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뷰(라 읽고 감평문이라 쓴다)를 쓰고 있는,

언제나 여러분 곁을 함께하는 달고양이입니다. :)

두 번째 리뷰입니다.

원래는 이 이전에 다른 것들도 읽었습니다만,

짬이 안 나는 바람에 리뷰를 쓰지 못하였다는 슬픈 전설이.. 쿨럭.

아무튼 시작합니다!

0.

　사실 저는 SF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세계관은 거창하고, 외울 수 없는 전문용어들이 남발하고, 우주를 배경으로 삼기에 넓죠. 한마디로 이공계가 싫다 이 말입니다! (?)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제가 무려 SF를 지르는 순간이 온 것입니다...!

　이 모든 게 꾸엠 여신님 때문이라 이제 와서 말해봅니다. (...)

1.

　여러분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대체로 책을 드는 순간 내부표지부터 먼저 봅니다. 그러나 안의 흑백일러를 보면 왠지 글을 즐길 수가 없으므로, 내부의 컬러 일러스트를 먼저 보게 됩니다. 컬러 일러 6장 노엔만세!

　그런데 이게 웬 말인가요. 책을 펼치고 맨 앞의 작가 문구를 봤더니, 표지 일러스트 담당과 내부 일러스트 담당이 나뉘어져 있어?!?!

　이것을 본 저는 패닉과 나락에 빠졌지요.. 아마 꾸엠님 일러스트를 기대하고 사신 분들도 모두 같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O<-<.. 함정카드를 이런 데에서 준비하다니, 노엔 나빠요..

　이렇게 사설이 막을 내렸습니다.

2.

　시작은 레저스의 120년간 동면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콜드 슬립에서 깨어난 전쟁영웅 레저스는 상황이 어떻게도 돌아가는지조차 모른 채 여기저기 방황하다가 어처구니없이 신병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그리고 훈련병이 되어서도 어처구니없는 사건들만 일으켜 심지어는 고문관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됩니다. 이러한 우여곡절들 속에 피어나는 영웅담(?) 같은 이야기입니다───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레저스를 볼 때마다 자신이야말로 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지 않은 건가- 하고 내내 생각했습니다.

　물론 처음 깨어났을 때야 여러모로 경황이 없어서 "내가 중장이다!" 라고 말하면 모두 굽신거리며 "아이고 중장님, 몰라 뵈서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하며 땅이라도 길 줄 알았겠지요. 하지만 입대지원자용 홍보 영상을 보고는 대충 상황을 짐작했을 겁니다. 아니, 이것만 하지 않더라도 현재 시간을 알려주기엔 충분한 자료들이 레저스에게 주어졌지요.

　그렇대도 레저스는 콜드 슬립 때문에 군기가 빠진 건지(?) 아니면 천성이 그런 건지, 여전히 영웅 행세를 하려고 합니다. 훈련병으로 들어간 자신을 보고서도 말이지요. 이쯤 되면 아무리 둔감한 사람이라도 "아, 뭔가 잘못 되었구나.." 하고 상황에 녹아들 궁리를 합니다. 하지만 레저스에겐 일절 그런 태도가 없었어요. 완성형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작가가 독자와 교감하는 것에 신경쓰지 않은 건가- 하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항상, 은 아니지만 주인공은 독자와 교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주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인간이 비굴한 상황에서 굽실거리는 찌질함이라던지, 불의의 행동을 참지 못하고 뛰어드는 정의감이라던지는 제쳐두고 독자가 주인공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레저스 같은 경우는 그런 점에서 꽤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초반 끝에서야 자신의 입장을 이해했으니까요. 이 점에서 작가님은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또한 배경 배치에서도 저는 적잖이 실망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아니, 적진에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한가하게 물놀이라뇨.. 아무리 군사들의 사기 증진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전반의 긴장감에 비해 너무 느슨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차라리 그 긴장감을 더 이끌어나가 내부 분열이 일어난다거나, 그래서 레저스가 다들 진정시켜서 잘 이끌어 나간다는, 완성형 캐릭터만 할 수 있는 장점을 내세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되었습니다만..

　솔직히 저는 적진 한가운데에서 물놀이, 라는 것만큼은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미스 매치였어요. 아무래도 작가님이 너무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에 신경 쓴 덕에 억지로 끼워맞춘 건 아닌가 싶네요.

4.

　지금에서야 말하는 것입니다만 저는 홍정훈 작가님의 책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유명하다고 자자한 책들마저도..

　하지만 홍정훈, 이라는 작가가 어떤 글을 잘 쓰는지 알 것 같기도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완벽한 캐릭터에게서 나오는 여유로움. 느긋함. 그러면서도 온갖 위기도 어려움 없이 풀어나가고, 자신의 막강한 능력으로 남도 지켜낼 수 있는 완성형 캐릭터. 그 완성된 능력으로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적을 쓰러트리는 호쾌함.

　후반부에는 정말 기분 좋고, 시원시원하게, 통쾌하게 읽었습니다. 특히 레저스가 엘터 아머를 타고 적의 기신급 아머를 때려눕히는 순간, 사나이의 혼(!)이 불타오르는 것 같더군요! 가히 던브링어는 이 호쾌함이야말로 최대의 장점이 아닌가 싶네요. :)

5.

　홍정훈 작가님은 96년도에 데뷔한 아주 프로 작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잘한 묘사라거나 플롯에 대한 비평은 할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내 코가 석 자인데 할 수 있을 리가..

　하지만 이것만큼은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던브링어를 보면 중간중간에 연애 요소가 조금씩 들어가 있습니다만.. 이것 또한 어색한 분위기가 많이 느껴집니다.

　루이스 같은 경우는 오랜 전우니까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 실제로 오랜 친구로 지낸 이성과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케이스는 많으니까요. 메이호아도 조금 어색하지만 양호합니다. 장교의 입장에서 완성되어 있는 훈련병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는 것에 호의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지요. 더군더나 인간과 같은 나이에, 그 정도 소녀의 여린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을 터입니다. 하지만 이로하 같은 경우는 너무 급작스레 태도가 돌변해서 '얘가 왜 이러지.. 종특(종족 특성) 때문에 그러나..' 싶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는 거지만, 주인공은 독자와의 교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건 연애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겠지요. 실제 상황을 예로 들어봅시다. 이름도, 자신과의 어떤 관계도 없는 미소녀가 자신에게 들러붙어서 아무런 이유 없이 마냥 좋다고 따라다닙니다. 하지만 당사자는 어떨까요? 물론 기분이야 좋겠지만 조금 불안한 마음도 들 겁니다. 얘가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거지, 나에게서 얻으려는 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과잉반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학생 여러분들 같은 경우에는 의미 없이 어머니나 아버지가 안 하던 행동을 하시면 불안해질 거에요. 그거와 같은 이치입니다. 실마리가 없으면 당연히 독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그 캐릭터에 대한 행동이 이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작가님은 연애 요소를 넣으시려고 하신다면 좀 더 명확한 실마리, 소위 플래그를 세워서 내세우심이 어떨지- 하고 의견을 내봅니다. :)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확실히 던브링어는 재밌었습니다. SF를 별로 안 좋아하는 제가 보기에도 말이지요. :)

　홍정훈 작가님은 데뷔한지도 꽤 되셨으니 충분히 프로입니다. 프로 정도 되시는 분이 아마추어가 무슨 말을 하시는지 모를 리가 없지요. 라이트노벨은 첫 데뷔입니다만, 그래도 전 이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감히 평해 봅니다!

　그러니 이번 8월에 나올 2권도 기대해 봅니다! XD ?것보다 내 꾸엠 여신님을 돌려줘요 노엔.. 징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