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이 길다. 일단 전에 봤던 소설들 중에서 압도적으로 긴 제목이었다.

처음에 귀 라고 해서 '뭐야 수인계열 러브 코메디 인가?' 하고선 별생각 없이 신청했다. 도착하고 나서 읽어보니 안타깝게도 내가 그리 즐기지 않는 정치물 이었다. 거기에 네루리님은 여우귀가 아니였다

그래도 기왕온것 끝까지 다 읽어 보기로 했다.

작품의 흐름은 화자인 레이치 레이치이치의 독백과 시선으로 이어지는데 이 레이치가 망상벽이 심한지라 종종 흐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는데 장점으로선 의미없이 말싸움하는 장면을 레이치가 망상으로 적당히 흘려 넘겨 지루하지 않게 도와주곤 한다. 반면 단점으로선 작중 흐름을 끊을 경우가 많다. 이 이야기를 하다가 저 이야기로 갈아타곤 하니 결과적으로 왜 이렇게 되었는지 어리둥절하게 될 때가 많았다. 특히 책의 절반부가 그러한데 솔직히 읽으면서도 반정도는 흘려서 읽었다. 흘러가는게 워낙 두서없어서 레이치 혼자서 멍 하고 있다보면 주변상황이 정리된 경우도 다수. 다만 초반부라 세계관 설정이 눈에 익지 않아서 흘러 넘겼을 수도 있다. 다시 한번 읽어 봐야겠지만 일단 오늘은 넘기자.

그렇다 하더라도 레이치가 가장 중요한 것들은 언급을 하는 편이라 큰 맥을 잡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보통 정치물이 꺼려지는 이유는 상황 이해가 힘들어서인데 이 경우에는 상당히 알기 쉽게 작중에서 계속해서 분란의 이유를 언급을 해옴으로 마지막의 사단이 왜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

다만 레이치의 이 망상이 그가 정말로 생각하고 있는것인지 아니면 독자를 우롱하기 위한것인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할것 같다. 작중에서 레이치의 가정사는 제대로 들어나지 않았으며 그 또한 적당한 망상으로 얼버무리고 있어서 차후에 '사실은 내가바로 본토의 왕자였음 ㅇㅇ' 라는 전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저 망상벽있는 얼간이 일지도 모르겠지만

결론을 내자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일단 캐릭터 하나하나 개성을 두었고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으며 인간관계도 이해 범주 내에서의 행동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레이치의 횡설수설과 그 고백이 진심이었나 정도. 그 타이밍의 고백이라 진심인지 아니면 그냥 연막용으로 쓴것인지 헷갈린다.

여하튼 오랜만에 다음권이 기대되는 책임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