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라이트 노벨 비평가 모임 http://cafe.naver.com/novelgourmet/ 아마추어 작가, 비평가 환영.

제 평에는 스포일러가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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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문

1,2권을 그렇게 혹평하고도 3권을 사버렸네요. 심지어 드라마 cd까지 붙어있는 걸로. 다시 말하지만 용마무우의 안티팬이거나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게 아닙니다.

사실, 정말 살 생각 없었는데 지인이 '3권은 좀 괜찮음 ㅇㅇ' 해서 사버렸습니다. 지인이 약을 판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저도 이걸 왜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이유를 붙이자면 2권과 3권은 내용이 이어지는데 2권 하나만으로 평가하기 좀 뭐해서?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이 소설의 끝을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완결 날 때까지 꾸준히 사겠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평을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2. 개괄적인 평가

나아졌네요. 나아진거죠. 이 정도면. 2권의 베로니카 영역이 망가진 것 같은 구성에 비하자면 3권의 구조는 그나마 브로카 영역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엄청 대단한 겁니다. 갈수록 엄청나게 진보하고 있어요.

뭐 그래도 장애가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2권이라고 브로카 영역이 멀쩡했던 건 아니었잖아요. 어라? 그러고 보니 1권에서는 상당히 글이 깔끔한 편이었는데 2권부터 약간 요상해진 것 같기도. 이유를 모르겠군요.

3권을 절망적으로 만드는 건 구성이 아니라 전개에요. 한국형 라이트 노벨의 신영역을 자기가 개척하고 싶은지 한국형 막장 드라마적 요소를 가득 넣었어요. 하지만 전개 하나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다. 설정, 인물, 문체, 상황 등등이 전부 병맛이에요. 그렇지만, 또 묘한 게 권 끝마다 붙어있는 외전의 퀄리티는 딱히 나쁘지 않다는 거죠? 완전히 답이 없는 작가가 아닌데 왜 이런 식으로 글이 나오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3. 스토리, 그리고 스토리의 전개

-캐릭터 중심의 전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이상해요. 캐릭터성으로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것 같은데 참 신기하게도 이야기를 진행시킬수록 캐릭터를 망치고 있습니다. 이미 주인공은 구제할 방법이 없는 사이코패스겸 정신병자고요. 심지어 3권에서 사이코패스라는 인증을 제대로 받은 것 같습니다. 용사와 여동생은 미치광이고, 티나와 마왕은 그저 있기에 존재하는 녀석들이고요. 유일한 정상인이자 몰입할 수 있는 인물은 책임감 넘치고, 귀족집안에서 태어난 엘리트지만 오만하지 않으며, 실력 또한 출중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굇수들 사이에서 치이고 괴롭힘받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긍지높은 인류 서열 2위 파이터! 스팅 맥스 테드 하나뿐입니다. 엔하위키 '나만 정상인' 항목에 추가시키고 싶습니다. 작가는 개그 캐릭터로 스팅을 넣은 것 같은데 솔직히 보는 입장에서 '하하하 스팅이 또 당했어! 하하 바보같은 녀석' 이런 느낌이 아니라. '스팅! 너는 떨거지가 아니야! 누구보다 올곧은 전사다! 용사같은 썅년한테 지지마! 제발!' 같은 느낌이라고요? 이 소설에서 스팅은 분명 조연이고 주역은 용사, 마왕, 주인공 이 셋인데 저 셋에겐 일절의 공감도 느끼지 못하고 개그 캐릭터 겸 전투력 측정기인 스팅에게만 몰입이 된단 말입니다.

이 구도로 봐서는 지금으로썬 사실상 도움이 되지 않는 스팅이 동료를 지키기 위해서 멋지게 희생하거나(아마 티나를 지키기 위해) 파워업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주인공들을 멋있게 구해주는 역 하나를 맡게 될 것 같은데. 어느 쪽이든 주인공 일행이 쓰레기로 보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후에도 스팅이 크게 활약하는 장면이 없다? 그러면 작가가 쓰레기로 보일 것 같습니다. 스팅이라는 캐릭터를 망치는 거예요.

-목적의식 부재-

이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이거에요. 목적이 없어요! 용마무우는 배틀물입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그냥 가볍게 싸우는 요소가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싸움의 원인과 과정 결과가 이야기의 갈등 전부라는 거죠. 이런 배틀물의 경우, 아니 설령 배틀물이 아니더라도 주인공과 악역들이 싸워가면서 얻고 싶어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초반에 딱 제시되는 거죠. '난 해적왕이 되겠어!' '난 호카게가 되겠어!' '나만의 풀코스를 만들어 최고로 맛있는 식사를 할테다!' 같은 거 말입니다. 아니면 능동적인 목적이 없더라도 '호로에게 습격받는 인간들을 위해서 사신대행 업무를 맡겠어-잡혀간 루키아를 구하러 가겠어-이 모든 음모를 꾸민 흑막을 박살내버릴테다' 같은 식으로라도 점진적일지라도, 그저 일시적인 위협일지라도 눈에 보이는 목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커다란 목적 내지 점점 커지는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들은 작은 사건을 차례차례 해결하는 거죠.

그런데, 벌써 3권이나 됐지만 주인공, 용사, 마왕의 목적이 전혀 보이지가 않아요! 1권에선 목적이 확실했습니다. 마왕은 인간과 평화협정을 맺는다는 거였고, 주인공은 그런 마왕을 지키는 거고, 용사는 마왕을 죽이고 인간의 세계를 안전하게 만드는 거죠.

그렇지만 그 목적들은 1권에서 전부 완성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2권에서는 좀 더 웅장하고 큰, 새로운 목표가 제시됐어야해요. 아니면 마왕을 노리는 새로운 적이 등장하던가요. 그런데 없습니다. 2권과, 이어지는 3권에서는 그냥 '던젼이나 털고 몹이나 잡아야징' 정도로 끝났어요. 1권의 큰 목적에 비해서 2권에서 하는 일은 '후일담' 같은 거나 다름없는 겁니다. '마왕을 잡았으니 이제 기타등등 잔존세력들을 처리해야지.'는 2권의 이야기로 전혀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건 완결권의 에필로그에서 '아직도 할 일이 남았어 친구들. 우리들의 모험은 계속된다!' 같은 느낌으로 쓰는 거예요. 물론 1권이 사실상 용사마왕물의 끝이나 다름 없었긴 했지만 그렇다고 2권을 후일담으로 내면 어떡합니까?

자. 주인공과 그 동료들이 수동적이고 귀찮고 스케일 작은 일을 처리하게 됐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다가올 음모에 대한 큰 떡밥이라도 던졌어야겠죠. 물론, 떡밥은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방법 중에서도 가장 형편없는 방법으로 떡밥을 뿌려버렸어요. 대충 요약하자면, 이런 겁니다.

주인공의 할아버지: 후후후 나는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어.

황제: 그래 맞아. 우리들은 정말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지.

황부인: 정답이야. 우리의 음모를 아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겠지.

주인공: 크흑! 뭐지! 정체불명의 기억이 흘러들어온다! 으헉! 기억 상실도 일어난다! 으억! 숨겨진 힘이 개방된다! 으억!

주인공의 할아버지: 다시 말하지만 우리들은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어…….

뭐냐고요오오오오오 젠장하아아아아알!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그 음모가 뭔지 대충이라도 설명해야할 것 아닙니까! 예. 알아요. 아마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엄청나게 큰 음모겠죠. 그러니까 가능한 살살 풀고 싶을 거고. 하지만 스포일러를 하라는 게 아닙니다.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은 많아요.

예를 들자면 간접적인 암시를 하는 멋있는 구호. '이 모든 것은 우리들의 왕을 위하여' 아니면, 음모가 성공했을 경우 일어날 결과 제시. '성공하는 그 날, 인간의 세계는 붕괴한다!' 같은 느낌으로 이게 대충 뭔지, 무슨 느낌인지, 뭐라도 설명해야할 것 아닙니까! 이들이 꾸미는 음모가 막 황제랑 전직 용사랑 신이랑 끼어서 엄청 대단한 일인 건 알겠는데 그 대단한 걸 느낄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설명이라도 해야죠. 특히 이들이 음모를 꾸미는 것으로 모든 흑막이 끝나고, 다른 중대한 스토리가 전혀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엄청나게 마이너스입니다.

큰 떡밥이니 가능한 천천히 풀고 싶다는 마음은 알겠는데, 용마무우는 되게 두꺼운 편이라 1~3권이 보통 라이트 노벨 5권 정도랑 거의 맞먹는 수준이에요. 한마디로 보통 라이트 노벨의 5권동안이나 메아리 없는 고함을 치고 있다는 겁니다. 이야기 진행이 더럽게 느릴 뿐더러 흥미유발에도 실패했어요. 애들이 너무 강하다보니 위기감도 없고 4권의 악역으로 보이는 쾌속의 검 다드가 찌질이 인증을 했거든요.

4. 구성

구성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 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일단 위에서 말한 대로 글의 전체적인 이야기 배분이 심히 잘못됐고요. 역시 별 중요하지도 않은 사건은 흐름따위 생각하지 않고 끼워넣어져 있습니다. 작가님. 작가님 머릿속에서는 모든 사건과 인물이 정리되어 있고 시간대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을지라도 독자는 모릅니다. 그걸 재밌는 순서대로 푸는 게 작가의 능력인 거고요.

게다가 정말 욕나오게 하는 건 외전입니다. 한 권마다 에필로그 후 외전을 하나씩 끼워넣는데 이거 그냥 빼서 '용사의 과거 권' 같은 걸로 따로 빼두면 안 됩니까? 이야기가 이어지는 2,3권 합쳐서 2권을 만들고, 3권은 외전 권으로 만들었으면 깔끔했을텐데. 거기에 더해서 2,3권의 무의미한 사건을 정리하면 더 좋고요. 그렇지만 이 외전이 정말로 짜증나는 이유 중 하나는 보면 외전의 퀄리티가 본편보다 훌륭하기 때문에 그래요. 형편없는 게 아니에요. 외전은 정말로 괜찮은 편입니다. 이야기가 딱 하나밖에 없고, 하고 싶은 것이 보이며 끝을 맺을 때 확실하게 끝나죠. 본편은 안 그래요. 외전 쓰는 걸 보면 이야기랑 캐릭터를 못 짜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본편은 당장 쉬어버리기 일보직전입니다.

5. 분위기

-개그-

제 마음 속 랭킹에서 한국 작가 중 가장 일상파트랑 개그를 재밌게 못 쓰는 작가는 최지인이었는데, 바뀌었네요. 맑은 날 오후로. 이 작품의 개그는 답이 없어요. 온갖 쓰레기 러브코미디들 많고, 그중에서도 못 웃기기로는 군계일학이었던 '이것은 좀비입니까?' 도 이것보다는 더 웃겼어요. 심지어 이거좀비가 더 설정이나 전개면으로 깔끔해! 그 단추 드립 정말 스스로 재밌다고 생각해서 넣는 겁니까? 그건 처음부터 재미없었고 벌써 3권째 드립이 연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썩어버린 사골을 구정물로 우려내는 것 같아요. 근데 그걸 독자들에게 퍼먹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용사에게 퍼먹여서 용사의 캐릭터성을 속좁은 개썅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최지인 작가처럼 진지한 거라도 잘 쓰냐면, 그건 또 아니죠.

-진지함-

악역의 위엄이 없어요. 으어어 거리는 괴수 내지 '히히히 세상은 똥이야 히히히' 하는 미치광이. 아니면 어투에서 찌질함이 절로 나오는 쾌속의 검 다드처럼 전부 병신들입니다. 전부 주인공과 용사의 엄청난 재능빨 겸 템빨 앞에 무너질 예정이죠. 주인공과 용사에게 정의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를 해결하는 과정은 쓸데없이 잔인하고, 이야기는 잔혹합니다. 그리고 위의 개그를 섞어가면서 분위기를 통일시키지 못하고 이야기가 오락가락해요. 아예 블랙 코미디 쪽인 것도 아니고, 아니면 비현실적인 유쾌한 모험인 것도 아니고. 이렇게 진지함과 가벼운 부분의 낙차가 심각한 작품이 하나 있었죠. 세계 제일의 여동생님이라고 하는 게 말입니다. 적어도 그건 화끈하기라도 했지 이건 밍밍하고 더러워요.(물론 전체적으로 따지면 용마무우가 훨 재밌지만, 세제여보다 재밌다는 게 칭찬인가요)

6. 인물

-주인공-

사이코패스, 헷가닥 돌면 가족도 못 알아봄, 위선자, 살인마, 분노조절 장애, PTSD, 우유부단, 허세, 방심왕, 팔랑귀, 혈통빨, 템빨, 그리고 또 뭐가 있나…….

이게 정말 주인공이 맞나? 싶을 정도로 면모 하나하나가 인간 쓰레기입니다. 심지어 다 적은 것도 아닌 것 같아요. 모든 방면으로 가지가지 미쳐서 권이 거듭될수록 새로운 면모가 나올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있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주인공이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같아요. 그렇지만 또 다른 주역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전부 조연 같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주인공이 엄청 강하다고 나오는데 그리 강한 것처럼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개성도 없다는 걸까요. 라이트 노벨 주인공 중에서도 좀 과하게 미쳤다는 건 엄청난 개성이지만, 배틀물이라면 있어야 하는 필살기 같은 게 없잖아요. 그냥 되게 마법 잘 쓰고 검 잘 다루는 녀석인거지. 뭔가 숨겨진 능력이 있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손오공의 에네르기파! 루피의 고무고무! 나루토의 나선환! 토리코의 대못펀치! 같은 간판 기술이 없고 그냥 적당히 싸우다가 힘 딸리면 잠재력 끄집어내서 와장창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여동생의 기믹이 주인공한테 있었으면 더 볼만했을텐데.

-용사-

썅년. 개썅년. 이건 작가가 노린 걸 겁니다. 그렇지 않은 이상 이렇게 만들리가 없어요. 농담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용사를 어떻게 하기 위해서 이렇게 푸대접하나 싶을 정도입니다. 3권에서는 불효자 속성까지 손에 넣었어요.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이고 폭력적이고 역시 혈통빨 재능빨 그리고 마왕군이건 뭐건 지체높은 가문이면 그냥 떠받드는 그런 ♡같은 기질까지. 뭐 이건 용마무우의 희망 스팅도 마찬가지죠? 그런 점에서 이걸 일부러 넣은 건지, 아니면 실수로 넣은 건지 모르겠네요. 주인공의 정체를 알고 반대하는 강경파적 인물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용사의 정말 웃긴 점은 분명 작중 최강자 내지는 최강의 자질을 지니고 있는데 활약이 적다는 겁니다. 아니, 비중이 적어. 얘도 전투력 측정기로 점점 변하고 있어요. 심지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강해지기까지 하니 환상적인 전투력 측정기네요.

-마왕-

마왕의 존재 이유가 뭐죠? 사실 론을 따라다니는 이유도 모르겠어요. 피보호자 포지션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어마금의 인덱스도 2권까지는 제대로 존재 이유가 있었는데 마왕의 존재 이유는 이미 2권 시점에서 완전히 사라진 상태입니다. 3권이라고 무의미함이 없어지는 건 아니고요. 심지어 1권에서도 거의 의미 없었죠. 그보다, 마왕군과 몬스터들의 입지도 불분명하고 뭐 멘탈을 케어해주는 것도 아니고 아니면 따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분명 떡밥이 있는 것 같은데 다시 말하지만 떡밥은 적당히 풀어야 하는 거지 그냥 언급만 한 다음 꽁꽁 감춰두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 3권에서 마왕이 뭘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납니다. 파르페를 먹었나? 맥거핀...... 인 것 같지도 않고. 4권에서도 마왕의 존재감이 없으면 그냥 이 작품의 제목에서 마왕은 빼도 좋겠군요.

-여동생-

용사+주인공 같은 미치광이. 하지만 가공할 장점이 하나 있는데 이 친구는 어떻게 싸우는지 아주 확실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싸움의 개성이 확실하다는 거죠. 다만 이미 망가져가던 이 소설의 파워밸런스를 정말 화끈하게 박살내버렸다는 점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내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었던 세력에서 그냥 연적 포지션을 맡은 동료로 변한 것도 좀 그렇군요.

-스팅 맥스 테드-

용마무우의 희망. 이 광기의 세계에서 홀로 고고히 빛나는 황금의 정신을 지닌 남자가 있는데. 그게 바로 이 남자. 인류 서열 2위 파이터 스팅 맥스 테드입니다. 언젠가는 주인공과 용사를 페이크 주인공으로 만들고 홀로 무쌍할 날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라는 건 심하게 약을 판 거고……. 3권에서는 정말 뜬금없이 연애노선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망캐중의 망캐인 티나랑요. 그 여자랑 이어지면 불행해질 것 같은데. 그럼 이 스팅은 연애 플래그가 생기지도 않을 용사한테 사회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문당하고 있는 거네요. 주인공한테는 별 인정도 못 받고 있고 서포팅과 포탈이라도 여는 티나에 비하자면 딜도 탱도 안 되는 뚜벅이고…….

-티나-

다른 캐릭터들은 그래도 캐릭터성이 있습니다. 잘 활용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수많은 캐릭터성이 존재하는 티나는 그 중에서 가장 병풍입니다. 스팅은 딜탱인데 딜도 탱도 안 된다면 얜 딜러인데 딜이 안 돼요. 그나마 포탈 여는 걸로 먹고살죠. 용사가 그 입지도 뺐어갔지만.

7. 총평

그래서, 운명을 바꾸는 용기는 언제 나와요? 지금 얘네들은 잡몹들 양학하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인 엘리트 코스를 아주 충실하게 밟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그겁니다. 이야기에 흥미가 안 생긴다. 재미가 없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이 라이트 노벨에서 있을 법한 평범한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희대의 미치광이들이에요. 아예 미치광이들로 가득한 광기와 어두움, 블랙 코미디적의 노선으로 갔다면 호평했을텐데 어중간하게 라이트함을 표방해서 정말 심각하게 망가졌습니다.

원인은 이전부터 지적했던 작가의 과도한 기획인 것 같아요. 모든 인물이 이미 작가 머릿속에서는 완성되어있거나 아니면 어떻게 완성될지 정해놨는데, 그걸 풀어나가는 능력이 심히 모자란 거죠. 소설이라는 매체가 어떤 건지 더 이해해 줬으면 합니다.

이번 권은 1,2권에 비하면 나은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불합격. 재미없었다 이상의 평가는 내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아직도 프롤로그에요. 벌써 3권째인데 말이에요. 심지어 4권의 악역으로 보이는 다드는 되게 찌질해보여서 진짜 일절의 기대도 안 됩니다. 용마무우는 어떤 식으로 끝을 맺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