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좀 더 늦장부리면서 리뷰를 쓸까도 해봤지만, 늦장부려봤자 좋을 것도 없으니까 리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 책은, 여성중심의 세계관,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덕후들의(....) 지갑을 털기 위해서 작정하고 만든 소드걸스라는 TCG 게임을 기반으로 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그걸 증명하듯, 첫번째 사이드는 여캐들의 이야기였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흔히들 말하는 '미소녀 동물원, or 백합 하악하악!' 이라는 장르는 상당히 싫어하는 편이길래, 다크사이드라고 하면서 남캐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이 시리즈를 신청했습니다.

그럼 서론은 여기까지만 하고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볼까요.

1.캐릭터

-라이트 노벨에서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를 꼽자면 두말할 것도 없이 캐릭터죠. 캐릭터의 중요성은, I로 시작하는 모 일본 라이트노벨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드걸스 다크라는 소설은 개인적으론 그리 신선하거나 멋진 캐릭터성을 지녔다곤 말하긴 힘들겠네요.

우선 이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인 네베스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굴려지고, 굴려지면서, 굴림당하는게 아이덴티티이자 절망으로 빠트리는게 이야기의 전개요소라고 생각될 정도의 비극 캐릭터죠. 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속 비극이 제법 진부한 레벨의 스토리선이라는 겁니다.

고아원 출신, 형제들과 같이 살다가 납치, 특수기관에 의한 개조, 버림패로 사용되고 그 후에 비극을 거쳐 복수귀로 변한다.

복수귀로 변하게 된 계기라던지, 무차별적인 복수가 아니라 자신이 처한 현실적 한계를 자각하면서 그 한계가 오기 전 자신에게 있어서 최대, 최고효율의 복수를 노리는 주인공이라는 점이 아었면 진부한 타입의 캐릭터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오히려 서브캐릭터인 여캐, 루티카나 제이나,아이나 등, 퍼시피카 같은 캐릭터들이 보다 더 선명한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던것 같더군요. 어떻게 보면 분량이 적어서 이야기의 진행중에 진부함이나 패턴성이 덜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요.

2.배경

-1권이니 만큼 이야기의 배경, 세계관, 상황 등이 제시되고, 얼마나 매력적으로 풀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다크사이드의 배경제시는 제법 잘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이나라는 캐릭터를 이용해서 크룩스 교국을, 퍼시피카를 이용해서 다크로어라는 흑막에 대한 제시를, 아이니를 통해 앞으로 등장할 적에 관한 떡밥을, 그리고 복수자이면서 비극의 주인공인 네베스를 이용한 자연스런 상황전개를.

캐릭터를 이용해서 각자가 속한 상황과 배경, 앞으로의 전개를 어색한 점 적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3.스토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국면인 스토리.

일단 뭐니뭐니 해도 이 이야기의 중심은 '실험에 의해 폐기처분되고, 죽기 일보 직전인 네베스의 복수기'라고 할 수 있죠.

우선 상당히 인상깊었던 것이 네베스가 '교국놈들은 싸그리 다 죽여주겠어!'라고 하는게 아니라 '시간이 없으니 다른 놈들 죽이는데 힘쓰지 말고 원수만 족치자'라면서 지극히 냉정하다못해 경제적인! 복수방식을 택했다는 점입니다!

원수를 미워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주변인물, 혹은 집단마저 복수의 대상으로 삼고 자기를 태워가며 복수를 하는 통상 복수귀와는다르게 네베스씨는 오로지 복수를 위한 수단으로서 테러리즘(!)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지극히 경제적이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싸우려고 합니다. 우와, 나 짱쎄!!! 내 안에 잠들어있는 어둠이 울부짖었다!! 같은게 아니라 기습, 암살, 저격, 폭발! 등등 모 정의의 아군같은 방식으로!

물론 중간에 격투전이나 마법전 등이 없는건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어딘가의 정의의 아군씨 같은 방식으로 싸워나가는 전투장면이 상당히 볼만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소 진부한 편이긴 하지만 네베스가 마주한 비극과, 마주했던 비극 역시 납득이 가는 정도의 이야깁니다. 최근 소설에서 의외로 '납득이 가는 전개'가 적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건 상당히 높은 포인트죠.

다만 스토리 전개상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루티카와 네베스의 관계나 흐름이 뭔가 상당히 뜬금없다는 정도일까요? 그리고 몇몇 캐릭터들은 오히려 이야기의 집중을 방해하는데도 캐릭터성이나 존재감자체는 강한 것들도 있었고, 중간에 삽입된 막간의 경우에는 네베스의 과거를 한발 한발 다가가게 해준다는 구조였겠지만 오히려 막간삽입하는 방식이라 몇 챕터쯤 가다보면 오히려 다 예측이 되는 바람에 긴장감을 떨어지게 만든다는 아쉬운 점이 있었군요.

-총평

하지만 뭐 지적하자고 마음먹으면 요소가 안나오는 소설이 없죠. 저는 이 라이트노벨이 상당히 즐겁게 볼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뭔가 전달해주거나,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요소는 없지만;;; 그래도 복수자의 차가운 맹세, 짝짝 짜맞춰지는 전투신 등은 이 책을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주인공을 구르게 하는게 목적인 소설이라고 주장하듯이, 네베스 앞에 던져진 오해로 인한 비극&절망은 다음 권을 더더욱 기다려지게 만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