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현실에 실제로 있는 유명한 것들을 작품에 오마주시키던가 하는 것은 좋습니다. 문제는 그게 정도를 넘어섰다는 점이죠.
평소에 작가분의 블로그를 잘 봐서 압니다. 이 분이 엔터프라이즈를 얼마나 좋아하시고 일본군을 얼마나 비웃으시는지요. 하지만 이 작품은 블로그 포스팅따위가 아닙니다. 오버하는 공중전 장면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구요.
솔직히 일본군의 반자이 어택 정신이나 전설적인 엔티의 전과는 일반 독자랑 아무 상관도 없을 뿐더러 그 전과를 잘 아는 저로서도 보는 내내 눈살을 찌뿌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집요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건 작가의 블로그 연재작들에도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두번째: 나이트 런! 나이트 런!! 나이트 러어어어언~!!!
사상 병기니 뭐니 뭐, 절단 속성이라고라고라? 작가의 창의력 부재를 극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스페이스 판타지' 인 나이트 런, 거기에 나오는 설정 용어를 너무 많이 차용하셨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사상이니 뭐니 무조건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설정이 어디가 원조인지 몰라도 정말 재미없는 설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만화' 판인 나이트 런을 봐도 그 사상(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비비디 바비디 부우~~)란 게 잘 와닿지 않고, 이는 개미 하나 기어가는 것도 설명가능한 소설 내에서도 그리 와닿지 않습니다. "도대체 사상이란 게 뭔데? 주체사상이냐?!"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죠.
셋째: 후반 분위기 말아먹기.
이 세계의 인간들은 이기적이고 폭력적이고 기회주의적에 타락했습니다. 폭동은 기본이고 빈민굴의 암울함도 '포스트 아포칼립스' 에 참 잘 어울렸죠. 묘사도 괜찮고.
그리고 없는 '군인 정신도'.
문제는 막판 공중전, 최소한 터프한 세계에서 귀찮다고 서슴없이 폭도들을 날려버릴 생각을 하는 군인들이 마지막에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이거 사람 안 죽는 코미디에서나 나올법한 대사들이 터져나왔죠.
그리고 이건 프로토타입(원형)에도 있던 문제구요.
넷째: 허술하도다. 이 어여쁜 설정이여~
인터넷 조금만 둘러보면 허술하다고 지적하는 리뷰를 수십 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도 그걸 찾아냈지만 말했다간 큰 스포일러니 자제하고 일단 어디선가 많이 본 것들 투성이.
그리고 방대하다길래 폴아웃급이나 메트로 유니버스를 기대했는데........영 작네요.
어지간한 크기로는 만족못하는 저에게는 작습니다.
게다가 쓸데없이 기술명이 길구요. 기니까 충격이 없어서 그냥 이건 지렁이네요. 복어나 전갈급으로 치명적인 느낌이 없고.
그것도 완전 초짜라면 인정이 되는데 이 사람은 여러 번 연재를 했단 말이죠.
경험은 쌓고 시원하게 밀은 다음 다시 초심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