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소설을 쓰기 전, 혹은 쓰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작품에 어떤 타이틀을 붙여야 할 것인가?

　타이틀은 독자와 필자를 잇는 맨 처음의 접점으로서 작품의 얼굴이라 할 만한 것입니다.

　구직 면접 등에서도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듯이 타이틀의 좋고 나쁨은 그 소설을 발견한 독자가 작품을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에 크게 영향을 끼칩니다.

　물론 첫인상이 나쁘면 책을 집어들 가능성이 그게 줄어듭니다.

　기껏 정성스레 쓴 소설이 타이틀의 인상이 나쁘다는 이유로 읽히지 않는다면 그 억울함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이 소설은 재미있으니까 타이틀로 판단하지마. 이 자식아 읽어라!”
　하고 독자의 멱살을 잡고 협박할 수도 없으니 여기서는 타이틀을 정하는 요령을 소개하지요.
　요령만 알면 더 이상 타이틀을 어떻게 정할까 하고 끙끙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의미 없이 영어나 알파벳, 카타카나 타이틀로 하지 않는다.

　우선 안 되는 예부터 소개하지요.
　인터넷 소설 등에서는 타이틀을 의미 없이 영어나 알파벳, 카타카나로 한 작품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타이틀을 정한 본인은 세련된 느낌을 낼 생각이었겠지만 완전히 역효과입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은 영어나 알파벳이라는 이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심리적인 저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타카나도 딱딱한 느낌이 드는데다 읽기 어렵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합니다.
　영어 예를 들어보지요.

　[The angel lost memory]

　[기억을 잃은 천사]

　위의 두 타이틀. 의미는 같지만 어느 쪽이 더 간단히 다가옵니까?
　틀림 없이 우리말 쪽이지요.
　영어는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습니다.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은 최악의 첫인상입니다.
　개중에는 아예 읽을 수 없는 사람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있겠지요.
　저를 포함한 많은 일본인들은 영어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부 과학성의 음모에 의한 강제적인 영어교육의 결과입니다(웃음).
　그런 우리들에게 영어를 들이미는 행위를 하지 말아 주세요(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다음으로 알파벳의 예를 들어보지요.
　
　[Kiseki](기적의 일본어 발음을 알파벳으로 풀어 쓴 것)
　　
　[기적(奇跡)]
　
　이 또한 읽는 법은 같아도 인상은 상당히 틀립니다.
　위의 [Kiseki]를 한 번 보고 그것이 기적을 나타내고 있다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요?

　[Kiseki]라는 알파벳은 우선 머릿속에서 [きせき]라고 히라가나로 바뀌고, 그 다음으로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2중 작업을 독자에게 강요합니다.
　[きせき]라는 히라가나는 일본어 한자 표기로 기적(奇跡) 외에 궤적(軌跡), 귀적(鬼籍), 휘석(輝石) 등 몇 개의 한자어로 표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타이틀을 읽고는 어느 한자어가 맞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영어보다 한층 더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게 합니다.
　
　단, 의도적으로 2중, 3중의 의미를 가지게 하는 것이라면 반대로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야기의 키워드가 궤적, 귀적, 휘석인 경우에는 오옷! 하고 독자를 감탄시킬 수 있습니다. 이와같은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면 알파벳 타이틀은 멋진 것이 됩니다.
　하지만 이 이외의 사용은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카타카나 타이틀은 딱딱한 인상을 준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동시에 왠지 모르게 고상한 느낌을 독자에게 준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카타카나를 타이틀로 사용할 때는 이러한 특징이 작품의 분위기와 맞을 것인가를 고려해 주세요.
　
　또한 타이틀에 의한 첫인상이 그 작품 분위기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일부러 딱딱하고 고상한 인상을 주고 싶을 때에 효과를 발휘합니다.
　카타카나 타이틀로 인기를 넓힌 작품의 예로는 [스크랩드 프린세스](スクラップド・プリンセス), [로스트 유니버스](ロスト・ユニバース), [카오스 레기온](カオスレギオン), [더 서드](ザ・サード)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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