!!!
2년 넘게 두문불출이던 작가님이 어느 날 다시 블로그를 여셨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날 이렇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반 작가님의 글을 본 한 명의 편집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독자로서
노블엔진이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나 반 작가님 글을 보고 싶네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계시니,
좋은 작품으로 많은 독자분들과 만나시길 고대하겠습니다.”
좋은 편집자는 지옥에 가서라도 좋은 글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게 제 신념이라....(담엔 지옥에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여튼, 너죽어라는 작품을 보면서 저는 반 작가님이 영원히 글을 쓸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분이 글을 안 쓰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글을 접고 있던 작가님께 저런 메일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으로부터 답이 날아왔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서 몸을 추스르고 있다”고, “언제든 연락하셔도 된다”고.
악마의 유혹 같은 한 마디에 얼마 뒤 저는 반 작가님에게 연락을 드리게 됩니다.
예, 악마의 유혹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반 작가님이 초콜릿처럼 달콤쌉싸름한 글과 기획서를 보내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흐리호우입니다.
기획서를 보자마자,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기획서의 타깃 대상을 보는 순간 빵 터졌습니다.
타깃층: 얼마 남지 않은 반시연 팬, 반시연 안티, 라이트 노벨 독자, 추리물 애호가, 복잡한 걸 싫어하며 출퇴근길에 가볍게 읽을 소설을 찾는 일반인 독자들.
글도 글이지만, 반시연 팬과 안티팬까지 다 아우를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었으니까요.
초고 일부도 읽어보았습니다. 그 자신감을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그게 지난해 11월 초의 일입니다.
그래서 일사천리로 진행했습니다.
원고를 진행시키고, 그 외 표지 및 프로모션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나하나 잡아갔습니다.
그런 다음 원고가 입고되자마자 출간일을 정하고 그 외 프로모션도 확인하고...
그 와중에 사장님께 좀 특이한 프로모션을 제안했습니다.
말하자면... 영화의 한 장면을 잡아서 영화포스터를 만드는 것처럼 소설의 한 장면을 잡아서 책 포스터를 만들어보자고.
뭐 당연히 사장님께서 “이런 또라이 편집장!!!”이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오우, 좋은 아이디어네” 라고 하셔서 곧바로 섭외에 돌입!
모델도 구하고(정말 여주인공 비이의 이미지와 딱 맞는 모델을 찾았습니다^^), 사진을 찍을 사진작가도 섭외하고....(사진작가는 국제그랑프리에서 상도 받았고, 주로 영화스틸사진을 찍는 김설우 작가입니다. 김 작가는 영화스틸뿐만 아니라 독립영화감독이기도 합니다.)
지난주 홍대에서 촬영도 다 끝냈고 지금은 포스터 작업 완료해서 곧 전국 서점 및 홍대와 인천의 맛집에 뿌릴 예정입니다. 물론 주초에 온라인 상에도 올릴 계획입니다.
그 외 교보문고 14개 지점에서 매대를 사서 대대적인 홍보도 할 계획입니다.
이런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만...
만약 실패하면??
저는 망합니다. 완전 망합니다. 작가님은 저를 원망하게 될 겁니다. 어쩌면 저희 회사에 불을 지를지도 몰라요. 아니 저를 너무 미워해서 제 책상 위에 있는 애니메이션 기획 관련 자료들만 골라서 태우실지도....
그러니 흐리호우 정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흐리호우, 정말 재미있는 책입니다. 일상미스터리로 영화화나 드라마화가 가능한 컨텐츠라 생각합니다. 미디어웍스문고에서 비블리아 고서당이 킬러타이틀이라면, 저희 노블엔진 팝에서는 흐리호우가 킬러타이틀이 되길 원합니다. 안되면.... 저에겐 보르자 작가님이 계시니 두렵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반시연 작가님의 주먹이 두렵긴 합니다. 하하하....(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녀~~~)
여튼, 노블엔진과 노블엔진 팝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아니 저를 아는 모든 독자 여러분.
흐리호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만약 흐리호우가 10만부 넘으면 작가님과 저의 배틀을 보실 수 있는 특설무대를 만들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 작가님과 저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모조리 까는 특별한 북콘서트를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쓴 글은 그동안 작가님과 저 사이에 일어난 일의 반의 반도 얘기 안 한 거 같습니다.
자, 재미있지 않겠습니까?(뭐 작가님이 반대하면 안 하고요^^)
여튼... 흐리호우, 많이 읽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반 작가님이 더 재밌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세요.
독자들의 의무는 바로 그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음주초(25일) 전후해서, 여러분께 출발합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