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읽으신 분들을 위해 1권과 2권의 줄거리를 대충 요약하자면.

2권은 본격적으로 고등학생 아빠가 두 아이를 양육하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우리집 아기고양이는 치유물을 표방하고 있고 내용자체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요즘 나오는 소설 대부분이 자극적인 것에 대비됩니다.

주요 등장인(?)물의 절반이 어린애라는 것을 생각하면 자극적이지 않은 게 다행이지요.

주된 이야기는 아빠와 두 딸 그리고 주변인물이 겪는 나름대로 훈훈한 일상입니다.

그러나 우리집 아기고양이는 훈훈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1권에서는 반려 동물에 대한 반려인의 책임감

2권에서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태도 달콤한 승리의 열매를 위해 자존심따위는 버려라.

저는 마냥 읽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집 아기고양이가 마냥 좋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거기에 대한 이유 몇 가지를 꼽아보면.

첫 번째. 하하하하! 언제까지 그렇게 훈훈하기만 할겐가!

치유물의 장점이 오히려 단점이 되어버린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치유물의 특성상 이야기가 어느 정도까지는 긴장감의 기복이 적습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긴장할 만한 장면이라고 해봤자 그냥 투닥거리는 정도 혹은 복선을 위해 짧게 짧게 들어간 장면뿐입니다.

그래서 소설의 대부분이 되는 어린애들의 훈훈한 모습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단지 지루하고 끝부분에서 이야기가 급전개 되는 소설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두 번째. 일본식 의성어가 드문드문 보인다.

누리의 '우냐' 하나의 '후에에', 유라의 '아우우' 등.

누리와 하나의 귀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썼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꼭 실생활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 일본식 의성어를 썼어야만 하는가 의문이 듭니다.

충분히 다른 말로 대체할 수도 있었고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도 누리와 하나의 귀여움을 드러낼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니, 이런 의성어를 안써도 누리와 하나는 충분히 귀엽습니다. 누리와 하나는 나왔는데...그러면 유라는? 할머니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세 번째.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만 하고 끝.

이 생각할 거리를 좀 더 심도 있게 끌고나갔으면 좋으련만 단지 피상적으로 제시만하고 끝난 것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1권 이나 2권의 갈등의 기원이 되었다는 점은 맞지만 갈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만 하더라도 그리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치유물에서 무거운 주제를 썼다는 게 독이 된 것 같습니다.

치유물에서 이런 무거운 주제가 계속 드러났다면 그건 더 이상 치유물이 아니었을 테니 잘 드러내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아, 그래도 한울이 누리와 하나를 비교해서 누리가 상처받고, 한울이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서서히 화해하는 부분은 정말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와 부모가 갈등을 빚어낼 수 있다는 것이 잘드러났고, 이 갈등이 해소되는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훈훈함은 무자극적인 치유물은 따라하기 힘들었겠지요.

그래서 제 종합적인 평가는 '아쉬움과 만족이 둘 다 존재하지만 그래도 따지자면 만족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점수를 매기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캐릭터성 ★★★★

스토리 ★★★★★

서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