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볼 때의 평점 5점(10점 만점).

  솔직히 이런 세계관 나온 책들 별로 없어서 나름 기대하고 봤는데... 나름 입맛 다시는 반전 같은 것도 없고.. 그냥 볼 거 없을 때 보는 킬링타임용(아포칼립스 세계관 좋아하는 인간 한정이겠지만).

  평작이란 말도 다른 작품 참고 안하고 그냥 이 작품 자체만으로 봤을 때의 얘기임. 이거 블랙불릿과 엮어보면 아류작이라고 밖엔 말 할 수 없음.

  어떤 사람은 같은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썼다고 해서 모방한 거냐, 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 문제가 아님.

  세계가 맛가면서 괴생물체 나타나고, 어린이들만이 초월적인 힘을 얻어 그 적을 무찌를 수 있다는 설정. 기존의 자원과는 별개로 괴생물체들을 막게 하는 힘이 담긴 새로운 자원의 존재. 캐릭터 주인공이 오른팔에 묘한 힘이 있음. 그리고 주인공 앞에 나타나서 적 선언을 하는 세계를 등에 돌린 정중한 양복차림의 먼치킨의 적.

  어디서 똑같은 설정있지 않았냐? 블랙불릿 1권을 본 인간이라면 바로 알아차리겠지.

  (시온의 아이들=저주받은 아이들, 마석≒바라늄, 한태진의 오른팔≒사토미 렌타로의 오른팔, 타키온의 존재≒카게타네의 존재)

  아니, 세계관이 블랙불릿처럼 아포칼립스라고 해서 이런 말 하는 거 아닙니다. 저 정도면 확실히 아류작이죠. 누군가가 '학원물 처럼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한계'라는 말을 할 지도 모르는데, 학원물은 세계관 자체가 작기 때문에 나와 친구, 그리고 여자친구 이런 식의 구도 밖에 만들 수 없으며, 그 숫자, 캐릭터 느낌도 죄다 비슷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포칼립스는? 세계 멸망이라는 거대한 세계관 속에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블랫불릿과 비슷한 설정을 그려낼 수 있는 거죠? 세계 멸망은 죄다 저렇게, '괴생물체가 등장하고, 이에 대적할 힘을 가진 아이들이 탄생하고, 아이들이 없어도 괴생물체를 막아줄 새로운 자원(광석)이 등장하며, 주인공의 팔엔 기이한 힘이 있으며, 이와 대적하는 인간도 비슷한 힘이 있고, 마지막엔 둘이서 거창하게 날뛴다.'라는 설정인가요? 아무리 봐도 아류작이라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습니다.

 작가가 만일, "블랙불릿 읽고 나서 '아, 이런거 나도 쓰고 싶은데!'라는 생각으로 조금만 더 차별성을 두는 설정을 가미한 뒤 글을 썼다." 라고 한다면 엄청나게 잘 들어 맞는데요?

  아류작 부분은 넘어가더라도 평작. 킬림타임 그 이하는 될 수 있어도 그 이상은 아닙니다.

  문체와 내용구성력이 블랙불릿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별 것 아닌 얘기에 쓸데 없이 4지면이나 낭비하고, 주인공의 무덤덤한 성격 때문에 서비스 씬도 전혀 서비스 씬 같지도 않으며, 인물들의 절실한 심정을 보여주는 가슴떨리게 할 임팩트도 약함.

  아류작이라 해도 원작을 뛰어넘는다면 도리어 칭찬하겠지만, 원작을 못 뛰어넘으니까 아류작이라 하는 거다. 만약 저걸 아포칼립스라는 세계관의 한계라고 생각한다면 정정해라. 아류작의 한계다. 창의력이 부진한 자의 한계란 것임.

  그리고 한국 라노벨과 일본 라노벨의 갭을 확실히 알려주는 좋은 지표다. 일본 라노벨에도 평작 이하인 작품이 수두룩 하지만 그에 대적하는 수작들도 다채롭게 있다. 하지만 한국 라노벨은..? 아직까지 그런 작품 못봤다. 누구 알고 있으면 추천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