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사족으로 말씀드리자면 NEOTYPE님은 몇 년 전부터 눈여겨봐왔던 분이십니다. 언젠가 되실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큰일을 벌이실 줄 몰랐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축하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본 감평에는 네타 요지성이 있는 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안 보신 분들은 맨 밑의 총평만 보셔도 무관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책 소개
“인간과의 교류를 위해 교환학생을 받아들이겠노라!”
세상을 위협한 공포의 대왕을 무찌른 여왕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낸 신천도. 신천도의 주인이자 신비들의 여왕은 인간과의 교류를 선포하는데…….
심각한 새가슴에 불운이 졸졸 따라다니는 예비고교생 신유신. 교환학생으로 뽑혀 신천도로 올라온 것부터가 그 불운의 신랄한 증명이었다! 입학 첫날, 그를 맞이한 것은 여우귀가 달린 담임선생님에다 피 토하는 강시, 목 없는 듀라한, 뱀눈의 이무기 등등의 요괴들뿐. 그것도 모자라 같이 올라온 교환학생 둘도 만만찮게 맛이 간 상황!
매일매일 느끼는 신변의 위협, 새가슴을 더 오그라들게 만드는 나날들. 게다가 신비들이 자신의 격을 증명하고자 끊임없이 벌이는 전쟁, ‘이명쟁탈전’에까지 휘말리게 되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인간을 깃발 대신으로 쓰는 것은 무모했던 것 같아요.」
“확실히 이제와서다!!!!!!!!!”
출판사 리뷰
제2회 노블엔진 라이트노벨 대상, 대상 수상작가가 선보이는 황당무계 액션전기활극!
제2회 노블엔진 라이트노벨 대상, [대상]을 수상한 2012년 상반기 화제작!
“이것은 소년이 소녀를 구원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둘이 서로를 알아가는 이야기.” - 제1회 대상 수상 작가, 류세린(『엔딩 이후의 세계』)
“우리는 이런 전기배틀을 기다렸다!” - 노블엔진 대상 심사위원단
하늘을 떠다니는 신비들의 섬, ‘신천도’에서 펼쳐지는 신선한 발상의 전기활극 등장! '낯섦'에 대한 인간소년과 강시소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여,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황당무계한 개그와 강렬한 액션배틀,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일품이다. 재기 넘치는 대상수상작가 NEOTYPE이 선보이는 황당무계 액션전기활극, 그 서막이 시작된다!
재미있는 본편뿐 아니라, NEOTYPE 작가의 외전단편 『맛폰☆패닉』, 『노벨 배틀러』보르자 작가의 헌정단편 『교환학생이 오지 않아』, 만화가 RN 님의 각양각색 코믹스가 수록된 특별 소책자, 『신천도 파라다이스 극장』도 필견!
0. 서론
위쪽의 책 소개만 본다면 몬스패닉의 내용 자체는 그저 주인공의 불운 생활기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벌어지는 일들만 보면 난장판이 따로 없습니다. 사실 감평을 적기 위해 몬스패닉을 두 번이나 읽은 저로써도 딱 이거다라고 요약할만한 내용이 참 애매합니다. 이런 정신없는 내용을 가진 몬스패닉. 과연 어떤 소설인가를 지금부터 감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1. 가벼움
몬스패닉의 장점 중의 장점은 바로 라이트노벨스러운 가벼움입니다. 책의 모든 곳곳에서 깨알같이 나오는 개그들은 다른 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대량 투척으로 독자들의 혼을 빼놓고 있습니다. 몬스패닉은 개그의, 개그에 의한, 개그를 위한 소설이다!라고 해도 이견이 없을 정도이지요. 이런 수많은 개그들은 글 전체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 동시에 언제나 높은 텐션을 유지시켜주어 몰입도 및 가독성을 높히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쉽고 잘 읽히는 소설이라는 겁니다.
특히나 샤오메이의 소삐─씬에서는 일러스트와 엄청난 하모니를 이루며, 보는 순간 빵 터지는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멋있는 일러스트가 아닌 개그를 위한 일러스트라는 점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굵은 글씨로 적은 수많은 각종 패러디들과 엄청난 딴죽걸기들은 그 출저를 아는 사람은 물론 모르는 사람들마저도 피식피식 웃게 하며 말 그대로 활극을 보여주었습니다. 읽는 내내 정말로 재미있었고 즐거웠고 유쾌했습니다.
2. 등장인물
몬스패닉에는 세계 각지에 있는 모든 신비들이 총출동한 듯 엄청난 등장인물수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인물이 없습니다. 신비라는 각종 전설이나 민담에 나오는 녀석들을 등장시킴으로써 그 외형을 쉽게 상상하게 하였고, 거기에 대사 하나, 행동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캐릭터들을 만든 NEOTYPE님께 극찬을 보내고 싶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으면 난잡하고 어지러울 법한데 그런 것도 없이 한 명 한 명이 눈에 쏙쏙 들어오는 건 정말이지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거기다 중요한 점으로는 모든 캐릭터들이 한 번씩은 꼭 망가진다는 겁니다. 고고한 귀족풍의 엘리자베스도, 긍지높은 발키리 그레이스도, 쿨한 퇴마사 샤오메이도, 단아한 미녀 가야도, 심지어 영화에 나올 법한 식칼 인형마저도 전부 개그를 위한 희생양이 됩니다.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만 보는 사람이 즐거운 걸 어쩌겠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캐릭터들의 매력이 반감되지는 않았습니다. 자기만의 개성이 딱 잡혀있지만 망가질 때는 철저하게 망가짐으로써 오히려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 세계의 이상적인 존재가 아닌 어딘가에는 꼭 있을 법한 존재로 다가오게 된 것이지요.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나랄까 깊이 있게 들어간 캐릭터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메인 히로인인 아이링마저도 아직 속을 다 못 보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마치 1권은 아직 프롤로그 단계에 불과하다. 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이 점이 후에 플러스 요인이 될지 마이너스 요인이 될지 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한 권 내에 모든 걸 보여주기 보다는 이야기가 진행해나가면서 점차적으로 보여준다는 형식이 더 와닿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3. 무거움의 부재
지금까지 나온 몬스패닉 감평들에서 공통적으로 꼽는 문제점이 바로 무거움의 부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반부터 쉴새없이 하이텐션으로 달려온 몬스패닉은 결정적인 장면에서조차 개그를 던집니다. 다시금 개그의, 개그에 의한, 개그를 위한 소설이라는 게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무거움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단지 전체적으로 엄청난 가벼움에 무거움이 묻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무거움이 없다는 게 아쉽긴 합니다만 두 번째로 읽어보면서 오히려 잘 선택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초반부터 쉴새없이 하이텐션으로 달려오다가 갑자기 밑으로 뚝 떨어진다면 독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오히려 당황일 겁니다. 잘 가다가 갑자기 길이 끊겨버린 것이지요. 이는 몬스패닉의 장점 중 하나인 몰입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마저 엉망으로 만들어뜨릴 수 있습니다.
또한 두 번째 읽는 순간 신유신과 아이링의 이야기가 더욱 마음에 와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처음 읽을 때는 그 하이텐션에 휩쓸려 흘러갔다면 두 번째에는 그 흐름을 알고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 읽을 때 그게 전달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하는 의문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야기의 텐션을 끊기 않으면서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어떻게든 드러내려는 모습이 전해졌습니다. 그러니 몬스패닉은 꼭 두 번 읽읍시다.
4. 잊지 말아야할 것
몬스패닉을 읽다보면 계속해서 강조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 신유신은 새가슴이라는 것. 이야기 전체에서 하는 행동들을 보면 정말로 새가슴이 따로 없습니다. 신비를 무서워하고, 살 길 궁리하기 바쁘고, 뭔가 위협이 오면 도망치기 바쁜, 일반적인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정말로 소심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입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장면에서조차 고작 그런 말밖에 하지 못한 겁니다. 다른 소설의 멋진 주인공들처럼 낯뜨겁지만 멋진 말을 해주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진심이 담긴 한 마디밖에 해줄 수 없는 겁니다. 그렇지만 그 진심은 아이링의 가슴 속에 전해지기엔 충분했죠. 엄청난 겁쟁이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결국 한 발자국을 내딛은 그런 사내, 신유신입니다.
또한 잊지 말아야할 사실 중 하나는 신유신, 이 녀석 머리가 참 좋습니다. 자기소개에서 취미가 스타크래뭐시기, 바둑, 장기 같은 거라고 말할 정도로 전략 게임을 좋아합니다. 거기다 가야와의 게임에서는 바둑, 장기, 체스 등등을 압도적으로 발라버리며 8수 앞을 바라보는 괴물같은 능력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목숨이 걸린 상황에 그런 작전이 나올 수도 있었겠지요. 앞으로 나올 수많은 잔머리 굴리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5. 총평
결국 이 이야기는 한 마디로 요약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소년이 소녀를 구원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둘이 서로를 알아가는 이야기.”
류세린 작가님이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몬스패닉은 신비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소년, 신유신과 인간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소녀, 아이링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서로에 대해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알며 서로에게 조금씩 손을 뻗어나가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몬스패닉 1권은 그저 프롤로그에 불과하다는 말씀을 다시금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아이링의 매력이 전부 나온 것도, 전체적인 이야기도, 신유신에 대한 것도, 다른 등장인물들의 매력들도, 그 무엇 하나 제대로 나온 게 없습니다. 마치 한 권 한 권마다 조금씩 드러낸다는 듯 말이죠.하지만 그럼에도 재밌습니다. 즐겁습니다. 유쾌합니다. 이것 하나로도 몬스패닉은 충분히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 본연의 재미란 걸 꽉 잡았으니까요.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더욱 2권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나올 새로운 캐릭터들과 기존 캐릭터들의 매력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들과, 많고 많고 수많은 개그들까지! 정말로 꽉 찬 소설인 몬스☆패닉! 다시금 아직 읽지 않으신 여러 독자분들에게 추천하며 이만 감평글을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