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와 작품 소개를 보고 끌려서 구입한 기신전기 던브링어 1권을 이제서야 다 읽었습니다. 까다로운 성격을 가진 형님이 일본에서 영구귀국한데다 지난달 중순부터 집안 문제로 인해 멘붕할 일이 더욱 늘어나서 많이 의기소침해 있던 상황이라... -_-a

하여튼 이번에 리뷰를 올리는 기신전기 던브링어 1권은 우주를 무대로 하는 '스페이스 오페라'인 동시에 작품의 제목 그대로 '로봇배틀액션물'입니다. 그러고보니 로봇을 소재로 하는 한국작가의 작품은 나온게 별로 많지 않군요. 저도 이번의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접해보는 것 같습니다.

작품의 내용은 연방의 농간으로 인해 120년간 인공동면을 하고 있었던 주인공 '레저스 던브링어'가 갑자기 깨어나서, 히로인 '루이스'와 함께 신병부터 재입대하여 강적과 싸우면서 다시 성장해가게 된다는 스토리인데, 처음에는 반드레드와 비슷한 전기물을 기대했다가 왠지 낚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느 정도 자의지를 가진 로봇을 주인공이 직접 조종해서 싸운다는 설정 자체가 흔하기도 하지만, 자세한 캐릭터 설정과 방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와 다소 지루한 묘사 및 문체 때문에 감정이입이 잘 안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쉽게 말해서 초반부터 중후반까지는 주인공이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는 마치 먼치킨 같은 '과잉 스펙'을 너무 의식해 삽질을 하는 전개가 지루하게 늘어지다가, 막판에 아직 미숙해보이지만 스펙이 매우 높은 강적이 나타나준 덕분에 갑자기 인기가 올라가는 패턴입니다. 마치 신들의 농간으로 인해 레벨1로 떨어진 후에 히로인 '씰'과 함께 다시 레벨을 올려가면서 고생을 하는 귀축왕 란스와 비슷한 꼴이라고 해야 할까나요.(...) 게다가 주인공의 자의식 과잉은 스펙상 그렇다 치더라도, 후반부터 급격히 하렘을 형성해가는 구도는 IS 시리즈하고도 닮은 점이 많더군요. 반드레드 시리즈처럼 스토리 요소가 보다 강한 전기물을 기대하기엔 아직 무리인 듯 합니다.

다만 제가 아직 홍정훈 작가님의 전작들을 읽어본 적이 없고 게다가 이 작품이 그분의 첫 라이트노벨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아직 기대할만한 요소는 많다고 판단됩니다. 주인공 레저스가 자신의 '화려한(?)' 과거를 지나치게 의식해 삽질을 하는 장면을 좀 줄이고 로봇액션물로서의 요소를 보다 강화시키는 등 제목에 걸맞는 스토리를 보다 잘 살려서 쓴다면 좀더 몰입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읽어본 느낌이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부의 흑백 일러스트도 좀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러스트 자체가 표지에 비해 대충 그린 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문제지만, 일러스트의 갯수도 지나치게 적은 편입니다. 이 때문에 화려한 표지를 보고 기대하며 샀다가 부실한 일러스트에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설정과 스토리 전개를 보고 실망하기 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나올 후속권에서는 많이 개선되기를 기대하며 이만 마칩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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