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여러분의 외눈박이 리제트. 오늘 유일하게 멀쩡한 오른쪽 눈 치료와서 가뜩이나 머리 아픈데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유입의 글을 읽고 타이레놀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모우또를 읽었다.
일단 '이모우또'가 무슨 작품인지 서술하자면, 나와 여동생과 학생회장이 주요등장인물이다. 나와 여동생은 둘이서 살고있는데 나는 시스콘, 여동생은 브라콘으로 러브러브한 일상을 보내다 어느날 나가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그와중에 꿈속에서 여동생의 행복한 모습을 보게되고 고민해서 내놓은 결론이 자기를 좋아하는 학생회장과 가짜 연인인척 해서 여동생에게서 떠나려하는 것이다. 이 연극은 얼마안가 겨우 연극 따위라는걸 안 학생회장 때문에 쫑나고, 나는 미안한 마음에 회장에게 사과하고 여동생을 두고 잠적한다. 그리고 여동생은 혼자서 패닉하다가 회장의 도움으로 나를 다시 만나게된다. 그리고 키스 엔딩. ...이 대망의 완결편.
나는 또 리메이크에서 나가 예토전생이라도 하는줄 알았는데 위와 똑같은 내용에 그나마 읽어줄만 했던 대망의 완결편 이전보다 못한 작품이 나왔다. 다음편을 기다릴 것도 없고 그냥 거기서 끝내는게 좋았다.
일단, 읽기 쉬웠다.
대화와 ()속의 행동 만으로 캐릭터의 속성이 파악되었고 왠걸? 읽다보면 다음에 무슨 내용이 나올까, 무슨 대사를 할까가 전부 예상되는 선견지명을 갖게된다! 무엇보다 그것은 아마추어 작가의 소설 플롯처럼 처음과 끝은 있는데 중간과정의 개연성을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마치 입으로 들어간 음식이 소화기관을 거치지않고 어느샌가 하수처리장에서 정화되는 수순의 속도다. 이해하겠지?
하지만 문제점은 작가와 독자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중에서 몇개 추려서 클리셰, 언어파괴, 논리종범
클리셰. 이야기든 캐릭터든 모든 것이 판에 박혀 움직이며 그 틀을 결코 벗어나주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이 글을 읽는데 이해라는 걸 전혀 할 필요가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왜냐면 생각하기 이전에 내가 모든걸 간파하고 있는 지배감을 느낄 정도 였으니까.
언어파괴. 한국말로 써서 한국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글은 더이상 한글이 아니다. 거기에 도전정신 같은건 없다. 차라리 일어로 쓰면 한국서버를 방황하는 일본인들이 봐줄수라도 있겠지,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둬라. 아, 그리고 드립. 못친다. 좀 더 배우고 오길 바란다. 그리고 유행에 묻어갈 요량이면... 그거 다 유통기한 지나서 유물 취급당하는 애들이다. 고전은 부멉이지. 이 말이 이해가 안되면 일단 그거부터 배우고와라.
논리종범. 아... 지친다. 눈이 아파오기 시작했어. 진짜로. 일단 현실성에서 아득히 탈선사고를 일으킨 설국...이 아니라, 학생회장이 나의 집에 찾아온 장면. 자기 감정을 스트레이트로 말할줄아는 학생회장은 나의 집앞에서 3일을 망부석처럼 서있었다죠.... 음... 아... 약빨이 다됬네.
이걸로 결론.
유입은 이걸 라이트노벨의 라이트에 중점을 둔 소설이라고 한다. 대화로만 진행하는 작품으로 [마오유우]가 있지만 그건 읽을거리가 있는 소설이고, 유입의 글은 읽을 거리가 없는 단순한 영양실조로 진단한다. 도전, 실험정신은 이기적이고도 형편좋은 구실에 불과하다. 진짜 도전, 실험 정신을 발휘해서 그런 글을 썼다면 글에서는 분명 그런 흔적을 찾을수있다. 허나 이모우또의 경우, 그런거 없다. 이거야말로 진정 '자신의 쓰고 싶은데로 쓴 소설.'이라고 부를만한게 아닐까. 문제는 작가가 독자를 위해서 쓴 글이라곤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한편의 마지막에 '다음화를 기대해주세요.' 문구에서 그런 자신이 묻히지는 않을까 필사적으로 애원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애처롭다.
[이 게시물은 담당N님에 의해 2013-08-05 22:39:55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