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 3권 완결인 라노베라는 평이 자자한 라노베. 그렇다면 직접 본 느낌은 어땠을까."

1. 비틀린 클리셰와 그렇지않은 클리셰의 적절한 조합 : 
이 소설은 클리셰 비틀기와 클리셰 따라가기가 적절하게 조합되어있는 오묘한 작품이다. 소설 스포일링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언급은 되도록이면 자제하겠지만, 클리셰 비틀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가는 클리셰 따라가기가 반전요소로 등장해, 독자의 뒤통수를 때릴 것이고, 클리셰 따라가기만을 집중하고 있다가는 클리셰 비틀기의 신선함이 독자를 공격해올 것이다. '전대물'이라는 장르를 접해보지 못한 독자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전대물'이라는 장르를 접해본 독자라면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2. 클리셰를 따라가다보니 지루한 프롤로그,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인 스토리라인 : 
VS!는 전대물의 이야기를 악당의 시점으로 펼치는 소설이다. 그렇기에 악당은 악당의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적어도 시작은 악당으로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책을 펼치고 10여 페이지 동안은 전대물의 흔한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필자의 흥미를 당겨줄 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시피했다. 다시 말해서 지루했다는 소리다. 하지만 작가의 손에 의해 악당의 운명이 조금씩 비틀리기 시작하는 '여주인공과의 조우'에서부터 이야기는 흥미진진해기 시작한다. 괴인인 자바워크와 호문클루스-전투원인 21호, 그리고 22호의 엉망진창 생활. 그리고 21호의 의지는 자바워크에 의해 뒤바뀐다-. 
앞서 말했지만, 이 소설은 비틀린 클리셰와 그렇지 않은 클리셰가 공존하는 기묘한 작품이다. 전대물의 클리셰를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악당의 시점으로, 그들의 절망과 승리를 향한 고뇌를 담은 스토리. 그렇기에 주인공 21호의 변화가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VS!는 장점만 가지고 있는 소설은 아니었다.


3. 주인공의 말투 :
주인공은 대체 왜 "키키키"하고 웃는 것인가. 알스마그나에 의해 만들어진 호문클루스인 21호는 유쾌하면 "키키키"하고 웃는다고 하지만, 딱히 그렇게 웃을 이유도 없어보이거니와, 그렇다고 다른 전투원들도 "키키키"하고 웃는것도 아니다. 캐릭터를 넣어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넣었다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이질적이었다. 아무래도 '악당'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던 거 같다만, 다른 전투원들도 "키키키"하고 웃었다면 유쾌하기라도 했을텐데, 오히려 이질적이기만 하고-그렇다고 주인공이 비주얼적으로 튀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왜 넣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판이다.

4. 주인공 이전에는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적진 잠입작전':
이미 클리셰를 비튼 시점에서 알스마그나가 한번쯤 시도했을 법한 요소인데, 21호가 직접 시도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이상하게 만든다. 기존의 전대물에서는 적들이 멍청해서 안했다고 쳐도, 이 소설은 그렇게 하면 안되는거 아닌가? 게다가 21호를 기지에 초대하기도 하고, 전대에 끼워달라는 21호의 부탁을 들어주지는 않았지만, 슈트를 입어볼 기회를 주기까지 한다. 전대들이 너무 방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총정리 : 사실 필자가 나열한 문제점이야 뭐, 천재 과학자는 괴수 개발하는데 정신이 팔려있고, 호문클루스들은 죽어나가느라 그런 전략 짤 틈이 없엇다-라든지, 아니면 애초에 악의 조직이 멍청해서 그런거다-라고 우길 수 있으니 딱히 큰 문제는 아니다. 그저 '신경쓰이는' 정도일 뿐이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니까, 아무튼 정리를 좀 해보자면 유쾌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섹시코드를 남발하는 작품도 아니었고, 읽으면서 내내 즐거운 작품이었다. 그러니 필자는 추천하겠다. 

전대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봐라. 꼭 봐라! 후회는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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