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대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냥 엑기스 리뷰에요.

* 유테르의 한 줄 평 : 해한가때 깠던 헤살 쓴 이는 당장 작가님한테 절을 합니다.

유테르의 한 줄 평은 어디까지나 유테르 주관의 집합체입니다.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마.
* 이 헤살은 한 야매블로거의 되도않는 후기를 간결하게 압축한 것입니다.

* 일코질하는 숨덕의 헤살(=리뷰, 스포일러)라 덕요소가 소소하게는 개뿔이고 왕창 들어가 있습니다.

한 줄 평 대로, 절 한번 꾸벅 하고 쓰는 <나를 노예로 삼아주세요> 1권 헤살 되겠습니다. 네. 농담 아니고 진짜니까 믿으세요 여러분. 제가 이런 말을 쓰는 이유는 한 때 제가 네이버 블로그 본점에서 살았을 시, 폭풍같이 <해한가>를 깠던 과거에 기인합니다. 지금도 해한가의 엔딩에 대해선 뭐!! 뭐 어쩌라는겨!! 으앙!!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니까 그냥 별개로 칩시다.

어쨌든 나노예입니다. 제목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표지에 논란이 있었던 <기브 업!>이 있다면, 텍스트로는 이 작품이 TOP를 찍을 것 같습니다. 실은 그래서 살까말까 고민 좀 하긴 했지만, 읽고 나니 고민이 사라졌습니다. <리벤지X레이디>도 재미있단 평이 있는데 그거까진 차마 못사겠습니다. 못 산게 더 있거든요. 내 지갑!! OTL

소설 얘기 해보죠. 크흠. 정말 단편적으로 이 책의 스토리를 축약해보자면, 그 누구도 호구임을 부정하지 않는 주인공과, 변태 스토커 버들, 호구인 주인공의 소꿉친구란 이유로 몰래 등쳐먹는 솔, 재벌 2세 예인의 성장기... 일 겁니다. 제가 보기엔 그래요. 버들이 성장을 했는지 안했는지가 좀 애매하긴 하지만, 버들 뺀다 해도 셋은 확실하게 성장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호구인 우리의 주인공은요. 사랑에 눈이 멀어서 이게 옳은건지 뭔지 구별도 못하는 놈이죠. 편집장님이, 그리고 담당 일러스트레이터셨던 AnZ님이 서로 버들이는 본인들 이상형이라고 하셨는데, 버들이는 제 겁니다. 흥. 안줄테다.

소설 얘기를 하면서 동시에 캐릭터들 얘기로. 소개문만 보고 판단하자면 버들이라는 캐릭터는 히로인이자 엄청난 변태입니다. 독설가이기도 하구요. "미친 사람 머릿 속 ~ 중일 거다"는 주인공의 평가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집니다만, 뭐 어쨌든 한 사람 입장에서 그런 느낌이 든다는 것 자체가 이 사람의 인간성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소개문만 가지고 버들을 평가하는 것은 버들이란 캐릭터에 있어서 커다란 실례입니다. 아니 변태이면서 독설가인건 맞긴 한데, 아무 생각없이 그러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죠. 독설가지만 확실할 정도로 현실을 캐치해내며, 변태긴 하지만 아무한테나 변태짓을 하는 건 아닙니다. 결국 우리의 주인공은 그 독설과 변태짓을 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참으로 불쌍한 것은 맞긴 한데, 어떤 의미로 이것 또한 버들 나름대로 사랑의 표현이다라고 할 수 있겠죠.하지만 변태인건 변하지 않습니다. 저도 여기까지 쓰다가 이건 변태짓 옹호인가 했는데 전 옹호 안해요. 애초에 가택무단침입이 용인이 됩니까!(...)

그리고 히로인이 이렇게나 까고까고 연필깎이, 혹은 모두까끼 취급하는 주인공은 호구 맞습니다. 위에서도 썼지만, 그리고 버들의 표현으로 호구이긴 하지만. 천성적으로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쁜 쪽으로의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녀석이죠. 하지만 이렇게 착해빠져선 호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주인공에겐 필요해요. 그리고 버들의 직격탄은 늘, 아니 자주 주인공에게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일종의 어드바이저, 다우징머신 같은 히로인이죠. 변태짓만 안한다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남자가 터치하면 교복을 갈아버릴까 할 정도로, 집에 방이 20개가 넘을 정도로 이쪽도 꽤 부잡니다. 부자 좋네요. 근데 그 부자란 점이 버들과 예인으로 인해 그냥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는게 문제. 일단 버들은 고등학생이면서 차 막 몰아, 술 마셔, 바바리우먼 행세(....)도 해. 히로인이 너무 강력해서 주인공이 묻혔습니다만 어차피 주인공 넌 묻히라고 있는 존재겠지(....)

주인공의 소꿉친구이자 현재 주인공을 등쳐먹고, 남자친구가 있는 솔은 흔히 그려지는 남자로 등쳐먹는 여자입니다. 여자가 보기에도 썩 좋은 설정은 아니죠. 그녀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후에 풀린다고는 하지만, 그 행위 자체를 정당방위로 용서해주기는 좀 그런 것 같습니다. 엔딩에서 자신이 정당한 방법으로 돌아오는 길을 택한다고 해도. 주인공은 나름대로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주인공의 호구역사가 그녀 하나로 돋보이는군요.

솔의 남자친구 예인은 재벌 2세. 엄청나게 큰 비중이라던가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일단 솔이 자신에게 왜 접근하고 사귀자고 한 건지 잘 알고 있고, 버들이의 배 다른 형제(개월상 동갑이나 태어난 것이 빨라서 예인쪽이 오빠), 하지만 버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솔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소설 내에서 예인이 호감도가 제일 높은건 주인공인데.... 이거 무슨 마성의 남자인가요. 무섭기까지 합니다. 엔딩에서 솔을 도와주는 그 범위도 재벌집 수준이라 대략 정신이 멍해지죠.

등장인물도 꽤 단순하게 네 사람이지만, 이 소설 내의 시간은 굉장히 짧습니다. 한 권이긴 해도, 주 사건이 진행되는 시간은 하루가 채 안됩니다. 대략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로 나눈다면 전개~절정이 그 하루가 채 안되는 사이에 이루어지죠. 이런 짧은 전개는 소설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짧은 시간이 책의 전반을 차지하는 점이 좋은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비현실적인 소재와 비현실적인 히로인 등등이 저 완벽한 별 점을 반 깎긴 했지만. (친구 왈, 아무리 봐도 남자가 쓴 거 다 티나네.) 뭐, 지금 시장이 남성향이 대세인 라이트노벨이니 이런 아쉬움은 어쩔 수 없죠. 아쉬움을 묻어둔다면, 별 다섯 개가 맞는 작품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일단 주인공부터가.... 부자인게... 아니꼬왔다는게 사실이에요! 그래요! 그렇다구요!! (도망)

속의 커버는 이게 표지였다면 이건 제목이고 표지고 전부 위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표지였습니다. 아마도 버들이라면 "좋은 생각이군요. 그렇게 내 발이나 보면서 거기 발정하고 있어요."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1권이라고 찍혀 있으니 2권이 나오겠죠. 2권을 기대하게 하는 7월의 신작, 나를 노예로 삼아주세요 헤살을 마칩니다. 2권에서 뵙죠!

티스토리 원작 글 내의 별점 4.5/5, 원 주소 : http://yuther.tistory.com/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