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기 힘든 문장과 싸워 섬멸하라!

　소설에 뜻을 둔 당신은 무서운 적과 싸울 숙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적이란, ‘알아보기 힘든 문장’입니다.
　적은 강대합니다. 게다가 테러리스트처럼 어디 숨어있는지 알 수 없다 방심하였을 때 산발적인 공격을 해옵니다.
　때로는 퇴고(문장의 수정)라는 레이더를 피해 완성된 소설 속에서 폭탄이 되어 잠복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쓰러뜨려도 쓰러뜨려도 녀석들은 문장을 쓸 때마다 우글우글 솟아납니다.
　이 인지를 초월한 적의 손에 의해 지금까지 몇 명의 동포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도 이 작법 연구소에 침입하여 이 시설의 기능을 마비시키려고 획책하는 녀석들과 남몰래 싸우고 있습니다.(웃음)

　당신도 소설을 쓸 때는 ‘알아보기 힘든 문장’과 싸우지 않으면 안됩니다.
　패배는 용납되지 않는 냉혹한 싸움입니다. 하지만 안심하세요.
　녀석들을 쓰러뜨릴 필승법을 당신에게 소개하겠습니다.　


알아보기 힘든 문장은 긴 문장.
　주절주절 긴 문장만큼 알아보기 힘든 문장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보지요.

●예 1
　켄지는 무서운 나머지 비명을 지르면서 착란에 빠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권총의 방아쇠에 건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 문장은 켄지라는 주어에 대해서 ‘비명을 지르다’ ‘착란에 빠지다’ ‘손가락을 움직이다’ 라는 세 개의 술어가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장은 한 눈에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주어에 대해서 술어는 하나, 많아도 두 개 이내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예문을 알기 쉽게 고쳐 보겠습니다.

●개선 예
　켄지는 무서운 나머지 비명을 지르면서 착란에 빠졌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권총의 방아쇠에 건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처럼 긴 문장은 짧은 두 개의 문장으로 나눠 봅시다.
　문장이 짧아지면 내용이 훨씬 이해하기 쉽게 됩니다.
　이 문장이 좀 긴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 망설이지 말고 두 개로 분리 할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하세요.
　문장을 알기 쉽게 하기 위한 최고의 요령은 일단 문장을 짧게 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 예를 들어 보지요.
　언어는 명료하지만 의미는 불명료의 대표선수, 일본 헌법 전문의 일부입니다.

●예 2
　우리는 어느 국가도 자국만을 생각하여 타국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정치 도덕의 법칙은 보편적인 것이며, 이 법칙에 따르는 것은 자국의 주권을 유지하고, 타국과 대등한 관계에 서려 하는 각국의 책임이라 믿는다.

　상쾌할 정도로 알아보기 어려운 못 쓴 문장입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웃음)
　독자에 대한 배려가 제로, 아니 독자를 현혹시키려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과 ‘어느 국가도’로 주어가 두 개 생기고, 의미를 알 수 없어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사이에 ‘이 법칙에’라면서 또 주어가 나타납니다.
　대체 뭐가 문장의 주역일까요?
　게다가 ‘정치 도덕의 법칙은 보편적인 것이며’라는 쓸 데 없는 장식이 붙어있어 이것이 이 문장을 의미 불명으로 만들기 위해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후의 일격은 ‘이라 믿는다’라는 전형적인 책임 회피성 애매한 표현.
　이렇게 되면 읽는 사람 편한 대로 어떻게든지 해석을 할 수 있지요.

　분에 넘치지만, 이 초 완곡한 악문(?文)을 알기 쉽게 고쳐보지요.

●개선 예
　우리는 자국만을 생각하여 타국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 법칙을 따르는 것은 자국의 주권을 유지하며 타국과 대등한 관계에 서려 하는 각국의 책임이다.

　쓸 데 없는 장식을 버리고 문장을 두 개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것으로 훨씬 읽기 쉽게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