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작품의 내용을 듬뿍 담고 있으니, 아직 작품을 읽지 않으신 분들에겐 권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커다란 네타마저 신경 쓰지 않는 분이 아니시라면, 이 페이지에서 재빠르게 벗어나시는 게 이롭습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얻은 인상이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다 쓰자면, 바로 이전에 적은 "다시 적는 검술학교의 연애사정 1권 감상"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압축해서 리뷰를 쓸 것입니다. 따라서 함축적인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의미 전달이 되게끔 적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엔시디아입니다.
저는 여장, TS, 근친... 이라는 주제를 정말 좋아합니다. 말도 못 하게 좋아합니다. 꼭 이 3개 뿐만이 아니라, 선생과 제자의 사랑 같은 것도 좋아합니다. 한 마디로 뭔가 배덕적인 면에서 매력을 느낍니다. 아! 그렇다고 귀엽지도 않은 남정네들끼리 서로 사랑하는 BL만큼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보기 싫습니다.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여동생과 오빠의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주제로 삼은 이 작품은 저에게 신의 선물 같은 존재였습니다...만, 제가 기대했던 방향과는 영 다르더군요... 으흑... 으흐흐흐흑... 이제 그만해... 나 좀 그만 괴롭혀...
...그럼 이제 구체적인 감상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콤플렉스 시스터
글: Momo
그림: ddal
줄거리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남자 주인공. 마찬가지로 아버지를 잃은 여자 주인공 미나. 서로의 부모님은 재혼을 하게 되어 이 둘은 의붓 남매지간이 됩니다. 하지만 한 자릿 수 나이 때도 아니고, 이미 클 대로 커버린 남녀가 갑자기 남매가 됬다고 하더라도 "으응... 그렇구나..." 하며 조용히 가족이 될 수도 없는 노릇. 더구나 우려하던 대로 이 둘은 서로에게 연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아슬아슬한 줄 건너기식 생활을 하던 판국에 미나의 충격적인 행동이 발각되면서 결국 둘은 연인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 후부터는 달달하다 못 해 쓴 맛이 날 정도의 연인 행각을 벌이지만, 아무리 의붓이라고 해도 남매지간의 애정 행각은 좋게 보이지 않는 것이 보통의 시선. 하지만 둘은 이에 숨지 않고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는 행동으로 당당하게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웁니다.
감상>>
쉽고 빠르게 읽히는 문장. 하지만 이로 인해 문제가 많았다.
이 작품은 남주가 서술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흘러갑니다. 이 작품의 남주는 깊게 고민하지 않는 타입으로, 생각이 대게 단조롭습니다. 덕분에 독자가 더한 생각을 할 필요가 거의 없는데다, 문체 자체도 상당히 깔끔하게 이루어져있는 것이, 술술 빠르게 읽히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이 점은 마이너스 요소를 다수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문체가 지나치게 진행성을 지녔다는 점과 자연스럽게 전개도 이를 따라가게 되는 전진형을 띄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미칠 듯한 진행성과 전진성이, 안 그래도 사전 설명이 부족한 전개에 체감 가속을 높여벼렸죠. 결코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겁니다. 뭐든지 적정선이라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새삼 다시 느낍니다. 생각이 단조롭다는 점이 이런 진행성을 만나게 되면, 그 점 또한 그저 진행을 위한 의미를 중점으로 두고 있다고 느껴지니까요. 혹시 이 작품을 읽어보신 분들 중에서 좋은 인상을 얻지 못 한 분들이 이를 알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들 중에서 아마 이 점으로 인해 점수가 많이 깎인 분들이 대다수일 겁니다. 저처럼 적응력이 높은... 아니, 저는 적응력이 높다기보다는 그냥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는 거군요. 아무튼 이런 방향의 성격을 지니셨거나 그럴 수 있는 분이 아니시라면 굉~~장히 껄끄러운 요소가 될 수 있으니, 이 점 염두해시길 바랍니다.
이야기 진행을 배경 삼은 만담식 구성.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담"이라는 요소에, 작품의 전체적인 이야기 진행을 얹고 있는 식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각 인물들간의 대화로 밖에 흘러가지 않습니다. "사건"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창작 이야기라는 것은 보통 등장인물들을 어느 사건에 던져 놓고 그려지는 이야기들을 써나가는 것이겠죠? 근데 이 작품은 그런 게 없습니다. 그저 서로 대화하고 있는 인물들만의 관계도를 그려나가는 것을 "사건"이라고 한다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걸 코미디로 표현하자면, 한 마디로 딱 만담이죠. 상황극이 아니라요. 그래도 후반부에서는 사건다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후에 클라이맥스만을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한 매력은 없었던 캐릭터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남주, 미나, 이브, 아빠, 엄마, 아줌마들로 총 6명입니다. 대체적으로 딱히 눈에 띄는 점은 없는 캐릭터들인데요. 딱 한 명, 남자 주인공만이 눈에 띕니다. 이 녀석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작품의 이야기와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철로입니다. 근데 이 철로 성향을 이 작품의 남주가 띄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느냐... 바로 전체적인 작품의 시시함과 밋밋함입니다. 보통 작품을 진행시키는 주인공들은 철로 역할이 아니라, 전철 또는 승객 역할입니다. 전철에 타서 철로(이야기)를 가로지르며 그 안의 다른 승객들과의 교류라던가, 간식 카트가 도착했으니 뭘 사먹는다던가, 창밖에 보이는 풍경에 대한 감상이라던가... 하는 반응(사건)을 보이면서 이야기의 살을 붙이는 것이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철로 역할이 되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는 『단탈리안의 서가』나 『B.A.D.』같은, 그때마다의 이야기 자체에 중심이 되는 사건이나 인물들에 포커스를 맞추는 전개 방식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철로 역할로 빠지고, 본인의 색을 적당히 지우는 것이 좋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 작품은 하나의 커다란 줄기를 다루는 작품이며, 그 사건에 중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입장에 있는 녀석이 이 작품의 남자 주인공입니다. 근데 그런 녀석이 본인의 색이 뚜렷하지 않고, 철로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라니... 제가 이 작품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문제만 개선되어도 이 작품의 인상은 전체적으로 매우 크게 변형될 것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거든요. 근데 철로 역할을 주로 맡는 인물이 방송계에서도 있습니다. 바로 유재석 씨죠. 근데 유재석 씨는 단순한 철로가 아닙니다. 나아갈 방향을 만들어주면서도, 그 안에서 나오는 상황, 개그 등을 더 맛깔나게 살려주시죠. 그런 의미에서 유재석 씨는 철로 역할의 주인공이지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주는 하나의 예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작품의 남주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눈에 띈다는 의미는 캐릭터가 개성있어서 눈에 띈다는 것이 아니고, 이질적이여서 눈에 띈다는 의미였습니다. 어째서 이 작품에서 이런 주인공을 던져 넣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남매간의 연정이라는 요점은 제쳐두고, 변태적 미학만을 거침없이 늘어놓은 초중반.
제가 이 작품에 실망한... 주된 이유입니다. 아니, 전 남매 지간의 사랑이라는 주제에서 나올 수 있는 매력을 느끼고 싶은 거지, 이런 변태 철학을 듣고 싶은 게 아니란 말입니다. 이럴 바에 작가님에게 차라리 제목을 『의붓남매의 변태미학』으로 바꾸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건 시스터 콤플렉스가 아니라, 좋아하게 된 아이가 우연히 의붓 여동생이었다는 게 더 알맞습니다. 젠장... 절대소년 공주님에서 이미 뒷통수를 강하게 얻어 맞았는데, 같은 수법으로 다시 뒷통수를 치다니... 내가 여장물과 근친물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젠장...
끄응... 흥분을 가라앉히고 제대로 쓰겠습니다. 위는 개인적인 문제니 관련이 없는 분들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작품의 초중반은 앞서 말한대로 연인이 된 두 주인공의 변태 행각으로 1부터 10까지 꾸려져있습니다. 연인이 될 때까지의 과정을 초반에 단숨에 끝내버리고, 이 후로는 계속 서로 달달한 변태 애정 행각을 벌였는데요. 이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대체 남매지간의 사랑이라는 스토리는 어디로 간 겁니까? 그냥 관계가 그런 두 남녀가 애정 행각을 벌이는 게 남매지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입니다. 그건 일반적인 연인들도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할 것 없는 전개입니다. 이 작품은 그렇듯이 요점에서 거의 벗어나 있습니다. 우연스럽게도 이 작품을 읽는 분들이 『타마코 양과 카시와 군』 처럼 달달한 애정 행각의 연속에 관심이 있거나, 변태 철학에 관심이 있거나 한 게 아니었다면, 이건 분명 감점 사항입니다. 스토리도 없이, 그저 변태적 애정 행각만을 쭈~욱 늘어놓았습니다.
이야기 구성이 완전 엉망이다.
이 작품 말입니다... GJ부나 학생회의 일존 같은 에피소드 형식의 구성을, 서로 관련성이 있게끔 어중간하게 엮었다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장소 전환이나 이야기를 일단락 시킬 때 사용하는... 에... 뭐라고 하냐... 아무튼 그런 구성 나눔 기법 있잖습니까? 그게 되게 많이 나오는데요... 근데 위에서 말했듯이 이 작품은 "사건"이라는 것이 없으며, 어느 장소에서 서로 간의 대화만을 주구절절 늘어놓았고, 그렇게 관계 쌓기만을 주구절절 늘어놓았습니다. 이런 작품에서 그런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냐... 바로 미스 매치. 엉망. 이죠. 이렇게 구성을 짰다는 점에서 나올 수 있는 생각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아, 작가의 역량이 부족하구나"라는 것입니다. 그럴 것이 이런 식으로 구성을 짜버리면, 서로 그닥 다를 것도 없는 이야기들을 굳이 나누어서 작품 내의 시간적 현황이 진행됐다는 느낌을 독자에게 억지로 심어주는 식이거든요. 아예 GJ부나 마음의 소리처럼 에피소드 구성인 것도 아니면서, 하루히나 알바마왕 같은 스토리텔링 구성도 아니다... 이건 작가가 소설 작품으로서의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이 한참 미숙하다는 것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가만히 보면 이 작품은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계속 반복적으로 보여주던데, 이 점 또한 작가님이 독자적인 센스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점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브야. 너 혹시 길 잃은 거 아니니? 번지수 잘못 찾았단다.
이브라는 캐릭터가 작품 초반부터 등장합니다. 기억은 잘 안 나는데 50~60쪽 즈음이던가?부터 나옵니다. 근데 이 캐릭터는 등장하고 하는 게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뜬금없이 등장해서 주인공의 집에서 별탈없이 하루 묵은 뒤에 다시 퇴장합니다. 끝입니다. 뭐죠...? 차라리 이브를 등장시키지 말고, 그 분량에 두 주인공의 이야기라도 더 넣는 것이 좋았겠습니다. 얘 대체 왜 나온 걸까요? 그것도 초반부터.
필력은 나쁘지 않았나...? 아니다.
이 문단은 다시 고쳐쓴 부분입니다. 원래 이 문단의 주제는 "필력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아쉽다."였는데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느꼈느냐인데... 간단한 이유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던 거죠. 또 다르게 말하자면, 전쟁터에서 바주카포의 포탄으로 융단 폭격을 맞다가 소총의 총탄을 맞았던 겁니다. 한 마디로 "그나마" "비교적" "상대적으로" 나았던 거죠. 엄청난 핵지뢰를 밟아버려 슈퍼 쇼크를 받은 엔시디아 씨는 정신이 아득했던 겁니다. 제대로 된 판단이 불가능했던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필력은 크게 나쁜 정도는 아니지만, 부족했습니다.
뭐가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이야기가 진짜 별 것 없는 게, 대체 뭘 전하고 싶어하는 건지,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인상은 앞서말한 에피소드 식의 이야기에서 받을 수 있는 인상입니다. 에피소드는 연결점을 가진 목적은 없이, 하나하나의 사건들 자체에 의미를 두는 거니까요. 근데 왜 이 작품... 이런 전체적인 이야기가 있는 작품에서 이런 인상을 받아야 하는 걸까요. 물론, 연결점을 가진 목적이 있는 에피소드 구성도 있죠. 예를 들어 "우물 안 개구리"라는 의미를 전달해주는 에피소드들을 모아놓은 작품처럼요. 근데 이건 그런 게 아니고, 전혀 상관도 없는 에피소드들을 모아놓은 작품에서 전체적인 목적을 찾는 듯 한 느낌입니다. 그냥 묵묵히 노가다 반복 작업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1권... 그것도 80쪽 밖에 안 된 초반에 보여준 "남주와 미나, 이브 3명이서 할 게 없어서 뭐 하지? 라며 고민하는 전개"를 봤을 때부터 눈치를 채긴 했습니다... "이거... 답이 없네"라고요. 거기다 바로 뒤에 이어진 전개가 "시체놀이를 하다가 재미없어서 관두다"라니... 저는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습니다.
가뭄의 단비 같은 클라이맥스.
이야~~ 다행입니다. 클라이맥스만큼은 그나마 좋았습니다. 갑자기 전개해버려서 어색하게 붙여넣었다는 점은 제쳐두고요.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는 남매간의 사랑이라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 주위 시선을 실감하게 된 두 주인공이, 숨지 말고 당당하게 보여주자면서 정면으로 맞서 극복해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제가 말했던, 이 작품에서 유일한 사건다운 사건입니다. 역시 빠르게 생각을 종결 짓는 남주답게 자신들의 관계를 부모님들에게 바로 털어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당당히 털어놓았기에 이 둘은 학교, 이웃, 친구 등... 사회에서 안 좋은 대접을 받게 되었죠. 하지만 둘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았고, 그런 자식들이 안쓰러워보였던 부모님들은 전학을 가는 것이 어떻겠냐며 "솔직히 너희들이 이 정도로 진심일 줄은 몰랐다. 우리들이라도 너희를 응원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결국 둘은 전학을 가게 되는 것으로, 이 작품의 1권이 끝을 맺었습니다. 현실적인 결말이였습니다. 그렇다고 딱히 전 현실적인 면에서 좋다고 느낀 게 아니고, 그냥 전개 자체가 재밌었습니다. "작가님이 이 부분만 공을 들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뭄의 단비 같은 클라이맥스였습니다. 덕분에 2권을 살지 말지... 약간이나마 고민이 되네요.
어이구야... 길었네요. 간추려서 쓴다고 한 게 이 정도네요. 좀 더 확실히 뜻을 전달해드리기 위해서 위 문단들을 대강 3배 정도로 더 풀어쓰고 싶지만, 그건 읽는 분들도 힘들고, 저도 힘드니까요ㅋㅋ
참고로 하나 더 특징을 말씀드리자면, 이 작가님은 아무래도 한 번 꽂힌 것엔 두고두고 관심을 기울이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반복적인 문구가 되게 많더군요. 그렇기에 어쩌면 작가님의 성격상, 작품 내의 전개도 이런 영향을 받을 수도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이것으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전 이런 리뷰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이 작품은 워낙 특징들이 많이 보이는 게 해부(?)할 맛이 나더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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