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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제10기 1챕터의 승부 원고 접수가 모두 끝났습니다.
지금까지 업로드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가 행해집니다.
 
청춘 러브코미디를 연기해보았다!!글 일락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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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14-12-21 23:47
 
 
#3


"정식 동아리가 되서 부실을 배정받았어"

조례시간 전, 신여월이 불쑥 교실에 찾아와서 선고했다.

"별관 2층 세번째 방이야. 오늘부터 동아리 시작이니까 늦지말고 7교시 끝나고 5시까지 집합. 그럼 전했다?"

그리고는 말을 끝마치기가 무섭게 교실을 나가버렸다.

"아, 잠ㄲ...!"

평소처럼 멍ㅡ하니 텅 빈 칠판을 바라보느라 정신을 차리는것이 늦어져버렸던 만큼 내가 뒤늦게 입을 열었을때
이미 그녀의 뒷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져있었다.

"하아..."

주위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 거론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겠다만,

그들 떨거지 집단에도 끼지못한 내 신세가 새삼 처량하게만 느껴져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았다.

음악이 켜지며 주위의 소음이 차단되는것이 느껴졌다.
눈을감고 엎드리자 주위의 시선도 느껴지지않았다.

그렇게 잠시 지나자 긴장이 풀어져,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던것 같다.



*


♪♪♪

"...그럼 이걸로 전달사항은 끝. 주번 청소하고 나머지는 저녁까지 자유시간이다"

...mp3는 재생목록이 끝났는지 귀에 꽂힌 이어폰에서는 아무런 음악도 흘러나오지않았고, 대신 교탁앞에 선 담임이 종례의 끝을 고하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하, 선생들이라고 있는 사람들이 1교시부터 퍼자는놈을 한번도 안깨운건가. 이거야 원 서운해서 살겠냐.

웅성웅성.

웅성웅성.

1학기가 시작하고도 이제 곧 한달째가 된다.
아무리 좋지않은 분위기라도 몇몇인가는 자신들의 취미를 공유해가며 친목라인을 형성한 상태이다.

학기초에는 들려오지않았던 불필요한 소음이.
더 이상 음악이 흘러나오지않는 이어폰의 건너편으로부터 들려오고있었다.

그런 광경을 보고있자니 기분이 살짝 나빠져 서둘러 방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아. 그러고보니'

아침에 신여월로부터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별관 2층 세번째?'

분명 귀찮아질것같아 그대로 방으로 돌아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곧 별관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어차피 할 일도 없고. 적어도 심심하진 않...긴하겠는데'

창에 찔려 죽을지도 모른다는거지.

"하아..."

주변에 들리지않을정도로 작게 한숨.
복이 달아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

별관 2층 세번째 부실.
그곳의 문 위에는 「제 2 연극부」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철컥ㅡ

하고 문고리를 돌리는 순간.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에잇"

하고, 문을 그대로 밀어 열고는 몸을 뒤로뺐다.
설마...하면서 한 일이었지만.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활짝 열린 문위에서 떨어진것은 통에 담긴 하얀가루,
그리고 방금전까지 내가 서있었던 자리를 꿰뚫는 장창 한자루.

...

"지금 뭐하시는거죠?"

시야를 가득 채웠던 분진이 걷히고
나를 향해 창을 찔러왔던 상대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봤다

"죽여버리겠어"

남궁사갈. 일단 내가 소속하게된 제 2 연극부의 부원이었다.
얼핏 봤을때는 아무런 표정도 짓고있지않지만
그 눈동자안에서 빛나는 독기를 마주했을때는 전신에 소름이 돋아 꼼짝도 할수없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한마디.

"애초에, 도검 소지 허가증은 가지고계세요? 백주대낮에 이게 뭐하는짓이에요?좀 상식적으로 삽시다. 네?"

한마디만 하겠다는게 폭주해버렸다.
이렇게 대들다가 바로 푹찍당하는건 아닐까.
두려워져요...

하지만 내 염려와는 반대로 남궁사갈의 부끄러워 어쩔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창끝을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미안...이건..."

나도 알고있다.
그녀가 어째서 나에게 이러한 원한을 품고있는지.
상식같은것은 뒷전에두고 미친듯이 날뛰는지.

감정적으로 보자면 어쩔수가 없는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고작 그딴 이유로 죽어줄만큼 선인은 되지못했다.
'어쩔수 없는것'과 '해야만 하는것'은 확연히 다르다.

그녀의 경우는 정신적 질환으로 인한 일종의 발작.
하지만 차츰 그 발작에 정신이 좀먹혀버려,

뇌내에서 '어쩔수 없는것'을 '해야만 하는것'으로 치환해 버린것이다.

나는 그녀를 잘 알고있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인간 누구보다 더 잘알고있다고 자신할수있을 정도로.

그랬기에. 그녀를 탓할수는 없었다.

"5시까지 집합이었죠? 여월 누나는요?"

분위기 전환을 위해 화제를 돌렸다.

방금 전까지는 한쪽이 장창을 꼬나들고 한쪽을 죽이려하던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했다.

"어,어어 이제 곧 올거야."

조금 놀랐다는듯이 대답하고는, 뒤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미안해..."

사과를 듣고있자니 절로 쓴웃음이 나왔다.

"아니에요. 누나가 잘못한것도 아니고."

아니, 사실 엄청 잘못했지만
여기서 더 몰아붙였다가는 정말로 찔린다.
진짜라니까.
저 누나가 만든 흉터가 아직도 등짝에 크게 남아있다니까.

잠시 침묵이 흐르고, 간단한 체육복위에 자켓을 걸친 차림의 신여월이 계단에서 튀어나왔다.

이곳에 서있는 우리들을 발견하고는 총총걸음으로 다가오며

"추운데 왜 밖에서서 이러고있어? 자자,들어가 들어가!"

하고, 순식간에 자리를 정리시켰다.
하아...하고, 오늘 벌써 세번째로 한숨을 쉬었다.

앞의 두번과는 다르게 안도의 한숨.
그 의미는 '이제 살았다'.



*


수용인원 30명 정도의 소형 극장과 단상.
공연을 위한 설비도 어느정도는 갖춰진 소형 극장이 우리 「제 2 연극부」의 부실이었다.

나로써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을 금할수없었으나,
둘은 불만이라는듯이 '너무 좁은거아냐?' '그러게...' 따위의 말을 주고받았다.

물론 그 둘의 실력이라면 이런 소극장은 너무나도 좁은 무대겠지만.

"그리고 넌 어질러놓은 바닥부터 치워"

"...응"

짧은 대화를 마친 신여월이 이쪽으로 다가온다.

"...또 저지른 모양이구나"

씁쓸한 표정이었지만. 동정과 연민이 담겨있어 한층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이제 슬슬 익숙해져가니까. 괜찮아요"

"그건 다행이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 그리고 존댓말좀 쓰지마. 그거 은근히 기분나쁘다?"

"어"

"그렇다고 바로 말놓냐?"

...나보고 어쩌라는건지 모르겠다.

"하아...하여튼, 오늘은 오리엔테이션하려고 부른거니까. 
쟤 청소 끝나면 시작할게. 시간은 괜찮지?"

"시간이야 너무 많아서 주체할수 없을정도니까. 저녁시간 전에만 보내주면 상관없어"

"...많이 변했구나"

"그래? 자각은 없는데"

"친구들이랑은 잘 지내고? 여자친구라도 생겼어?"

...이건 싸우자는것도 아니고...

"일단 친구가 있는가 부터 물어보는게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그런거에 예의를 따지는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해"

그 후로 의미없는 짧은 대화가 몇번인가 반복되었지만 어쩌다보니 계속해서 내 쪽에서 대화를 끝내버렸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 남궁사갈이 무대앞쪽에 앉아있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다 치웠어!"

얼마나 격렬하게 청소를했으면 온몸에 청소한 흔적이 묻어있을까.
소소한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넘어가기로하고.

"자, 그럼 「제 2 연극부」.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겠습니다!"

박수를 한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들을사람도 고작 둘밖에없는데 의욕만큼은 대단하다고 평가해줄만하다.

"에헴, 우선 우리 「제 2 연극부」는, 일상 생활속에서 연기를 하는것이 주 활동내용입니다"

뭐...? 잘못들은건 아닌지 내 귀를 의심해 보았다.만, 역시 제대로 듯은것이 맞았다.

"우선 우리는 이 방식을 '일상극' 이라고 부르고, 현재 진행중인 일상극의 제목은 '필멸의 공주와 두 기사'. 참고로 자성이 네가 공주역이야."

"아...하아...?"

무슨 소리를 하고있는건지 당최 감도 안잡힌다.
그저 내가 이상한일에 연관되어 버렸다는 것만은 어렴풋이 느낄수잇었다.

아, 혹시 그걸 말하는건가? 얼마전에 교문앞에 벌인 칼부림?
이거 완전 생사람 잡아먹겠다는 소리 아닌가요?

"질문반론불평불만 일체 수용하지않음. 일단 맡게된 배역은 극이 종료될때까지 바꾸거나 벗어날수없음.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ㅡ"

신여월이 내 눈을 바라보며 싱긋웃었다.

저 예쁜 얼굴이 이렇게 섬뜩하게 느껴진것은- 이걸로 두번째였다.

"앞으로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공주님?"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이번의것은 그야말로 깊은 한탄에서 나오는, 가장 그 본질에 가까운 한숨이었다.

"하아...."

조용히 졸업하는것도 힘들게 생겼다.

걱정되는 한편으로는, 조금은 후련했다.

이것은 언젠가는 정리해야할 인간 관계였다.
이 기회에 정리해두면ㅡ

분명, 좋은거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 작가의 말 : 3주차 끄으으으으읏!!! 지뢰작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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