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흑심 1권 리뷰
http://ryuwillow.tistory.com/30

일편흑심 2권 리뷰
http://ryuwillow.tistory.com/52



─이미지를 클릭하면 알라딘으로 넘어갑니다─

일편흑심 3 (노블 엔진)
글 인간실격 그림 Anmi
장르 러브코미디

글 ★★★☆
그림 ★★★★☆

스토리

요약 : 감정의 폭풍이 휘몰아치고, 피할 수 없는 갈등이 다가오고, 난 널 게이바에 데려가고 싶어

시종일관 병맛나고 막나가던 내용 전개가 확 달라졌다. 짧게 짧게 이야기를 엮어 가는 방식을 탈피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에피소드를 그린 것도 그렇고, 농담처럼 툭툭 던지던 말들이 섬세하게 감정을 표현한 것도 그렇다. 드립은 여전히 개념이 없지만 이따금 굵직한 게 왔다갔다 한다. 완전히 겉만 보면 아직도 가벼운 이야기에 불과하겠지만, 그 속에 든 게 엄청나게 무거워졌다.

아, 물론 무거워진다고 꼭 평가가 좋아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 외의 이유로 3권을 높게 쳐주고 싶다. 사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이전에 비해서 딱히 좋아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유쾌한 맛이 없어 읽는 내내 조금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긴장을 잘 유지하고 그 순간 순간의 장면들이 잘 짜여져있었다. 캐릭터들의 감정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고 숨겼다가 이리 저리 굴려가며 터뜨리는거나, 조금씩 조금씩 피할 수 없는 갈등을 맞게하는 방법이 꽤 괜찮았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히로인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부분은 나와 호랑이님 3권을 읽은 사람이라면 특히 인상 깊게 읽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중반부터 강하게 피어나는 후로 게이의 향기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옛말에 호모를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지만, 그럼 여자가 아닌 사람은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건가? 이전 리뷰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일편흑심은 굉장히 다양한 을 존중한다. 어지간히 특이한 취향이 아니고서야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나쯤은 걸리도록 쓴 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쯤되면 슬슬 부작용이 나올때가 됐다고 봐야한다. 이젠 반대로, 자기가 싫어하는 취향이 하나쯤은 걸리게 된 것이다. 특히 BL은 그 중에서도 아주 조심해야할 취향인데, 특정 계층에게서는 거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반면 그 외에는 경멸의 대상이자 지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웃음을 위해 노골적으로 배치한 거라면 모를까, 이렇게 찝찝하고 어중간하게 넣어놓으면 좋아하는 사람도 감질나고 싫어하는 사람도 거슬리게 된다. 이건 정말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캐릭터

캐릭터가 약세였던 일편흑심은 캐릭터를 굴리기 시작하면서 캐릭터도 해결하고 스토리도 해결되었다. 사실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려면 그들의 내면까지 깊게 파고들어가 이야기를 해야겠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하겠고 대충 겉으로만 핥겠다.

* 키아 : 비중은 점점 늘어나는데도 활용면에서는 공기화가 진행되고 있다. 3권까지 온 지금에도 키아는 새로운 것, 달라진 것 없이 주변 상황에 맞춰 묻혀갈 뿐이다. 키아의 성격이 점점 바뀌고 있다고? 아니다. 키아는 바뀌고 있는 게 아니라, 변함 없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꼭 캐릭터들이 새로운 권마다 새로운 매력을 가져와야하는 건 아니지만, 얘는 그럴 필요가 좀 있는 것 같다.

* 재희 : 뿌우뿌우! 재희를 두고 감히 누구를 진 히로인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일반적인 포지션을 생각해보면 단순한 히로인 친구로서 역할이 커봤자 에피소드 하나 수준이요 보통은 만담 상대로 그치는 게 정상이거늘, 초중후반을 헤집고 다니면서 말 그대로 내용을 이끈다. 없으면 안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모든것이라고 할 정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과감하게 세컨드를 쓰는 인간실격이 존경스럽다. 지금은 재미있어도 정말 최후의 최후까지 가면 뒷처리하기가 참 힘들텐데...

* 류시 : 얘는 왜 나올까? 아무리 봐도 버려야하는데 못 버려서 난처한 것 같다.

* 엘리야 : 한국에서 이런 저런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차근차근 큰 일을 준비하고 계시다. 캐릭터 조성에 들어간 정성 자체가 류시같은 모태 공기년들과는 급을 달리하므로 언젠간 다시 활약할 날이 올 것이다. 3권에서는 별 거 없었다.


문장

내용에 변화를 주면서 유쾌한 맛이 없어졌다고 했지만, 사실 드립은 더욱 재미있어졌다. 섹드립의 품격이 한층 더 올라간 건 물론이요, 기발한 면도 많아져서 쭉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일편흑심의 힘은 섹드립이다. 반론은 받지 않겠다.


일러스트

*주의*일편흑심은 공공장소나 이성, 가족 앞에서 절대로 읽지 마세요.

아무 생각 없이 책을 펼쳤을때 받은 그 느낌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칼라 일러스트가 있는 곳을 펼치면 자연스럽게 그 부분...이 무거워서 내려오게 된는데, 접힌 모양이 참 절묘해서 오로지 그 부분...만 강조한 것처럼 되어버린다. 그 부분...을 딱 보게되면 어떤 기분이 드냐면, 그... 와... 이거 뭐 말로 표현을 못하겠네... 네이버에서 '암퇘지 교향곡'을 검색해보세요.

이, 일러스트 자체는 좋았다! 접힌 일러스트라는 점과 충격적인 일러스트가 있어 만점은 좀 곤란하겠지만 한권 한권 넘어갈때마다 굉장히 좋아진다는 게 느껴진다. 아직도 흑백에서 약간 약세를 보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넘길 수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