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곤 씨의 투고?엘프 여왕
　
　대단히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소녀를 묘사하는 법이 흥미로워서 여자인 제가 봐도 “맞아 맞아!”하고 생각하는 것들 뿐입니다.
　묘사, 표현 테크닉 투고를 해 달라기에 곧바로……
[소설 드래곤 퀘스트Ⅳ]1권의 서장에서(에닉스 문고)/쿠미 사오리

　엘프 족은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왕족이라면 그 중에서도 더욱 아름다운 것이 특별한 게 아니다. 하지만 그 어린 공주의 아름다움과 청순함과 섬세함은 악마의 가슴도 달콤하게 아프게 할 정도로 완벽하여 미모로 이름난 요정을 질투하게 할 정도로 완전한 것이었다.
　뺨은 하얀 자기에 담홍빛 꽃잎을 한 장 띄워놓은 듯 하다. 눈동자는 막 피기 시작한 물망초를 담은 수정. 입술은 덜 여문 딸기처럼 초롱초롱했다. 턱과 콧날은 너무나도 가냘펐으며 손과 발은 조형물처럼 매끈했다. 넘쳐 으르는 꿀과 같은 금빛 곱슬머리 사이로 보이는 귀는 뾰족하여 종족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긴 유폐생활 때문인지 조금 바랜 잿빛 드레스 끝으로는 엘프의 가느다란 꼬리 끝 황금 장식 털이 보이지만 그것조차 반쯤 풀린 가터 리본처럼 우아한 악센트가 되었다.
　공주는 어린 여자아이 답게 천진하였지만 너무나도 흠잡을 데 없는 몸, 결함 없는 얼굴 생김의 완벽함 때문에 너무나도 위험하고, 부서지기 쉬운 요마의 마음을 ……보호본능과 파괴충동 모두를…… 격심하게 흔들었다. 무엇보다 그 천진한 미소에는 고귀한 영혼의 냄새가 났다. 어떠한 미모의 여자도 태생이 천하다면 후천적으로 습득할 수 없는 천성적인 품성이야말로 요마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이다.


　너무나 유명한 게임 노벨라이즈입니다만 ‘엘프 여왕’이라는 판타지의 전통적인 미소녀를 이정도 까지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쿠미 사오리 씨 뿐입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 일부러 히라가나로 표현한 부분이나 고풍스러운 예시가 많아 게임을 넘어선 세계관을 표현했다고 느껴집니다.
　어른이 되어 몇 번이나 다시 읽어도 퇴색하지 않는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