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걸스 플레이를 안한지 꽤 된 것 같지만 그래도 한 때 꽤나 즐겨 했던 녀석이었던 만큼 꽤나 기대를 하고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1. 스토리

- 생체 실험

- 기억 상실과 복수

-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되는 비극

네. 스토리 자체는 아주 전형적인 내용입니다. 저 틀에서 벗어나질 않기에 딱 요약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책의 절반이 넘어가기 전에 저 스토리 라인을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의 이야기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네요.

클리셰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찌보면 클리셰는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왕도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 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서 진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전체적으로 비슷한 맥락을 가졌어도 다른 것들과는 차별화 된 멋진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죠. 뭐, 그렇습니다만....

2. 캐릭터

라이트 노벨을 캐릭터 소설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소드걸스 다크의 주인공은 나름 합격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억은 잃었지만 자신을 잃지는 않고, 복수를 하고 싶지만 그 복수의 대상을 확실히 하고 있지요. 게다가 구르기도 잘 구릅니다. 람머르기니도 아니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정말 미친듯이 구르고 구르고 구릅니다. 그러면서도 끈덕지게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모습은 확실히 매력적입니다. 뭔가 중2의 혼을 불러 일으키는 느낌이 들 정도?

하지만 그 외의 조연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분명 캐릭터들 하나하나 개성이 있고, 저마다의 멋과 색이 존재합니다만 그 것에 눈길을 주기도 전에 초점이 사라집니다. 너무 분산시켜 놓았다는 느낌이에요. 최소한 누구 하나라도 좀 더 비중이 있거나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만 그다지...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들이 너무 많은 듯 합니다.

특히 대다수의 여성 캐릭터가 그렇습니다. 루티카의 슴가 이야기 빼고는 비중이 한없이 공기로 치닫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한 번 툭 튀어나오고, 제이나는 루티카보다는 살짝 위쪽입니다만 여전히 느긋하다가 전투 장면에서 일러스트 한 장과 함께 툭 튀어나오고, 리니아는 시종일관 흑막처럼 있는데 정말 흑막처럼 무대 뒤에 있는 느낌이고, 등등등... 등장 숫자를 좀 줄이더라도 각각의 인물에게 무게를 더 주거나 특정 인물을 더 많이 부각시켰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3. 기타 진행

이렇게 캐릭터들이 많아서인가... 각 부분부분의 호흡이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 한 장면이 짧게 진행되고, 다른 장면으로 가서 다시 짧게 이어지고, 다른 장면에서 또 다시 짧게 이어지고... 이런 식으로 반복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산만하다고 해야할까요? 마치 웹 연재 소설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역시 캐릭터를 많이 집어넣고, 각자에게 초점을 모두 맞추려고 하다보니 생긴 문제 같습니다. 좀 더 집중하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총평

소드걸스 다크는 다크라는 단어가 뒤에 붙은 것처럼 무거운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시종일관 무겁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이 매력있고 분위기를 잘 잡아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조연들이 너무 많고, 비중이 너무 분산되어 누구에게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고, 덕분에 산만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좀 불만인 것은 어쩔 수 없네요. 한 권에 너무 우겨넣은 것 같아 좀 아쉬운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