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판타지 소설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홍정훈이란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거다.

'비상하는 매', '더 로그', '흑랑가인', '월야환담 시리즈', '발틴 사가', '아키 블레이드' 등 수 많은 명작을 쓴 유명 작가다.

평소 역사, 정치, 전쟁, 무술 등의 현실적인 대입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홍정훈 자신이 세운 출판사 넥스비전 미디어웍스가 망하면서 그의 책은 오랫동안 출판이 안 됐다

그런 그가 최근 들어 인터넷에서 연재했던 '아더왕과 각탁의 기사'를 출간(청어람에서 5권까지 출간), 과거 북박스(라 쓰고 쓰레기라 읽는)에서 출간했던 '황제를 향해 쏴라'를 리뉴얼한 '마왕전생 REDemption'을 커그에서 연재 시작해 현재는 북큐브에서 유료 연재, 코드브러시게임즈에서 게임화가 진행중인 '아키 블레이드'를 코드브러시게임즈 블로그에서 연재 중이다.('아키 블레이드'의 경우 넥스비전 미디어웍스가 망하면서 출판을 중단했지만 게임화가 진행되면서 블로그 연재를 시작했다. 연재를 한지는 꽤 됐다.)

그리고 드디어 홍정훈은 라이트노벨계에 신인으로서 데뷔했다.

수많은 판타지 소설 작가들이 라이트노벨로 옮기고 있는 추세지만(임달영(데뷔를 판타지 소설로 했다), 반재원, 강명운, 토돌, 송성준 등) 이런 거물이 움직이는건 처음이었다.

전민희가 '아키 에이지'의 스토리를 맡았을 때도 꽤 파란이 있었지만 홍정훈이 라이트노벨로 오는건 더 파란이었다.

홍정훈 작가의 작품들 좀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다 '에?! 이번에도 설마 배드엔딩?'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거다.

하지만 홍정훈 자신이 밝혔듯이 이번 작품 '기신전기 던브링어'는 밝았고 가벼웠다.

정말 라이트노벨이라 할 수 있었다.

역사극, 현대 판타지, 신화, 정통 판타지, 무협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던 그가 이번에는 스페이스 오페라에 도전한 것이다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장르였고 최근(이랄까 왜 3권 안 나와)에는 'EFS 엑스 마키나'(백호 작)가 꽤 유명했다.

홍정훈은 쌈박하게 우주에서의 싸움을 포기하고 행성 내의 싸움을 전개했고 특유의 유머와 재치를 소설 속에 잘 녹였다.

캐릭터 소설이라고도 불리우는 라이트노벨에서 홍정훈은 개성적인 캐릭터들을 잘 만들었다.

주인공인 레저스 던브링어부터 '해병대 중장 출신의, 하지만 고문관'이란 설정이 좋았다.

각 히로인들은 각각의 매력이 있었고 조연 중 한 명인 오타쿠 펜콜트도 좋았다.

루이스는 레저스와 같이 시대에 버림 당한 레프리컨트이며 자칫 캐릭터 성격상 일명 '공기녀'가 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어필을 잘 하였다.

메이호와는 엘크로와 인간의 혼혈로서 정복 전쟁의 피해자로서의 설정과 맞물려 두각을 드러��다.

상관이지만 귀여운, 그러면서도 책임감 있는 그 성격은 정말 모에~라고 할 수 있었다.

아로하는 혼혈 설정도 있었지만 특유의 거유 누님 설정이 좋았고 중개역으로서는 최고지만 히로인으로서는 글쎄올시다~였다.

제일 걱정했었던건 과연 최근까지 판타지 소설을 쓰던 홍정훈이 과연 라이트노벨 형식에 맞출 수 있을까 였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초반 세계관 설명 및 1권에서의 완결성, 주인공의 목적, 주적 설정 등을 잘 녹였다.

내용도 무난하게 재미있었고 부드럽게 흘러갔다.

하지만 무난하다는건 그만큼 평범했다는 것을 뜻한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월야환담 시리즈들을 생각하며 홍정훈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만큼 월야환담 시리즈는 강렬했고 파격적이었다.(애초에 마약을 먹고 싸운다는 설정 자체가...)

라이트노벨이란건 무난해서는 안 된다.

뭔가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매력은 1권에서 잘 보여줘야 다음 2권의 판매량이 올라간다.

홍정훈 특유의 현실적 세계관 도입은 좋았다.

인종 차별, 전쟁의 목적, 정치적 숙청, 전술, 실제 부대의 현실(홍정훈이 밝혔듯이 주인공네 부대가 물놀이하고 노는 것은, 과거 2차 세계대전 ��도 그렇게 노는 경우가 있었다) 등.

그의 고증 있는 설정은 굉장히 몰입감이 있었다.(물론 가장 현실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아키 블레이드'지만서도...)

1권 뿐이라 그런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는게 솔직한 감상이다.

소설의 도입부에 불과한 1권.

홍정훈은 그 신고식을 잘 치렀고 방대한 설정이 뒷받침 되는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된다.

'월야환담 시리즈' 같이 파격적이지 않고, '아더왕과 각탁의 기사' 같이 가깝지 않고, '아키 블레이드' 같이 현실적이지 않은 '기신전기 던브링어'.

하지만 '기신전기 던브링어'는 '기신전기 던브링어'만의 매력이 있었고, 앞으로 더 독자들에게 그 매력을 보여줄 것이다.

앞으로 다음권이 기대되는 작품으로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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