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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1. 네타 없음이라고 적어는 놨습니다만. 제 기준에서 네타가 아닐 뿐입니다.
그래도 본 리뷰가 작품의 재미를 덜어내거나 하지 않을 것 같으니, 일단 안심하시고 보시길 바랍니다/
주의 2. 아실 분은 아시겠지만, 리뷰할 때 저의 어투는 반어체입니다. 일단 인지하고 넘어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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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요즘 신작을 잘 지르지 않는다.
라이트노벨에 대한 흥미가 식은 것도 있고, 읽을 시간도 마땅치 않고, 돈주고 읽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 많지 않고...
아무튼,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나는 요즘 신작을 잘 지르지 않는다.
중요한 부분이라 두 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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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 스펙트럼'이 나의 지갑을 열게 만든 이유.
단 한가지 때문이다.
작가가 Blasting님이었기 때문.
소드 걸스 다크 한 작품의 임팩트가 너무나도 강력했기에, 일말의 주저도 없이 발매 예정과 동시에 구매를 확정지었다.
줄거리.
이거 왜 이래, 내가 언제 줄거리 적는 거 봤어? 못 봤지? 봤다고? 뭐 그럴 수도 있지.
아무튼 지금은 안 적을 거야. 귀찮거든.
광고라도 보던지.
감상
소드 걸스 다크의 그림자를 좇아온 나에게 있어서, 본 작품은 '그럭저럭'이었다.
'만족'에 머물기엔 무리가 있다고나 할까.
Blasting작가는 요즘 인기 있는 라이트노벨의 매커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탄탄한 설정, 매력적인 캐릭터, 참신하진 않지만 무난한 소재와 배경, 학원과 러브코미디. 게이
전부 검증된 소재이고, 소드 걸스 다크의 차기작으로도 썩 괜찮은 선택이다.
하지만, Blasting작가만의 글을 기대한 내가 어리석었던 걸까, 그저 나쁘지 않은 캐릭터와 세계를 보려고 선뜻 지갑을 열었던 건 아니었는데. 작품을 읽는 중간 즈음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나는 찜찜한 마음을 접을 수 없었다.
다시 곱씹어보면, 다소 실망했던 것일지도.
작품의 세계관, 광고에서 읽었다시피 SF 학원물.
양자역학과 화학을 버무려 만든 공상과학 기반.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능력을 기초로 한 배틀씬이 많으므로, SF보다 이능력 학원 배틀물로 분류하고 싶다.
설정 자체는 놀라울 정도로 탄탄하다.
작가 본인은 자신의 세계관을 '수박 겉핥기로 배운 양자역학에서 나온 부산물'로 겸양을 떨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드문드문 숨겨진 설정을 보면, 물리, 화확, 생물, 생활과학 등 다양한 범주에 걸쳐 작가의 학식이 깊다는 걸 알려준다.
아무리 봐도 로봇물과 판타지 소설로만 읽은 머리는 아닐 꺼라고 생각한다.
작품 자체의 분위기는 예상대로 매우 어두웠다.
모든 주인공들이 이면의 그림자를 갖고 있다. 거기에 인공성 청해진과 그 연구소, 본 무대인 부속학원까지. 하나같이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음울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세계관 자체가 정말 말도 안 되게 퇴페적인 게, 모든 학생부터 연구원이 사실상 신분제에 따라 그 권한이 나뉘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부분은 살짝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아무리 봐도 '블랙 불릿'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국내작이 일본작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는 하지만, 묘사부터 설정까지 비슷한 부분이 이렇게 많아서야..
마지막으로 아픈 곳을 찔러 보자면, 많은 한국 라이트노벨의 고질적인 문제, 쓸만한 조연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담임선생 세빈을 제외한 모든 조연들이 존재감이 희미하거나, 그 역할이 뭔지 의심될 정도다 .
게다가 떡밥을 이곳저곳 뿌린 건 나쁘지 않았지만, 그 떡밥마저 제한된 인물들에서 나오다보니, 나중에 회수할 때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
총평.
습관적으로 단점만 꼽은 것 같지만, 난 이 작품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 (아니 제발 좀 믿어줘)
다만 Blasting 작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을 뿐. 작품만 놓고 봤을 때, 이 작품은 내가 읽은 국내작 상위 10% 이내에 들 것이다.
어두운 면 이외에도 본 작품의 색깔은 잘 묻어난다.
깔끔하고 간결한 전투 묘사.
주인공들의 과거와 그 것을 추리하게 만든 설정.
아니, 진짜 반복해서 말하는데, 나 이 작품 재밋게 읽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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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세뱃돈 많이 받았겠지?
데이트 어 라이브 같이 이상한 거 초판 산답시고 돈 날리지 말고, 이런 신작이나 한 번 질러보는 건 어떨까.
2권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나쁘지 않은 선택일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러브코미디를 즐길 생각이라면 본 작품은 사지 않는 편이 좋다.
양산형 라노벨이 아닌 작품이 나오긴 한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리뷰를 마친다.
조잡한 리뷰입니다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