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일본의 <라이트노벨 작법 연구소: http://www.raitonoveru.jp>의 컨텐츠를 번역한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오오후쿠 씨의 질문
기승전결은 꼭 필요합니까?
안녕하세요.
제가 언제나 가지고 있던 의문점이 있어서 이 자리를 빌어 질문합니다.
그 의문이란 ‘소설에 기승전결은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것입니다.
특히 단편이나 장편(掌編) 정도의 길이의 소설이라면 글자 수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기승전결’의 전 요소를 넣지 않으면 ‘소설로서 성립하지 않는다’는 걸까요?
극단적으로 말을 하자면 ‘기결’만 있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시작하고 끝나는 부분만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장편 소설에서도 ‘기승전결’은 독자를 질리게 하지 않고 이야기를 끓어오르게 할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무조건 ‘기승전결’의 방법만이 소설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은 제대로 된 소설을 쓸 수 없습니다만 다른 사람이 쓴 소설에 가해진 비판을 읽다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기승전결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소설을 좋지 않다’라는 의견입니다.
독자로서의 입장으로 말하자면 기승전결이 갖추어져 있지 않더라도 재미만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기승전결을 사용하지 않고 소설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지만요.
그렇게 된다면 ‘재미가 없다. 왜냐하면 기승전결이 없으니까’하는 순서가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만 어떨까요?
아마추어의 얕은 생각입니다만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답●
히로 씨의 의견
안녕하세요.
이야기의 구성을 표현하는 개념에는 기승전결의 4단 구성만이 아니라 서파급이라는 3단 구성, 기승포서결이라는 5단 구성도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조사를 해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겁니다.
뭐, 이 이야기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니 흘려 들으셔도 좋습니다.
제 경우에는 기승전결을 하나의 장편 소설에서 4개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의 흐름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투 신에서 기(서로를 탐사한다) 승(기술을 내보인다) 전(주인공의 위기) 결(역전 승리)이라는 식으로 스토리 내의 사건에 긴장감과 이완감을 주기 위해 기승전결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번 쓰고 있지는 않지만요.
재미 있다, 없다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기승전결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니까 재미 없다는 사람은 그 사람에게 재미의 기준 중 하나가 기승전결이 아니었을까요?
혹은 긴장감과 이완감이 없는 것을 그렇게 말했을지도 모릅니다.
재미 있다, 없다 이전에 기승전결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니까 소설로서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기승전결의 전 부분인 절정이 없는 이야기가 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절정이 없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의 것으로 ‘소설에 기승전결은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반드시 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NO
필요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YES
라는 대답이 어떨까요?
저도 아마추어의 얕은 지식이라서 답변 중 하나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쿠로 씨의 의견
안녕하세요 쿠로입니다.
굳이 말씀 드리자면 중편 이상의 글자 수의 소설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확실히 단편으로서 한 가지 소재를 가지고 잘 쓰면 기승전결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도 재미있는 작품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편 이상이 되면 비중은 둘째 치더라도 기승전결 중 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작품은 재미있게 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유라면 단순히
‘이것이 갖추지 않은 재미 있는 작품을 읽은 적이 없고, 저 또한 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일상계라고 불리는 애니메이션, 만화에서도 결국은 이러한 흐름을 취합니다.
말씀하시는 대로 기승전결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왜냐하면 기승전결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일까요. 아마도 사람에 따라 ‘소설로서 성립하지 않는다’고 느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후미나가 씨의 의견
어떠한 일이든 ‘반드시 필요한가?’ ‘절대 필요하지 않는가?’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야 물론 예외도 있지만’하고 대답합니다만……
이 경우에는 내용이 재미 있다면 기승전결은 필요 없습니다. 기승전결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게 아니라
어느 부분에든 착실하게 기승전결(혹은 서파급)이 갖추어져 있으면 어 이거 재미있는 전개인걸? 하고 느끼게 되는 게 아닐까요?
예를 들어 노래라면 인트로에서 A멜로디, B멜로디 거쳐서 코러스, 간주 넣고 2절, 마지막에 코러스 한 번 더 하고 아웃트로 라는 방식으로 가니까 마지막 1초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개중에는 코러스 다운 코러스가 없는 노래도 있습니다만 어딘가에 코러스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는 곡들이 대부분입니다.
연주로서 강렬한 주장을 하던가 가사에 변화가 생기던가 하지요.
주요 선율에도 연주에도 신경을 쓰지 않고 그저 A B 멜로디…… 로 구성된 곡이라면 확실히 듣는 사람도 지루해지고 A멜로디 B멜로디 C멜로디 D멜로디 코러스 라든지, 한 곡에서 5~6번 이나 코러스가 나온다던가 하는 전개는 너무 집요해서 지쳐버립니다.
크게 들끓어오르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움직임이 없는 장면도 작품 전체에서 착실하게 살아있는 것입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한 가장 기본적인 패턴이 ‘기승전결’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언뜻 보면 ‘절정 없고 남는 것 없고 의미 없는’작품도 있습니다만 그런 것 들이라고 하더라도 완전하게 ‘절정도, 남는 것도, 의미도 없는’것만은 아니지요.
작품으로서의 형태를 지닌 이상 일류 작가는 반드시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건 쓸 필요가 없어, 써봤자 재미 없어 하고 느낀다면 일단 쓰지 않습니다.
일상 회화에서조차 ‘야오이’패턴만 반복하면 ‘저녀석 완전 재미 없는데~’하는 소리를 들으니까요.
애초에 저는 ‘기승전결을 사용한다’는 글 쓴 분의 표현(혹은 파악 법)에 어딘지 위화감을 느낍니다.
소설로서 작품을 쓰는 이상 어떻게든 ‘이변’이나 ‘사건’이나 ‘연애’, 조금 더 깊게 본다면 ‘자기 자신의 성장’이나 ‘변화’, ‘고민이나 갈등의 해결’이라는 어떠한 이벤트를 따라서 스토리를 전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벤트의 전말을 될수 있는 한 재미있게 쓰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기승전결’이나 ‘서파급’등의 흐름으로 귀결되지 않나요?
하지만 그러한 것보다 중대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기’ ‘승’ ‘전’ ‘결’의 각 파트가 제대로 쓰여졌는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기’가 재미 없어서 읽을 기분이 안 난다거나
‘승’이 너무 길어 늘어지거나 쓸데 없는 장면이 있거나
‘전’을 너무 돋보이게 하려다 이야기의 흐름과의 정합성이나 설득력을 잃어버리거나
‘결’이 작가 편의주의적으로 생각되거나 중요한 복선이 회수되지 않거나
결국 문제는 미해결된 상태로 끝나거나……
많은 작가 분들이나 독자들은 ‘기승전결이 필요한 것인가?’가 아니라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보기T 씨의 의견
안녕하세요 보기T입니다. 의견을 조금……
하나의 예입니다만 화가로서 유명한 피카소의 그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애들도 이 정도는 그리겠다 하고 생각 해 본 적 없습니까?
하지만 초기의 피카소는 평범한 인물화, 풍경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결코 애들 같은 그림만 그렸던 것은 아니지요.
우선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있는 기초가 있고 나서야 언뜻 애들이 그린 것 같은, 하지만 아니 나는 이렇게는 절대 못 그리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추상적이고 독특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평가 받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든 마찬가지입니다만 일단 기초가 되어있지 않으면 응용단계로 갈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가 받지 못합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소설이나 영화에서 이야기가 망가지거나 이야기를 내버려 둔 채로 끝나는 작품도 있습니다만 매력적이라고 생각되는 작품도 많이 있습니다.
그럼 그 창작자들은 과연 기승전결 구조의 이야기를 만들 수 없거나 서툰 사람들일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를 들어 ‘기승전결이 갖추어 져 있지 않으니까 소설로서 쓸모 없다’라는 의견에 대한 것입니다.
그러한 의견이 나온다는 것은 독자로서 이 작가가 원래 기승전결 구조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기초를 갖춘 사람인가? 하는 것이
그 작품에서는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야기를 내버려둔 채 끝났다고 하더라도 기초가 있다면 작품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나올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비판 받습니다.
기초를 갖춘 사람이 일부러 정석을 파괴한 방법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정석을 파괴한 방법은 완전히 틀리기 때문에 그 부분은 착각하지 말아 주세요.
그럼,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니카이도 씨의 의견
뭐 재미있게 쓸 수 있다면 필요 없겠지요.
기승전결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왕도 테크닉이지 소설의 절대 조건이 아닙니다.
애초에 최근 라이트노벨에서는 ‘기승’으로 끝나버리는 작품이 많이 보입니다.
또한 ‘기승전결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니까 소설로서 쓸모 없다’라는 의견은 저도 의문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의견은 말하자면 겉으로만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 진짜 뜻은 다른 데 있는 게 아닐까요?
뭐가 재미 있는지 알 수 없는 작품을 읽었을 때, 당신은 그 작품을 엄격하게 평가하려고 마음먹겠지요.
하지만 비판을 할 요소조차 찾을 수 없는 작품이 더러 있습니다.
절정이 없고 남는게 없고 의미가 없는 작품입니다.
그러한 작품에 비판을 할 필요가 있을 때 ‘기승전결이 없다’고 말할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라면 평가 할 때 ‘기승전결’따위의 단어가 나오지 않겠지요.
즉 작품을 읽고 나오는 첫 마디가 ‘재미있었다’라고 하게 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렇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승전결이라는 ‘전개의 문제’이전의 원인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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