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권이 그야말로 '모든 일이 끝나고, 엔딩 이후에나 일어날수 있는 일들'을 그렸다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2권은 그런 느낌보다는 '엔딩 이후의 세계 1권 이후의 이야기'라는 느낌만 들 뿐, 1권에서의 저런 느낌은 적었다.


2.
노희진이 흔하디 흔한 싸구려 츤데레 및 폭력계 소꿉친구 캐릭이 된것 같아서 영 아쉽다.
무게감이 확 줄어들었다. 아니 뭐 1권 에필로그의 생리 드립덕에 무게감이야 이미 예전에 박살난것 같지만..
그래도 '착각하지마'드립은 좀 안쓰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 작가의 실력이라면 저런 대놓고 클리세를 안쓰고도 충분히 인물의 내면을 묘사할수 있었을텐데. ...일단은 개그파트라서 그랬던걸까.
하지만 그 개그파트가 시리어스파트랑 전혀 무관계가 아니라는게 또 문제지.


3.
개그파트에서 사용되었던 잡다한 소재들이 후반 시리어스파트에서 중요포인트로 재등장 하는건 1권이랑 마찬가지.
이런게 참 마음에 든다. 별것 아닌것 같아도 이런걸로 작품 전체가 짜임새 있다고 느껴지게 되니까. 거기에 개그파트가 단순히 웃고 끝나는 부분이 아닌 뒷 전개를 위해 필요한 내용이었다는 핑계도 추가되고.


4.
이 작품의 포인트는 감정의 소용돌이 및 그 폭발력. 장점을 극대화 시켰다고도 볼수 있겠지.
개그파트의 가벼운 내용 및 지난권 에필로그의 생리 드립, 그리고 이번권의 착각하지마 드립 덕에 노희진이라는 캐릭터가, 한시하라는 캐릭터가, 궁극적으론 작품 전체가 무게감이 없어 보이고 싸구려로 보이게 되지만
저 마지막 시리어스 파트의 폭발력 덕에 그걸 다 무마시키는 느낌이다.
이쯤 되면 반대로, 시리어스 파트가 너무나 무겁기 때문에 일부러 다른부분을 가볍게 만든다고 볼수 있겠지. ...이런 처리가 없었던게 바로 미여정이었고.


5.
지난권의 맥거핀이 그야말로 '맥거핀'이었다면, 이번권의 맥거핀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 (....)
그나저나 스마트폰 맥거핀 키우기(...)가 참 귀엽게 보였다. 애초에 작품 내에 묘사도 적었고 분량도 적었지만 확실히 '맥거핀은 귀엽다'라는 인상을 남기는걸 성공시키다니... 정말 대단하다.


6.
이번권에서 마음에 안드는 것은... 주인공 한시하의 둔감함.
작중 내내 난 여자의 마음을 아니 둔감한건 못봐주겠다니 하면서
정작 본인이 저러잖아!! -_-
이게 또 작품을 가볍게 만들어 버리고 있고... 개인적으론 이번권에서 결판지었으면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쩝.
다른것들과 마찬가지로 한시하의 노희진에 대한 둔감함 역시 작중에 쉴드가 쳐져있긴 하지만. 딴건 다 납득해도 이건 납득 못하겠따. 아니 납득하기 싫다.
답답하다고... 보는 입장에서 답답하다고... 이걸 재밌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겠고, 많으니 이렇게 하겠지만, 적어도 나는 답답하고 짜증난다고...
차라리 완전둔감이면 몰라, 가장 결정적인 부분에서 저러고 있으니... 하긴 이건 비슷한 스타일의 학생회 시리즈의 스기사키도 마찬가지지만(-_-)
이쯤되면 23권에 다하는 모험의 대서사시에서 4명이나 플래그꽂고 하렘 구축했다는 말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_=
제발 적어도 다음권에서는 이거 처리해 줬으면 한다. 곧바로 이어져서 러브러브 모드 되라는건 아니니까, 저 둔감함부터 좀 없애달라고... 다음권도 이렇게 질질 끌면서 되도안한 러브코메 흉내만 하면 하차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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