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중에 몇 번이고 같은 비유,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예를 들어 똑 같은 ‘화내다’라는 행동에서도 캐릭터의 성격이나 그 자리의 상황,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경위에 따라 그 모습이나 정도가 달라집니다.
　그 신에 맞춘 묘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똑 같은 표현은 쓸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이미지화 할 수 없거나 어휘가 부족하다면 몇 번이고 같은 표현으로 ‘화내는’상황을 쓰게 됩니다.
　
　 ‘그는 얼굴이 빨개지며 화를 냈다.’ ‘그녀는 얼굴이 빨개지며 화를 냈다.’ ‘그는 얼굴이 빨개지며 화를 냈다.’……
　으음. 어떤 캐릭터든 얼굴이 빨개지며 화를 내는구나, 그 이외의 태도는 취하지 않는 거야?　
　하고 독자들에게 문장력 없음, 이미지의 빈곤을 간파당하고 맙니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심정이나 행동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의 캐릭터는 어떤 얼굴로 화를 내고 있습니까? 어떤 태도로 화를 내고 있습니까?
　어떻게 하면 그 감정을 독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가 있을까?
　
　이를 평소에 생각하는 습관을 들임과 동시에 같은 표현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표현 방법을 몸에 익힙시다.
　
　예를 들어 ‘화내다’라는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을 당신을 몇 개를 떠올릴 수 있습니까?

　20개 이하로는 낙제입니다.
　분노는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이므로 장편 소설의 경우 필연적으로 등장 인물이 화 내는 신이 몇 번이고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20개 이하로는 그럴 때의 상황에 맞춘 묘사를 할 수 없습니다.

　예로서 ‘화’를 나타내는 말을 늘어놓아 보겠습니다.

　화내다. 노하다. 격노하다. 격앙하다. 분노하다. 분격하다. 분개하다. 분사하다. 분연히 자리에서 일어서다. 울분을 풀 길이 없다. 노기충천하다. 호통치다. 목소리가 거칠어지다.　눈꼬리를 치켜 올리다. 눈초리를 사납게 하다. 핏대를 올리다. 볼을 부풀리다. 눈썹이 올라간다.　얼굴을 붉힌다. 노기를 띄운다. 머리에 피가 오른다. 주먹을 움켜쥔다. 발을 동동 구른다. 얼굴이 시꺼멓게 변한다. 분노로 전신이 떨린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다. 찻잔을 바닥에 던지다. 책상을 내리친다. 노려본다. 노여워하다. 뾰로통해지다. 샐쭉해지다.　불퉁해지다.　

　’화’를 나타내는 말은 이렇게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비유 표현을 덧붙이면 화를 나타내는 문장은 궁리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하나의 동작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방법을 되도록 많이 익혀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